의약품유통협회 조선혜 회장, 신년 기자간담회 열고 정부 지원 등 촉구

한국의약품유통협회 조선혜 회장이 유통업계가 당면한 어려움을 토로하며, 제약업계와 정부 등을 향해 작심 발언을 쏟아냈다.

지난 18일 유통협회 대회의실에서 열린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조선혜 회장은 제약업계의 유통마진 축소, 의약품 유통산업에 대한 정부의 지원 부재, 의약품 도매업체 허가제도 문제 등을 지적했다.

조선혜 회장은 먼저 올해 1월부터 의약품 일련번호제도가 시행됐지만, RFID(radio frequency identification)와 2D바코드가 혼재된 상황이어서 업계 내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의약품 일련번호제도는 의약품의 최소 유통 단위에 고유번호인 일련번호를 붙여 소비자가 복용할때까지의 유통과정을 실시간으로 이력 추적관리 가능케 한 제도다. 정부는 이 제도 도입을 통해 의약품 불법 유통을 방지하고 위해 의약품을 신속하게 회수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조 회장은 “(의약품 유통에서) RFID와 2D바코드를 혼재 사용하는 경우는 전 세계에 우리나라 뿐”이라며 “협회는 이를 하나로 일원화해달로 요청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실시간 공급내역 보고체계를 만들기 위해선 유통업체들도 시설을 투자하고, 인원도 증원해야 한다”며 “하지만 정부는 제약사의 RFID 도입에는 지원을 하면서, 유통업체에는 어떤 지원도 없다”고 토로했다.

정부가 도매업체 허가기준에 대한 무분별한 규제 완화 및 사후관리 부재로 업체들의 난립을 자초하고 있다고도 했다. 특히 도매업체에 대한 지도·감독 권한이 보건복지부, 식품의약품안전처, 지방자치단체로 다원화돼 있어 일관성 및 실효성 있는 약사 감시도 어려운 실정이라고 했다.

이에 조 회장은 “정부의 자율감시 시스템에 유통협회가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관련 기관들과 협의를 진행하는 동시에, (협회 산하) 의약품유통정책연구소에서 ‘도매업체 허가제도 및 사후관리 합리화 방안 연구’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조 회장은 제약업계의 저마진 정책에 대해서도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제약업계가 정부의 약가인하 정책, 영업비용 증가 등의 부담을 유통 마진 축소로 떠넘기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제약사의 고가 주력제품인 주사제 상당수가 3%대 마진으로, 고정비용에도 못미치는 게 현실”이라며 “특히 일부 다국적제약사는 몇몇 제품에 대해 1~2%대 초저마진을 제시하며 팔기 싫으면 말라는 식으로 횡포를 부리고 있다. 이는 유통업계를 말살시키는 정책”이라고 불만을 터뜨렸다.

이에 협회는 의약품유통정책연구소를 통해 ‘최저유통마진 제도화’ 방안에 대한 연구를 진행해 공론화할 계획이다.

이밖에 ▲의약품 거래 전용 카드 도입 및 카드결제 수수료 개선 ▲제약사와 유통업체 간 불공정 거래요소 배제를 위한 표준거래약정서 마련 ▲반품 의약품 등 공동 현안에 대한 요양기관, 제약업계 및 유통업계상생 방안 모색 등을 중점 추진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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