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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당의 합리적 의심, 원희룡 도지사와 녹지그룹은 ‘한통속’일까?

기사승인 2019.02.20  06:0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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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회 토론회서 더민주 조원준 전문위원, 작심 발언…“정부‧국회 개입 신중해야”
보건의료노조 등 ‘녹지국제 인수 후 공공병원화’ 주장…"800억이면 충분"

“제주특별자치도 원희룡 도지사와 녹지그룹을 한통속이라고 말할 수는 없지만, 양 측이 모두 행정소송을 통해 이익을 얻으려는 것 같다.”

19일 오후 정의당 이정미‧윤소하 의원 주최로 국회에서 열린 ‘제주 영리병원 철회와 공공병원 전환을 위한 토론회’에서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조원준 보건복지 전문위원이 현 녹지국제병원 상황을 진단하며 한 말이다.

지난 14일 녹지그룹이 제주지방법원에 ‘녹지국제병원 진료대상을 외국인으로 한정한 제주도의 병원 개설 허가 조건을 취소해달라’는 행정소송을 제기한 것은 원 도지사와 녹지그룹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졌기 때문에 가능했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소송을 통해 원 도지사는 정치적으로 자신의 입지를 다지면서 뒤처리는 중앙 정부나 국회 등에 떠넘길 수 있고, 녹지그룹 측은 투자가치가 없어진 녹지국제병원에서 손을 뗄 수 있는 명분을 얻을 수 있다는 것.

조 전문위원은 “제주도와 투자자가 한통속이라고까지 이야기하기는 어렵지만 사태 해결과 관련해서는 양 측이 소송으로 가는 것을 유도하거나 방관해 그것을 통해 각각 얻을 것은 얻고자 하는 것 아닌가 추정된다”고 말했다.

조 전문위원은 “원 도지사의 경우 (녹지국제병원 허가를 통해) 제주도 투자활성화와 자본유치를 위해 노력한다는 정치적 입지를 이미 다졌다. 때문에 (소송과정 등을 통해 해결하는 과정에서) 중앙 정부나 여당이 개입해 해결하게 되면, 본인은 얻을 것은 얻고 정리는 넘길 수 있다. 그런 계산이 아닌가 의심된다”고 덧붙였다.

또한 “투자자들도 소송을 탈출구로 생각할 수 있다. 내국인 진료를 할 수 있게 해달라는 것이 소송의 핵심인데, 이는 향후 병원을 제대로 운영할 생각이 있을 때 필요한 조건”이라며 “지금 녹지그룹은 사실상 병원을 제대로 운영할 의지가 없어 보임에도 이런 문제에 집착하는 것은 소송 자체가 목적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조 전문위원은 “(내국인 진료를 하지 못해서) 그것 때문에 병원 개원을 못했다는 법률적 귀책사유를 만들고 그렇기 때문에 제주도에서 충분히 보상해야 한다는 논리를 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조 전문위원은 이같은 합리적 의심이 드는 만큼 정부나 국회는 녹지국제병원 문제해결 논의에 급하게 뛰어들 것이 아니라 상황을 지켜봐야 한다고 했다.

조 전문위원은 “지금 이 시점에서 너무 조금하게 관려 논의에 뛰어든다면 우리가 얻고자 하는 긍정적 결과와 달리 (정부나 국회의 개입이) 악용될 수 있다”며 “원 도지사의 경우 본인이 얻을 정치적 실리를 얻고 복잡한 것은 남에게 넘길 수 있는 정치적 출구를, 투기자본에게는 빠져가가는데 용이한 출구를 만들 수 있다는 잘못된 사인을 줄 수도 있다”고 밝혔다.

다만 조 전문위원은 녹지국제병원 허용과 관련해 여당과 보건복지부 모두 책임이 있다고 인정하며 영리병원을 추진할 의사가 없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조 전문위원은 “복지부도 이 문제에 원죄가 있고 여당도 마땅한 소임을 하지 못한 책임이 있다. 하지만 다른 영리병원을 추진할 의사가 없다는 것은 확실하다”며 “영리병원이 내국인 진료를 하지 못하면 스스로 국내 진출을 선택하지 않는다. (영리병원의 내국인 진료를 금지하는 차원의) 관련 법 개정이 필요한 부분”이라고 밝혔다.

복지부를 대표해 참석한 보건의료정책과 오성일 서기관은 “제주녹지병원은 제주도에 국한된 특수한 상황이다. 현 정부에서는 영리병원을 더 이상 확대하지 않는다”며 “향후 (제주국제자유도시 내 의료기관 내국인 진료 금지 등) 국회 논의에 여러 우려를 해소할 수 있는 방향으로 참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녹지국제병원 인수에 800억원이면 충분

한편 이날 토론회에서는 녹지국제병원을 매입해 공공병원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주장이 다수 제기됐으며, 800억원이면 병원을 인수할 수 있다는 구체적 액수도 제시됐다.

