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성·아젠다 설정 지지부진…의협 “확실한 한방 위해 밑바닥 단단하게 다질 것”

대한의사협회가 ‘전국의사 총파업’ 등 강력한 대정부 투쟁에 나서겠다고 공언했지만 좀처럼 속도가 나지 않는 모습이다.

대정부 투쟁을 전담할 ‘의료개혁쟁취투쟁위원회’ 구성이 지연됨에 따라 정부에 전달할 아젠다 설정 등 그 후속 작업도 계속 늦춰지고 있다.

의협은 지난달 27일 열린 상임이사회에서 제2기 의쟁투를 결성하기로 의결했다.

최대집 회장은 같은 날 열린 광화문 1인 시위에서 “오늘 상임이사회에서 투쟁 전담조직인 제2기 의쟁투를 구성했다”면서 “의쟁투 위원에는 전 직역과 지역을 아우를 수 있도록 총 20명 정도가 참여하며 2주 안으로 구성을 완료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최 회장은 이어 “신속하고 효율적인 대정부 투쟁이 될 수 있도록 차근차근 단계를 밟아갈 것”이라며 “투쟁은 무기한 전국의사 총파업, 24시간 동시 휴진 등 다양한 방식의 진행되며 싸워나가면서 우리의 정당한 요구를 관철할 것”이라고 피력했다.

하지만 최 회장이 예고한 2주가 지났음에도 여전히 의쟁투 구성은 완료되지 못했다. 이로 인해 의협은 지난주 정부에 전달하겠다는 아젠다도 아직 마련하지 못한 실정이다.

이를 두고 의료계 일각에서는 의협 집행부가 투쟁 준비가 되지 않은 상황에서 너무 서두른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한 의료계 관계자는 “(의쟁투를)만드는 목적도 불분명하고 정치적으로 위기에 처한 의협 집행부가 돌파구를 찾기 위해 만든다는 의구심까지 있는 상황에서 계획대로 일이 진행되지 않는 건 어찌 보면 당연하다”면서 “최대집 집행부가 출범한 지 거의 1년이 다 되어가는데 이제는 결과를 보여줄 때다. 무의미하게 시간을 흘려보내면 회원들에게 피해만 줄 것”이라고 조언했다.

이에 대해 의협은 오는 20일 상임이사회에서 의쟁투 인준을 마무리하고 본격적인 투쟁 국면으로 전환한다는 방침을 밝혔다.

의협 박종혁 대변인은 지난 18일 본지와 통화에서 “의쟁투 구성이 당초 계획보다는 늦어졌지만 90% 이상 완료됐고 조만간 마무리될 것”이라며 “의쟁투가 구성되면 의료계 투쟁도 한층 탄력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 대변인은 이어 “정부에 전달할 아젠다 역시 의쟁투가 구성되는 대로 마련될 것”이라며 “이번에 마련될 아젠다는 우리나라 의료체계를 확 뒤바꿀 수 있는 내용이다. 전 직역과 지역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하고 정교하게 만들어 정부에 전달하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번 투쟁은 집단행동이라는 확실한 한방을 위해서 더디더라도 밑바닥을 단단하게 다지며 진행될 것”이라며 “속도에 구애받기 보다는 올바른 방향성을 가지고 전 회원이 함께 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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