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브비 가격 인하 등 공격적 마케팅에 노르웨이‧네덜란드 등선 열세

유럽 시장에서 승승장구하던 토종 바이오시밀러가 오리지널 의약품의 역습에 직면했다.

최근 애브비가 유럽에서 휴미라(성분명 아달리무맙)의 마케팅을 강화하는 한편, 약가도 크게 낮춘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세계에서 가장 높은 매출을 올린 의약품인 휴미라는 연간 매출액이 20조원에 달하는 블록버스터의약품이다.

하지만 특허만료 후 삼성바이오에피스(유럽 판매사 바이오젠)의 임랄디, 암젠의 암제비타, 산도스의 하이라모즈, 마일란의 훌리오 등 바이오시밀러들의 도전에 직면한 상태다

이 중 토종 바이오시밀러인 임랄디는 지난해 10월 유럽 출시 후 두 달여 만에 1,670만달러(약 187억원)의 매출을 올리며 급성장하고 있다. 독일에선 출시 첫 달 휴미라 바이오시밀러 시장의 60%대 점유율을 차지하는 기염을 토하기도 했다.

그러자 애브비가 휴미라 가격 할인 및 공격적 영업정책을 펴며 대응에 나섰다.

글로벌 의약품 시장 조사기관 아이큐비아(IQVIA) 아우렐리오 아리아스(Aurelio Arias) 수석 컨설턴트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최근 암스테르담에서 개최된 바이오시밀러 컨퍼런스에서, 유럽 국가들에 대한 애비브의 (가격인하) 행보가 거론됐다”며 “대표적인 사례가 노르웨이로, 그간 바이오시밀러로 빠르게 전환하던 노르웨이 (아달리무맙) 의약품 입찰시장에서 최근 휴미라가 모두 낙찰됐다”고 전했다. 이어 “노르웨이에서 바이오시밀러의 진입이 실패한 건 처음”이라고 덧붙였다.

아리아스 수석컨설턴트는 이런 현상이 프랑스, 스페인, 이탈리아, 네덜란드 등 유럽 전역에서 일어나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로 네덜란드 언론인 ‘De Groene Amsterdammer’에 따르면, 애브비는 바이오시밀러와 경쟁이 치열한 네덜란드에서 시장 점유율을 유지하기 위해 휴미라의 가격을 기존 대비 89%까지 책정하고, 시장점유율 70%대 유지에 성공했다.

아이큐비아에 따르면, 네덜란드 아달리무맙 시장에서 바이오시밀러의 점유율은 암제비타 10%, 하이라모즈 7%, 임랄디 2% 등에 그친 상태다.

이 언론은 “애브비는 가격 인하를 통해 경쟁업체를 시장에서 몰아내는 데 성공했다"고 언급한 뒤, 지역 전문가의 말을 인용해 ”애브비가 바이오시밀러가 시장을 떠난 후 다시 가격을 올릴 수 있다“는 주장을 싣기도 했다.

또 애브비가 병원에 휴미라 적용 가능 환자 중 80%가 휴미라를 사용할 경우에만 가격 할인을 해주고 있다는 점도 꼬집었다.

이러한 애브비의 반격에 임랄디를 담당하고 있는 유럽 바이오젠 관계자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애브비의 적극적인 마케팅 전략을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대응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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