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인지방식약청 김진석 청장, "경인청 관내 기업들이 수혜 받을 것"

한국이 지난 15일 ‘EU 화이트리스트’에 등재되는 쾌거를 이뤘다.

‘EU 화이트리스트’ 등재는 국산 원료의약품의 품질을 EU와 동등한 수준으로 인정받았다는 의미다. 앞으로 EU에 원료의약품 수출 시, 필요한 제조·품질관리기준(GMP) 서면확인서가 면제돼 수출 기간이 4개월 가량 단축된다.

그동안 식품의약품안전처는 EU 화이트리스트 등재를 적극 추진해 왔다. 해당 리스트에 등재되기 위해서는 식약처의 관리능력을 입증하는 게 매우 중요하다.

지난해 12월에는 EU 규제당국에서 경인지방식약청, 대전지방식약청, 부산지방식약청 관할 업체를 직접 실사했다. 식약처출입기자단은 김진석 경인지방식약청장을 만나 실사 당시 이야기와 관내 의약품 제조소 수준을 끌어올리기 위해 경인청이 어떤 역할을 하고 있는지 들었다.

-EU에서 화이트리스트 등재 적합여부를 평가하기 위해 경인청 관할 제조업체를 찾아 실사를 했다.
지난해 12월 EU 실사단이 경인청 관내 제조업체 한 곳을 실사대상 중 하나로 선정했다. 경인청의 GMP 관리능력이 평가기준이 된 것이다. 경인청은 지역 특성상 식의약 산업의 중심지다.

전국 GMP 제조업체의 39%(201개), 화장품제조업체의 46%(1,090개), 의료기기 제조업체의 35%(1,340개)가 모여있다. 의료제품 관련 업소는 총 7,603개소가 있는데 전체의 29.2%에 달한다. 화이트리스트에 등재되는 순간부터 경인청 관내 원료의약품 업소들이 혜택을 받는다.

-EU 실사단은 어떤 점을 중점적으로 확인했나.
화이트리스트 등재는 한국의 원료의약품 관리 수준이 EU와 동등하다는 것을 인정받은 것이다. 이는 곧 식약처의 관리능력을 점검하고 확인했다는 의미다. 따라서 EU 실사단은 식약처가 원료의약품을 제대로 관리하고 있는지, 관리할 수 있는 능력이 있는가를 중점적으로 봤다.

한국은 3년에 한 번 GMP 관리를 하는데, 총 6년 간 업체에서 적발되거나 조치가 필요하다고 지적된 사항, 행정처분 등을 제대로 했는지를 확인했다. 경인청에서는 6년간 자료를 모두 영어로 번역해서 제공했으며, 위반사항에 대해 어떤 조치를 했는지 설명했다. EU실사단은 해당 자료와 실제로 무엇이 고쳐졌는지 일일이 점검했다.

-PIC/S 가입, EU화이트리스트 등재 등 식약처의 관리능력을 국제적으로 인정받고 있다. 한국의 GMP는 어떻게 변화했나.
기존에는 시설(하드웨어)자체를 점검하는 게 위주였다면 현재는 시험이나 세부적인 품질관리를 점검하는 방향으로 변했다. 예를 들어, 과거에는 밸리데이션 과정 중 세척밸리데이션을 했느냐 안했는냐를 점검했다면, 지금은 세척밸리데이션 후 세제 잔류량이 얼마인지를 확인하는 식이다. 즉, 과거에 비해서 GMP가 자리를 잡고 있고, 보완의 질이 선진국형으로 달라졌다.

-국내 제조업체들이 국내 GMP점검 외에도 해외 실사를 받는 경우가 늘고 있다. 관내 있는 셀트리온, 삼성바이오로직스 등이 대표적인데 국제 기준을 맞추기 위해 경인청에서 어떤 점을 노력하고 있는지 궁금하다.
각 규제기관마다 보는 게 다르고 경향도 조금씩 변한다. 셀트리온이나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실사를 많이 받다보니 국제적인 수준에 맞춰 잘하고 있는 상황이다.

GMP는 각 제조사에 맞게끔 운영하는 것이기 때문에 비교하긴 어렵지만 해외 기관 실사를 받아본 곳과 그렇지 않은 곳에 차이가 있는 것은 사실이다. 이런 실사에 경인청도 함께 참여해서 그들의 지적사항을 보고, 우리가 조치한 사항에 대해서는 왜 그랬는지도 설명한다. 이런 모습을 직접 보는 게 반면교사가 된다. 그래서 직원들에게 이런 기회가 있으면 가급적 현장에 나가서 보고 배우라고 하고 있다.

경인청은 지역특성 상 세계 굴지의 바이오업체가 있기 때문에 어디에 가서 일을 하더라도 직원들이 업무 눈높이가 좋아지는 계기가 된다.

교육도 실시하고 있다. 식약처에 FDA에서 근무했던 분이 자문관으로 근무하고 있다. 바이오의 경우 케미컬과 제조공정 자체가 완전히 다르기 때문에 초급, 중급, 고급 단계로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새로 바이오 업무에 투입되는 직원의 경우, 자문관이 실제로 제조업소 실사에 동반해 현장을 파악하게 하고, 이후 중급단계에서 한 달 간 교육을 하는 방식이다.

-올해 관내 업소를 대상으로 한 약사감시계획에 대해 설명해달라.
의약품은 3년에 한 번 정기 GMP 실사를 하고 있다. 특히 소비자들이 민감한 부분 마스크 등 전체적으로 수거해서 시중유통검사를 하고 있다. 특별감시도 진행 중이다.

그동안 행정처분 이력이나 실사 이력을 보고 위험도가 높은 업체를 우선 점검할 예정이다. 생리대, 한약재, 화장품 등 소비자들의 관심이 많은 것들에 대해 수거 품질검사를 실시하고, 부적합한 경우에는 행정처분, 판매정지 등 조치를 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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