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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활의료기관 인증기준안 공개됐지만 현장은 ‘진입 장벽 높다’ 불만

기사승인 2019.05.18  06:0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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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증원, 공청회 열고 인증기준안 발표…인력기준에 "간호인력 없다" 한숨

회복기 재활의료기관 지정 신청을 하려는 의료기관이 획득해야 하는 인증기준안이 마련됐다. 급성기 병원을 대상으로 한 기존 인증기준보다 항목도 줄고 일부 기준은 완화되거나 재활의료 특성에 맞게 조정됐다.

하지만 현장에서는 재활의료기관 진입 장벽을 높였다는 불만이 나왔다. 인력 기준이 현실과 동떨어져 있으며 재활의료기관 특성을 반영하지 못했다는 지적도 있었다.

의료기관평가인증원은 지난 17일 서울 여의도 신한금융투자 신한way홀에서 ‘재활의료기관 인증기준 마련 공청회’를 열고 향후 적용될 인증기준안을 공개했다. 올해 하반기 시행되는 재활의료기관 지정 사업에 참여하는 의료기관은 기존 의료기관 인증이나 새로 도입되는 재활의료기관 인증을 받아야 한다.

인증원은 급성기병원 대상 인증 기준에 재활의료기관 시범사업 참여기관 등을 방문해 파악한 현황을 반영해 새로운 인증 기준을 마련했다.

재활의료기관 인증기준은 기존 인증기준과 마찬가지로 4개 영역, 12장으로 구성됐다. 하지만 기준은 91개(급성기)에서 53개로 대폭 줄였다. 조사항목은 총 295개다.

출처: 의료기관인증평가원 '재활의료기관 인증상버 및 기준(안) 개발 개요' 발표자료

조사항목 중 인증을 받기 위해서는 반드시 충족해야 하는 필수항목은 인력 정원 기준, 환자확인, 낙상 예방활동, 손위생, 감염 예방·관리, 화재 안전관리 등 46개다.

특히 인력 기준은 ‘장애인 건강권 및 의료접근성 보장에 관한 법’ 시행규칙과 보건복지부 고시, 의료법 시행규칙을 적용해 마련했다.

재활의학과 전문의는 3명 이상(서울·인천·경기 이외 2명)을 상근으로 고용해야 하며 의사 1인당 환자수는 40명 이하여야 한다. 1인당 환자수는 간호사 6명 이하, 물리치료사 9명 이하, 작업치료사 12명 이하, 사회복지사 1명 이상이되 150병상 초과 시 2명이다. 의사와 간호사, 물리치료사, 작업치료사 인력 기준은 반드시 충족해야 하는 필수항목이다.

의료기관인증평가원 '재활의료기관 인증상버 및 기준(안) 개발 개요' 발표자료 재구성

질 향상 및 환자안전과 감염 예방·관리 활동을 수행할 인력 배치 여부도 조사항목에 들어갔다.

환자안전법을 적용해 재활의료기관은 200병상 이상은 질 향상 및 환자안전 활동을 전담할 인력을 1명 이상, 200병상 이하는 담당인력을 배치하도록 했다.

또한 의료법에 따라 150병상 이상은 감염 예방·관리 전담 인력 1명 이상, 150병상 이하는 담당인력을 배치해야 한다.

급성기 인증기준에는 없는 ‘입원 시 욕창 유무 확인’과 신체보호대 관련 내용 등이 조사항목으로 추가되기도 했다.

또한 입원 시 환자의 지침약 여부를 확인하고 관리하도록 별도 조사항목(2개)을 마련했다. 재활치료를 받기 위해 입원하는 환자들은 상급종합병원 등 급성기병원에서 처방받은 약을 갖고 오는 경우가 많다는 특성을 반영한 항목이다.

재활의료기관 진입 장벽 너무 높다는 병원들

급성기병원 대상 인증기준보다 완화했지만 재활의료기관 지정을 준비하는 의료기관들은 충족하기 힘든 기준이라며 한숨을 내쉬었다. 특히 인력 기준에 대한 불만이 많았다.

대한병원협회 서인석 보험이사(로체스터병원장)는 “잘하고 있는 곳을 재활의료기관으로 지정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지금은 인프라를 만드는 게 중요하다. 높은 기준을 만들면 재활의료기관으로 들어오기 힘들다”며 “1기 인증기준은 현실을 반영해야 한다”고 말했다.

서 이사는 “지방 중소병원은 간호인력을 확보하기 어렵다. 인력 기준을 충족하기 힘든 지방에서는 회복기 재활의료기관 공급이 어려울 수 있다”며 “처음부터 진입 장벽이 높으면 안정적인 공급이 힘들다. 안정적인 공급체계를 만든 후 질 관리를 하는 게 필요하다”고 했다.

