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년대부터 꾸준한 투자와 홍보로 안정적 성과 올려

일양약품과 한미약품의 중국 시장 성과가 두드러지는 모습이다. 90년대부터 중국 시장의 문을 두드린 이들은 최근 그 달콤한 열매를 맛보고 있다.

눈에 띄는 성장세를 보이는 곳은 일양약품의 중국 법인이다. 지난 1998년 중국 양주 고우시와 합자한 ETC 양주일양제약유한공사(이하 양주일양)는 지난해 매출액 937억원을 기록해 매출 1,000억원 고지를 눈앞에 두고 있다. 전년 대비 27.8% 증가한 수치다. 특히 2015년도 매출 390억원과 비교하면 두배 이상 증가했다.

양주일양에는 못미치지만 일양약품의 또 다른 현지 법인인 OTC 통화일양보건품유한공사(이하 통화일양) 역시 조금씩 외형을 넓히고 있다. 2018년 통화일양 매출액은 320억원으로, 전년 대비 15.5% 늘었다. 에너지 드링크 원비디는 현지에서 3억병 이상 판매됐다.

두 중국법인의 매출은 일양약품 성장에 기여하는 바가 크다. 2018년 중국법인의 총 매출은 1,257억원으로 연결 기준 전체 매출의 41.9%를 차지했다. 일양약품 절반에 가까운 매출이 중국에서 나온 셈이다.

수익성도 중국이 더 쏠쏠하다. 양주일양과 통화일양의 지난해 영업이익률은 각각 9.07%, 35.73%에 달했다. 같은해 일양약품의 영업이익률은 연결 기준 5.56% 수준이었다.

중국 내 위궤양 치료제 알드린의 수요가 급증하면서 최근 일양약품은 8,400㎡에 이르는 신공장 건축에 나섰다. 올해 상반기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는 신공장은 하루 최대 120만 포의 알드린 현탁액을 생산할 수 있다. 현재 72만 포를 생산하는 구 라인을 포함하면 총 192만 포를 하루에 생산할 수 있게 된다.

지난 2013년 양주일양에 기술이전한 18번째 국산 신약 슈펙트의 중국 진출도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 슈펙트는 지난 1월 중국 보건당국(CFDA) 승인을 받아 3상 임상시험에 돌입했다. 특히 양주일양은 슈펙트 시판 허가 후 바로 생산에 돌입할 수 있도록 미리 슈펙트 생산 라인을 마련해놓은 상태다.

한미약품이 지난 1996년 세운 중국 법인 북경한미약품유한공사(이하 북경한미약품)는 지난 2012년 이미 매출 1,000억원을 돌파, 지난해 2,282억원을 기록하며 안정기에 들어섰다. 기침가래약, 정장제 등 어린이 의약품에 집중한 것이 성공 요인으로 꼽힌다.

북경한미가 한미약품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기준 22.46%에 달한다. 게다가 지난 2008년 연구센터를 출범하면서 한미약품과 연구협력 네트워크도 구축했다. 단순히 제품 판매만 담당하는 것이 아니라 연구개발까지 담당하는 어엿한 독자적 기업으로 발돋움한 것이다. 북경한미약품 연구진이 자체적으로 개발한 이중항체 플랫폼 펜탐바디는 유망 신약 후보 물질이라는 기대 속에 글로벌 임상을 준비 중이다.

중국 시장에서의 성공 사례로 향후 제약 업계의 중국 진출에 거는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까다로운 중국의 의약품 승인 심사가 점점 완화되고 있다는 점도 좋은 신호다.

업계에 따르면, 대웅제약, 메디톡스, 휴젤 등 보툴리눔 톡신 제제 업체들이 나란히 중국 문을 두드리고 있으며, 바이오시밀러 개발 업체 셀트리온과 삼성바이오에피스도 각각 합작 법인과 현지 회사와의 파트너십 등의 방식으로 중국 사업을 본격화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안정적인 성과를 보여주고 있는 기업들은 오래전부터 긴밀한 현지화 전략을 펼치고, 지속적인 투자를 해온 덕분"이라며 "하지만 아직 중국 진출 초기 단계 기업들이 많아 또 다른 성공 사례가 나오려면 최소 5년 이상 길게 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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