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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IV 치료, 3제요법도 약물독성 적어 제제 줄일 필요성 못 느껴"

기사승인 2019.04.12  12:2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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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우러 교수, HIV 치료에 환자보고 결과 통한 맞춤치료 강조

과거 환자의 생사를 좌지우지하는 치명적인 질환으로 알려졌던 HIV/AIDS는 그간 치료법의 발전으로 항레트로바이러스 제제만 꾸준히 복용하면 노년까지 일상생활이 가능할 정도로 치료 환경이 개선됐다.

이에 HIV 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는 제약사들은 바이러스 억제 효과를 넘어 환자 삶의 질을 개선하기 위한 노력에 집중하고 있다.

기존 HIV 치료 표준요법으로 제시되어 온 3제요법에서 제제 수를 줄여 약물독성을 줄이려는 시도나, 고정용량 단일정을 개발해 환자의 편의성을 개선해 복약순응도를 높이는 등 평생 약물을 복용해야 하는 환자를 위한 새로운 치료법과 제품들을 제시하고 있는 것이다.

이에 New York-Presbyterian Queens 병원 감염내과 책임장이자 와일 코넬 의대(Weill Cornell Medical College) 임상의학 교수인 소라나 세갈 마우러(Sorana Segal-Maurer) 박사를 만나 변화하고 있는 HIV/AIDS 치료 트렌드와 PRO(환자보고결과)를 통한 맞춤치료 가능성 등에 대해 들었다.

New York-Presbyterian Queens 병원 감염내과 세갈 마우러(Sorana Segal-Maurer) 교수

-최근 HIV 치료 트렌드가 어떻게 변화되고 있는지, 눈 여겨봐야 될 점이 있다면.

과거와 비교해, HIV/AIDS에 대한 접근방식 자체가 완전히 바뀌었다. 이제 환자들이 70대 이상까지도 충분히 생존하는 상황이기 때문에 적절한 시기에 치료를 받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20대에 바이러스 감염여부를 발견해 치료를 시작하면 50~60년 동안 치료를 받으며 생존할 수 있다. 따라서 치료의 안전성 및 유효성뿐만 아니라, 내약성도 중요하다.

HIV/AIDS 치료 트렌드와 관련해 상당히 중요한 변화 중 하나가 치료를 최대한 빠르게 시작한다는 것이다. 이제는 HIV도 일반적인 성병과 같이 진단이 되면 바로 치료를 시작한다. 추가적인 혈액 분석까지 기다리지 않는다. 이는 'Undetectable = Untransmittable (U=U)' 즉, 바이러스가 검출되지 않는 수준까지 떨어지면 다른 사람에게 전염시키지 않는다는 개념을 기반으로 하며 궁극적으로는 전염을 최대한 방지하기 위한 목적이다.

또한 HIV 감염에 대한 '노출 전 예방요법(Pre-exposure prophylaxis, PrEP)'이 사용되고 있으며, 환자 편의성을 고려해 1일 1회 단일정제 복용이나 음식섭취 여부와 약물상호작용 등에 대해 덜 신경 써도 되는 치료제 선택, 그리고 장기적으로 복용해야 하기 때문에 골밀도 및 신장 등에 대해서 안전성이 입증된 치료제를 선택해 사용하고 있다. HIV/AIDS 치료 가이드라인의 경우에도, 이런 트렌드를 최대한 반영하는 방향으로 개정되고 있다.

현재 HIV/AIDS 치료의 주요한 근간이 되는 것은 통합효소억제제(InSTI)다. 그 이유는 통합효소억제제(InSTI)가 안전성, 유효성, 내약성이 매우 우수하고, 내성에 대한 장벽도 높기 때문이다. 만약 HIV/AIDS 치료에 있어 필요하다고 생각되는 항목들을 체크리스트로 만든다면, 통합효소 억제제는 이러한 체크리스트를 모두 충족하는 치료제라고 할 수 있다.

특히 최근 치료 시작이 빨라짐에 따라, 가장 치료하기 어려운 환자(CD4+ T세포 수는 낮고, Viral load는 높은 상태)라고 하더라도 바로 치료할 수 있는 약을 사용해야 하기 때문에 넓은 환자 스펙트럼을 모두 커버할 수 있는 통합효소억제제를 처음부터 제대로 사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때문에 IAS (International Antiviral Society) 및 DHHS (Department of Health and Human Services) 가이드라인에서도 2세대 통합효소억제제 사용을 우선 순위로 권고하고 있다.