명지춘혜병원 장성구 원장은 “현재 재활의료기관 시범사업에 참여하고 있는 15개 병원 중 절반 이상이 수도권에 있다. 시범사업에 참여하고 싶어도 간호인력 기준을 충족하기 힘들어 포기한 병원들도 많다”며 “우리 병원도 간호인력 6등급을 간신히 맞추는데 지방에 있는 병원들은 우리보고 행복한 고민이라고 할 정도로 사정이 좋지 않다”고 토로했다.

장 원장은 “간호조무사도 없어서 응급구조사를 투입해서 겨우 운영하는 곳도 많다. 회복기 재활을 하고 싶은 병원이 들어오기 어렵지 않을까 걱정”이라며 “의료법 등에 규정돼 있어 어쩔 수 없다고 해도 재활의료기관에는 과한 것 같다”고 비판했다.

환자안전과 감염관리를 담당하는 인력을 두도록 한 기준도 부담스러워했다.

장 원장은 “간호인력뿐 아니라 의사도 많지 않은 병원에서 감염관리를 전담하는 인력을 두는 건 힘들 수 있다. 충족하기 힘든 기준인 것 같다”며 “인증기준이 재활의료기관 확대에 큰 장애물이 되는 게 아닌가 걱정스럽다. 공청회에서 만난 병원장들 대부분이 재활의료기관으로 들어가기 힘들 것 같다고 걱정하더라”고 말했다.

재활의료기관 사업 참여를 고려하고 있다는 부산의 한 병원 관계자는 “현재 간호 2등급을 유지하고 있지만 재활의료기관 인증평가를 받겠다는 말이 나오자 간호사들이 줄줄이 사표를 내고 있다”며 “간호사 구인란에 ‘인증평가 올해 받았다’고 적어야 지원을 많이 한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인증평가에 대한 거부감이 크다”고 했다.

의료기관평가인증원은 지난 17일 서울 여의도 신한금융투자 신한way홀에서 ‘재활의료기관 인증기준 마련 공청회’를 열고 인증기준안을 공개하고 의견을 수렴했다.

인증원 “두려움도 있고 불협화음도 있겠지만 환자안전 위해 필요”

이같은 지적에 인증원 측은 환자안전과 의료 질 향상을 위해서는 넘어야 할 장벽이라고 했다.

재활의료기관 인증기준 개발에 참여한 인증원 정정희 조사위원(한림대강동성심병원 QPS실장)은 “인증기준을 만들면서 가장 어려웠던 게 인력기준이었다. 환자안전 담당자 등에 대한 정책적인 지원이 있으면 좋을 것”이라며 “병원에 전담자가 있어야 인증에 대한 모니터링과 개선 활동을 이어갈 수 있다”말했다.

정 위원은 “1주기 인증을 준비하는 재활의료기관들은 두려움이 많을 것이다. 그리고 직종과 부서 간 불협화음도 있을 것”이라며 “하지만 환자안전을 최선의 목표로 두면 합의 도출이 가능하다. 인증으로 질 향상과 환자안전이 업그레이드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정 위원은 “재활의료기관 인증은 인증원에서도 새로운 영역이다. 인력 면에서도 간호사보다 물리치료사나 작업치료사가 더 많다. 환자들도 입원실보다 치료실에 머무는 시간이 더 많다”며 “재활의료기관 인증은 특성상 물리치료사와 작업치료사가 인증기준을 이해하고 준비해야 한다. 의사소통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병원지정평가부 서현미 차장은 “시범사업에 참여하고 있는 병원들을 모니터링하고 있는데 간호인력은 1인당 환자수 4명이나 5명 사이를 유지하고 있다”며 “1인당 6명은 간호등급 최하위인 7등급에 해당하는 기준이다. 완화할 이유를 찾지 못했다”고 말했다.

서 차장은 “국민에게 가장 치명적으로 다가가는 게 안전 문제”라며 “시범사업 참여기관들 중 인증을 받은 기관이 있다. 이 기관들을 벤치마킹하고 서로 정보를 교환했으면 한다”고 했다.

인증원 정책개발실 신민경 기준개발팀장은 재활의료기관 인증을 받은 병원도 감염관리료를 받을 수 있느냐는 질문에 “어려울 것”이라고 답하기도 했다. 신 팀장은 “감염관리료를 받으려면 (급성기병원 대상) 인증을 받아야 하고 감염관리 조사항목 중 ‘하’가 없어야 한다. 재활의료기관 인증기준과 급성기 인증기준이 범위나 난이도에서 차이가 있다”며 “재활의학과만 수련하는 병원으로 지정받을 때는 재활의료기관 인증을 인정하는 게 필요하다고 이야기하고 있다”고 말했다.

송수연 기자 soo331@docdocdo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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