녹지국제병원 조감도

토론회에서 ‘제주지역 보건의료 상황과 제주 공공의료 확충의 필요성’을 주제로 발제한 보건의료단체연합 우석균 정책위원장은 국민건강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 녹지국제병원 개설을 철회하고 해당 건물을 비영리공공병원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우 위원장은 “녹지기업은 부동산 기업이기 때문에 당연히 내국인 의료파트너가 필요하고 현재 전 BK 성형외과 홍성범 원장의 중국, 일본 네트워크로 의심되는 북경연합리거(BCC)와 일본이데아(IDEA) 측이 의료계획 및 의료진 채용 등을 전담하고 있다”고 밝혔다.

우 위원장은 “사실상 국내 의료병원의 40%를 차지하는 개인병원들의 제주 및 경제자유구역의 우회진출을 허용하는 것”이라며 “개인병원의 20% 영리병원 전환 시 연 1조5,000억원의 의료비 증가 및 지방병원 50개 폐쇄 효과가 발생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우 위원장은 녹지국제병원 개설을 철회하면 소송을 통해 제주도가 녹지국제병원 측에 수천억원을 배상해야 한다는 우려에 대해서도 사실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우 위원장은 “(녹지국제병원 개설 허가 여부를 논의한) 공론화위원회 결정과정은 합법적이었기 때문에 이에 근거해 녹지국제병원 개설을 불허하는 것은 당연히 합법”이라며 “제주도는 소송대상이 아니며, 소송을 하더라도 제주도는 손해배상을 하지 않아도 된다”고 말했다.

우 위원장은 “일단 영리병원을 지었으니 그대로 운영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는데, 병원 건물을 부수자는 것이 아니다”라며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JDC)에서 병원 건물을 사서 개조해 비영리 공공병원으로 사용하면 된다”고 강조했다.

보건의료노조 나영명 기획실장은 원희룡 제주지사가 녹지국제병원의 토지와 재산이 가압류된 상태며, 녹지그룹 측이 영리병원 개설 허가를 받기 전 사업 포기 의사까지 밝혔음에도 영리병원 개설을 허가했다고 지적하며, 역시 공공병원 전환을 주장했다.

나 실장은 “제주헬스케어타운 시공을 맡은 대우건설, 포스코건설, 한화건설 등 우리나라 굴지이 건설회사들은 공사대금을 받지 못하자 2017년 9월 29일 서울중앙지방법원에 녹지국제헬스케어타운유한회사를 상대로 부동산 가압료 소송을 신청했다”고 밝혔다.

나 실장은 “녹지제주헬스케어타운 유한회사가 지불하지 않은 공사대금채권 청구금액은 대우건설 528억여원, 포스코건설 396억여원, 한화건설 292억여원 등 총 1,218억여원에 달한다”며 “법원은 2017년 10월 25일 부동산 가압류를 결정, 10월 31일부로 가압류 됐기 때문에 원 도지사가 개원을 허가한 2018년 12월 5일에도 가압류 상태였고 현재도 가압류 상태”라고 덧붙였다.

또한 “최근 녹지그룹 측이 영리병원 개설 허가를 받기 전 사업 포기 의사를 밝히면서 제주도에 병원 인수를 요청한 사실이 확인됐다”며 “사업주인 녹지그룹 측이 영리병원을 개설해 운영할 의지가 없음에도 원 도지사가 영리병원 개서을 허가해준 셈”이라고 지적했다.

나 실장은 “녹지국제병원 사업계획서에 따라 채용된 134명 중 의사들이 전원 사직하고 절반 이상의 직원들이 사직한 것은 녹지그룹 측이 사업포기 의사를 밝혔거나 정상적인 운영 가능성이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나 실장은 “녹지그룹 측이 영리병원을 개설해 운영할 의지가 없는데도 원 도지사가 영리병원 개설 허가를 취소하지 않는다면 이는 주객이 전도된 것이고 상식적으로 이해할 수 없는 감추고 싶은 흑막이 있기 때문이라고 해석할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나 실장은 “개설 허가 후 3개월 내 개원하지 않으면 허가 취소할 수 있는 점을 고려하면 3월 4일을 불과 13일 남겨놓고 있다"며 "그러나 채용 의사 9명이 전원 사직하고 직원 절반이 사직한 상황에서는 정상적인 개원과 운영 자체가 불가능하다”고 덧붙였다.

이에 나 실장은 녹지국제병원을 공공병원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노인질환전문치료센터 설립 ▲국립트라우마치유센터 건립 ▲보훈병원 등 건립 등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나 실장은 “녹지국제병원 인수하는데 800억원이면 된다. 800억원으로 사서 공공병원으로 전환하는 것이 가장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것”이라며 “800억원이라고 하면 큰 돈으로 보이지만 국민입장에서 생각하면 아무것도 아니다”라고 밝혔다.

나 실장은 “녹지국제병원 인수 후 공공병원 전환이 녹지국제병원고의 손해배상문제, 중국과 외교문제, 영리병원 반대 공약 지키기 등 여러 문제의 해결책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곽성순 기자 kss@docdocdoc.co.kr

<저작권자 © 청년의사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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