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술동영상과 인공지능의 만남이 가져올 변화②…김덕석 대표 “한국 의료기술 글로벌에 선보이는 계기"

창업 컨설턴트이자 대학교수였던 MTEG(Media&medical Technology Expert Group) 김덕석 대표는 어느 날 학교선배인 의사와 이야기를 나누다가 수술동영상(video)이 방치되고 있다는 걸 알게 됐다.

2009년 대한민국 소프트웨어 공모대전에 ‘동영상편집기’로 대통령상을 수상하는 등 소프트웨어 개발 및 개인미디어 전문가인 김덕석 대표는 다양한 분야에서 동영상이 활용되면서 자산화되는 반면, 전문 의료지식과 술기의 집합체인 수술동영상이 방치되다가 폐기된다는 사실에 놀랐다.

이후 다른 의사들을 만나 수술동영상에 대한 수요 및 관리조사에 들어갔고, 이런 현상이 비단 한 두명의 의사들에게만 있는 일이 아님을 확인했다. 그와 더불어 수술동영상이 문서 기반의 EMR(전자의무기록), 사진 중심의 PACS(의료영상저장전송시스템)를 넘은 중요한 의료정보시스템의 핵심 컨텐츠가 될 것이라고 확신했다. ‘수술동영상 지능화 연구’라는 기치를 앞세운 엠티이지가 설립된 이유이기도 하다.

그리고 지난달 정보통신산업진흥원(NIPA) ‘민간 지능정보서비스 확산사업’ 일환의 ‘수술동영상을 활용한 지능형 수술 가이드 시스템 및 서비스 개발’ 과제 주관사로 선정되면서, 수술동영상 자산화를 위한 본격적인 행보에 들어갔다.

김덕석 대표는 “한국은 EMR 보급률 세계 1위, 전 국민 의료보험제도 시행에 다른 막대한 진료정보와 임상자료, 세계적 수준의 우수 의료인력, 세계 최고 수준의 국내 IT 환경이라는 산업 인프라가 갖춰진 국가”라며 “여기에 한국 의사의 탁월한 의료 기술이 지능화 데이터로 개발된다면 강력한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하게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김덕석 대표를 만나 수술동영상 자산화에 대한 의미, 앞으로의 목표 등을 들었다.

- 우선 엠티이지에 대한 간력한 소개를 부탁한다.

엠티이지는 한국 의사들의 우수한 수술 능력을 자산화하기 위해 수술동영상을 기반으로 정보화/지능화하는 솔루션을 개발해 보급하고, 이를 통해 개발되는 콘텐츠와 인공지능 알고리즘을 사업화하는 회사다.

- 수술동영상을 빅데이터와 연결해서 활용하고자 한 동기가 궁금하다.

수술동영상이 방치 또는 폐기돼 지식으로 자산화 되지 못하는 현실을 보고 이를 개선하고자 빅데이터와 인공지능 기술을 접목하여 지능화를 위한 솔루션을 개발하게 됐다.

- '수술동영상을 활용한 수술 정보 지능화 사업'에 대해 좀 더 자세한 설명을 부탁한다.

수술동영상에는 전문적 의료 행위 데이터가 내재되어 있어 의학 교육 및 학술연구 자료로 가치가 높다. 수술 정보 지능화 사업은 수술 과정에서 발생하는 중요한 행위를 데이터화해 술기 표준, 수술 위험도 예측 모델, 수술 평가 및 검증 모델 등을 만들어가는 연구 사업이다.

- 엠티이지가 추진하고 있는 사업들은 어떤 게 있나.

2017년부터 출혈 및 도구의 움직임을 검출하는 인덱싱 기술을 개발해왔다. 이를 기반으로 수술동영상을 자동으로 인덱싱해 분석된 데이터를 체계적으로 분류·저장할 수 있는 VACS(Video Archive & Communication System) 시스템과 수술동영상을 편집해 콘텐츠로 제작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개발했다. 이를 통해 수술정보지능화를 원하는 의사들의 연구를 지원하고 있다. 또 공동 연구 결과로 나오는 인공지능 알고리즘을 제품에 탑재해 사업화하는 활동도 진행하고 있다. 특히 가천대 길병원과 위암 검출에 관한 인공지능 알고리즘을 개발해 ‘지능형 내시경 검진 가이드 시스템’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 수술 영상 활용으로 개인정보 유출에 대한 우려도 나올 수 있을 것 같다. 보완은 어떻게 이뤄지고 있는지.

개인정보 비식별 가이드라인을 준수해 데이터를 관리한다. 대형 병원은 진료과별로 VACS 시스템을 구축해 병원 내 데이터를 보관하고, MTEG는 분석된 모델데이터의 지능화 연구를 지원하기 때문에 의료정보 관리에 관한 법률에 준해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 개인 의사들도 수술동영상을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이 있는지.

당사가 제공하는 수술정보지능화 연구플랫폼인 ‘SurgStory.com’을 이용해서 수술정보를 관리하고, 콘텐츠 제작과 연구를 진행 할 수 있다. SurgStory는 구글 드라이브와 같은 클라우드 서비스 형태로 운영되는데, 지능화 분석 엔진이 탑재돼 업로드 되는 수술동영상의 프레임을 자동으로 분석한다. 이런 기술을 바탕으로 의사들은 수술의 전과정의 주요 이벤트 발생 지점을 한눈에 볼 수 있다. 또 주요 구간에 자막과 설명(Annotation)을 입력할 수 있는 큐레이션 기능이 제공돼 클립비디오를 조건 검색이 가능한 형태로 손쉽게 만들 수 있다.

- 앞으로의 사업 계획은 무엇인가.

세계적으로 우수한 한국의 의료기술, 특히 한국 의료진의 지식과 경험을 자산화해 세계에 알리는 역할을 할 것이다. 이를 위해 국내 병원 수술정보 통합관리를 위한 시스템, VACS시스템의 보급과 연구지원을 확대할 계획이다. 또 한국의사들의 세계화를 위해 2019년 말 서비스를 목표로 누구나 ‘Live Surgery’를 할 수 있는 개인방송 플랫폼과 온라인 수술 교육 서비스(Medical MOOC)를 개발하고 있다. 이 서비스를 2020년 아시아 각국에서도 진행할 수 있도록 해 메디컬한류에 일조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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