-최근 HIV/AIDS 치료에 제제 수를 하나 줄인 2제요법이 다시 등장했다.

항레트로바이러스 치료의 역사를 되짚어보면 좋을 것 같다. 나의 경우, 1986년도에 HIV/AIDS 환자 치료를 시작했는데, 그 당시에는 AZT(azidothymidine) 제제를 사용했다. 해당 제제의 경우, 사용 초기에는 바이러스 수치가 떨어지지만 순식간에 다시 원래 수준으로 돌아온다는 문제가 있었다. 때문에 환자들의 평균 생존률이 6개월 정도밖에 되지 않았다.

이후 뉴클레오사이드 역전사효소억제제(NRTI)에 다른 약물을 더한 2제요법을 사용했다. 하지만 이 또한 동일한 문제에 봉착했다. 치료에 있어 유의미한 차이가 나타난 건 3제요법을 사용했을 때부터다. 바이러스 수치가 유의미하게 떨어졌고 상대적으로 이러한 현상이 오랫동안 유지가 됐기 때문에, 환자들의 생존기간이 늘어났다. 그러나 당시 3제요법은 독성 문제가 심각했다.

2제요법은 새로운 개념이 아니다. 과거 '로피나비르+리토나비르' 또는 '에파비렌즈+뉴클레오사이드 역전사효소억제제(NRTI)'를 함께 사용했을 때, 복용하는 알약 수는 줄어들고 유효성도 괜찮았지만, 내약성이 그다지 좋지 못했다.

현재 개발된 '돌루테그라비르(DTG)+라미부딘(3TC)' 임상연구를 살펴보면, 환자군을 Viral load는 높지 않고, T세포 수치는 낮지 않은 환자들로 매우 세심하게 세팅했다. 아직까지는 좋은 결과가 나오고 있지만 5년 정도 이후까지 잘 유지가 될 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 환자들의 약물 순응도에 있어 문제가 있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3제요법의 경우, 세 가지 약물 모두에 대해 내성을 갖는 경우가 확률적으로 낮기 때문에 보다 안전하다. 또한 '테노포비르 알라페나미드 푸마르산염(TAF)'과 같은 효과와 안전성이 이미 입증된 약물을 주 성분으로 한다. 과거에는 약물 독성이 심각했기 때문에 약의 개수를 줄이는 방법을 고려해볼 법했으나, 지금은 약물독성 문제가 거의 없기 때문에 3제를 두고 굳이 2제로 갈 필요가 있을까 싶다.

-2세대 통합효소 억제제(InSTI), 약물별로 차이가 있나.

현재 사용할 수 있는 유의미한 2세대 통합효소 억제제(InSTI)인 '빅테그라비르'와 '돌루테그라비르'를 비교해보면, 두 가지 모두 훌륭한 약제이지만 약간의 차이가 있다.

우선 생화학적 모델에 대해 설명하면, 빅테그라비르는 통합효소에서 실제 작용을 억제할 수 있는 포켓 안에 훨씬 오래 머무는 물질이다. 그렇기 때문에 제대로 억제할 수 있는 액티브 포켓에 머무는 시간도 돌루테그라비르보다 두 배 더 걸릴 뿐만 아니라, 그 안에 들어갔다가 빠져 나오게 되는 디케이의 과정도 두 배가 더 걸린다. 이로 인해, 빅테그라비르가 돌루테그라비르보다 내성장벽이 더 높을 수밖에 없다.

다제내성 바이러스에 대한 효과를 비교했을 때에도, 돌루테그라비르에 감수성을 가질 확률이 25%인 반면, 빅테그라비르에 감수성을 가질 확률은 75%인 것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빅테그라비르를 사용할 경우 환자가 시간에 맞춰 치료제를 투약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환자가 조금 더 잘 보호되고 있을 거라는 안심을 할 수 있다. 빅테그라비르는 진단 즉시 치료를 시작하는 HIV/AIDS 치료 트렌드에 가장 부합하는 치료제라고 볼 수 있다.

-빅테그라비르 개발 임상에 참여한 연구자로서 PRO(환자보고결과) 결과를 강조한 바 있다. 빅테그라비르 PRO 결과가 왜 중요한가.

