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보건대학원 유명순 교수, 'HiPex 2019'서 ‘파괴적 조직문화를 파괴하라’ 강연
“성희롱 등 ‘무례함’, 개인 아닌 조직 문제…빠르게 퍼지는 ‘무례함’ 경계해야”

전공의 폭행·간호사 태움문화 등 의료기관 내 대표적 악습을 없애기 위해 의료기관 조직문화 개선, 특히 일상적으로 행해지는 수많은 ‘무례함’을 경계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와 주목된다.

서울대 보건대학원 유명순 교수는 6월 19일부터 21일까지 명지병원에서 열리는 'HiPex(Hopital Innovation and Patient Experience Conference, 하이펙스) 2019'에서 이같은 내용의 ‘파괴적 조직문화를 파괴하라’ 강연에 나선다.

유 교수의 강연 제목에는 ‘파괴’라는 단어가 두 번 나온다. 하지만 두 단어의 의미가 다르다. 앞에 사용된 파괴라는 단어가 말 그대로 조직문화를 ‘부수는’ 의미의 파괴라면, 뒤에 사용한 파괴라는 단어는 ‘혁신’을 의미하는 말이다.

유 교수는 이번 하이펙스 강연을 통해 전공의 폭행, 간호사 태움문화 등 의료기관 내 조직문화를 파괴하는 행동들이 왜 벌어지고, 왜 반복되며, 어떻게 해결해야 하는지에 대해 참석자들과 깊은 대화를 나눌 예정이다.

유 교수는 “전공의 폭행이나 간호사 태움문화 등을 개인이나 특정 직역의 문제로 인식하면 문제를 빠르게 해결할 순 있지만 정말 중요한 이야기는 하지 못한다”며 “정말 중요한 것은 개인과 특정 직역이 아니라 (이런 행동들이 나오는) 병원 내 잘못된 조직문화”라고 강조했다.

유 교수는 “이런 사건들이 터질 때마다 개인과 특정 직역에 초점을 맞추면 안된다. 개인에 초점을 맞추면 가해자의 인성, 피해자의 정신적 상황에 주목하게 되며, 특정 직역에 초점을 맞추면 정책을 만드는데 기여할 수 있을 뿐”이라며 “애초에 이런 일들이 벌어지는 것은 개인과 특정 직역이 아닌 잘못된 조직문화 때문이다. 이에 대해 이야기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특히 유 교수는 의료기관 내에서 벌어지는 수많은 ‘무례함’이 전파되며 조직문화를 파괴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유 교수는 “의료기관 조직을 파괴하는 행동들은 무수히 많다. 성희롱, 폭력, 차별, 부정적 압력, 심리적 배신 등 새삼스러울 것도 없는 행동들”이라며 “(이런 행동들에서) 우리가 눈여겨봐야 할 것은 반복되는 무례함”이라고 말했다.

유 교수는 “의료기관이라는 조직이 얼마나 서로에게 무례하게 대하고 있는지에 대해 이야기할 것”이라며 “타인에게 나쁘게 행동하고, 타인에 대한 루머를 만들고, 타인의 출신을 따지는 등 (의료기관에서 벌어지는) 여러 행동들이 다 무례함이라는 범위에 들어간다”고 덧붙였다.

유 교수는 “해외에서도 조직 내 무례함을 이야기할 때 의료기관을 예로 들만큼 (의료기관 내) 무례함은 빠르게 전파된다”며 “전공의 폭행, 간호사 태움문화 등이 단적인 예”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이런 문제의식을 바탕으로 유 교수는 하이펙스 2019에서 의료기관을 파괴하는 조직문화를 파괴(혁신) 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놓을 예정이다.

유 교수는 “서울의 한 대형병원에서 발생한 간호사 사망사건 등은 일시적 사례가 아니라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역사적으로 오래 이어져온 의료기관 내 조직문화 때문에 발생한 일”라며 “지금 우리가 해야 할 일은 의료기관 내에서 왜 이런 일이 벌어지고, 반복되고, 어떻게 하면 이를 막을 수 있는지 생각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유 교수는 특히 “하이펙스 2019를 통해 청중들과 이에 대한 생각을 나누고 소통하고 함께 해결책을 찾아가고 싶다”고 덧붙였다.

한편 환자경험과 서비스디자인을 주제로 열리는 심포지엄 중 국내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HiPex는 올해 환자경험서비스의 숨겨진 영역 찾기, 의료진은 모르는 환자 이야기, 입원전담전문의 제도와 환자경험평가 등을 주제로 열린다.

하이펙스는 지난 2014년 처음 개최된 이래 매년 보건의료계 관계자 수백명이 참가하고 있으며, 올해는 6월 19일부터 21일까지 명지병원에서 열린다.

올해 개최되는 하이펙스 2019에는 유 교수 강연을 포함한 국내 다양한 혁신사례와 특별 프로그램들이 준비돼 참석자들과 공유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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