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3분기 3차병원 진료비 22% 이상 증가, 빅5병원 점유율도 최근 6년 새 최고치

상급종합병원들이 피부로 느끼고 있다는 환자 쏠림 현상은 건강보험 진료비 통계에도 나타난다.

정부는 심각한 상황은 아니라고 하지만 선택진료비 폐지와 상급병실 급여화 등으로 상급종합병원 진입 문턱이 낮아지면서 이들 병원에 지급된 건강보험 진료비도 급증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진료비통계지표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1~9월 누적) 상급종합병원 건강보험 진료비는 10조4,82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2.3% 증가했다. 선택진료비는 지난해 1월 전면 폐지됐으며 상급종합병원과 종합병원의 2·3인실 급여화는 같은 해 7월 1일부터 적용됐다.

2017년보다 상급종합병원 수는 1개소 줄어 42개소지만 이들이 가져가는 진료비는 더 늘어난 셈이다. 또한 전체 건강보험 진료비 증가율인 11.1%의 두배 가량 되는 수치다.

상급종합병원은 특히 입원진료비가 급증했다. 지난해 3분기 상급종합병원 입원진료비는 6조8,67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5.7%나 증가했다. 같은 기간 종합병원 입원진료비는 11.6%, 병원은 7.6%, 의원은 3.0% 늘었다.

상급종합병원은 다른 종별에 비해 외래진료비 증가율도 높았다. 지난해 3분기 상급종합병원 외래진료비는 3조6,14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6.2% 증가했다. 같은 기간 종합병원 외래 진료비는 8.7%, 병원은 7.7%, 의원은 9.5% 늘었다.

상급종합병원 내원일수도 늘었다. 지난해 3분기 상급종합병원 내원일수는 전년 동기 대비 9.2% 늘어 종별 중 가장 증가폭이 컸다. 특히 입원내원일수가 전년 동기 대비 15.7%나 늘었으며 외래 내원일수도 6.8%로 다른 종별에 비해 증가폭이 컸다.

2016년에 비해 상급종합병원 내원일수가 3.8% 줄었던 2017년과도 비교되는 수치다.

빅5병원 급여비 점유율 8.6%로 6년 새 최고치 기록

‘빅5병원’으로 불리는 서울 대형병원 5곳이 가져가는 진료비도 늘었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의 ‘건강보험 주요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빅5병원인 삼성서울병원, 서울대병원, 서울성모병원, 서울아산병원, 세브란스병원에 지급된 진료비는 2조9,65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0.5%나 늘었다. 빅5병원 입원 진료비는 전년 동기 대비 23.4%, 외래 진료비는 15.4% 증가했다.

빅5병원은 상급종합병원 42개소에 지급된 진료비의 35.5%를 가져갔다. 또한 전체 의료기관에 지급된 급여비에서 빅5가 차지하는 비율도 8.6%로 최근 6년 새 가장 높은 점유율을 기록했다.

세브란스병원은 보장성 강화 정책이 시행된 이후 하루 평균 외래 환자 수가 1만1,000명을 돌파했으며 이로 인해 몸살을 겪고 있다고 토로한 바 있다(관련 기사: 대형병원 환자 쏠림 심각하지 않다고? 현장은 난리).

세브란스병원 이진우 진료부원장은 “환자가 늘면서 주차난이 심각해졌으며 CT·MRI 촬영을 하는데 한달 가까이 걸린다. 채혈하는데도 30분에서 1시간은 기다리는 문제도 발생하고 있다”며 “각 부서에서는 연장 근무에 따른 피로도가 증가하면서 추가 인력을 요청하는 서류가 하루에도 10건 이상씩 올라오고 있다”고 말했다.

고대안암병원 박종훈 병원장도 “대학병원 원장들의 공통된 고민이다. 예상했던 대로 3차 대형병원 환자 쏠림이 매우 심각하다”며 “수익이 늘어 좋겠다고 하는데 굉장히 불안하다. 그냥 엄살이 아니다. 좋지 않은 방향으로 대형병원 쏠림 현상이 심각해지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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