PRO (Patient Reported Outcome)는 류마티스나 항암 분야 등 이미 오래 전부터 사용돼 왔던 개념으로 환자들이 직접 약물에 대한 경험을 보고해, 임상연구 등에서 충분히 확인하지 못한 이상반응에 대해 파악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임상연구의 경우 환자의 반응에 대해 의사가 나름대로의 해석을 통해 이상반응을 보고하지만, PRO의 경우 환자가 겪는 문제가 무엇인지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다.

또한 이를 기반으로 추후 환자들에게 보다 실질적이고 정확한 상담을 해줄 수 있다. 이는 환자가 선택할 수 있는 좋은 치료 옵션이 많아졌기 때문이기도 하다.

임상연구에서는 빅테그라비르와 돌루테그라비르 모두 심각한 이상반응은 없었으나, PRO를 기준으로 살펴보면 환자들의 반응이 갈리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돌루테그라비르는 구역과 관련된 이상반응을 비교했을 때, 빅테그라비르 대비 4주, 12주, 48주에 있어서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더 많이 발생하고 환자들에게 문제가 됐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또한 돌루테그라비르의 경우, 환자들이 4주, 12주, 48주에 수면장애로 인해서 더 힘들어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환자들이 일상생활 속에서 신경 쓰이고 불편하게 느끼는 이상반응이 많이 발생할수록, 해당 약물을 투약 중단하는 경우가 많아진다. 환자들의 약물 순응도가 떨어지면 제대로 된 치료가 어려워질 뿐만 아니라, 궁극적으로는 전체적인 보건 의료비 지출 비용이 높아져 사회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게 된다. 때문에 PRO를 통해 환자들이 약물 복용으로 인해 일상생활에서 느끼는 여러 소감 및 경험들을 알아보는 것이 중요해지고 있다.

또한 빅테그라비르는 임상연구 결과, 초치료 환자 대상으로 내성이 전혀 발생하지 않았다. 스위치 연구에서는 두 명의 환자에게 M184V 관련 내성이 발생했지만, 빅테그라비르 투여군은 아니었기 때문에 임상연구 결과를 놓고 봤을 때도 빅테그라비르의 내성은 탄탄하다고 볼 수 있다.

기초과학 측면에서도 실험실 연구 데이터에서 빅테그라비르는 우수한 내성 안전성을 나타났다. 다제내성을 갖고 있는 바이러스들을 기준으로 커트라인을 정할 때, 10배의 변화가 나타나는 것들을 기준으로 삼는데, 이를 분석 했을 때도 빅테그라비르에 내성을 보이는 균주는 2% 밖에 되지 않은 반면 돌루테그라비르에 내성을 보이는 균주는17%였다.

이러한 결과들은 빅테그라비르가 내성 측면에 있어서 장점을 가진다는 것을 말해준다.

-PRO를 통해 HIV/AIDS 치료 분야도 '맞춤치료의 시대가 왔다'는 얘기로 들린다. 그렇다면 환자가 치료를 받으면서 불편한 부분이 생겼을 때, 굳이 내성이 생기지 않은 상태에서도 약제 스위칭이 가능하다는 말인가.

내성이 생기지 않은 상태에서의 약제 변경은 의료진의 판단이 중요한 것으로 여겨진다. 환자들이 이상반응을 겪다가 도중에 치료를 포기하지 않도록, 의료진이 먼저 파악해 적절한 시기에 개입하는 것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상반응으로 인해 환자들이 힘들어하는 상황을 방지하고, 약물 순응도가 떨어져 전염 가능성이 높아지는 상황도 미리 방지하기 위함이다.

사실 과거에는 환자가 이상반응으로 힘들어하더라도, 다른 특별한 치료 옵션이 없었기 때문에 약물에 대한 환자의 경험을 파악하는 것에 대해 중요성을 느끼지 못했다. 그러나 이제는 여러 치료 옵션이 있고, 환자들 개개인마다 본인이 감당할 수 있는 이상반응의 범위가 모두 다르기 때문에 PRO 데이터를 기반으로 환자들의 경험을 자세히 알아보는 시도가 매우 중요해졌다.

간단히 정리하면, 초치료 환자의 경우 여러 치료 옵션에 대해 설명해주고 원하는 치료제를 선택할 수 있도록 도와주면 되고, 스위칭 환자의 경우 이상반응 등에 대해 미리 파악하여 필요한 경우 약물 스위치를 적극적으로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김윤미 기자 kym@docdocdo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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