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지 보도로 보험사기 면허취소 사실 공개되자 “2년 후 재심사 통해 복권 가능” 해명

건강 서적인 <환자혁명>의 저자 조한경 씨가 자신의 미국 카이로프랙터(chiropractor) 면허가 취소됐다는 사실을 뒤늦게 인정했다.

미국 캘리포이나 주정부가 면허 취소 결정을 내린 지 1년 만이며, 본지가 지난 5월 27일 관련 내용을 보도한 뒤에야 카이로프랙터 면허가 취소됐다는 사실을 공개했다.

본지 확인 결과, 지난해 2월 캘리포니아 주 카이로프랙틱 면허관리국(Board of Chiropractic Examiners)에 조 씨가 보험사기로 유죄 판결을 받았다는 고발이 접수됐고 그해 8월 ‘면허취소’라는 징계를 받았다(관련 기사: <환자혁명> 저자 조한경, 1년 전 美카이로프랙터 면허취소).

조 씨는 최근 자신의 SNS를 통해 이같은 사실을 인정하면서 면허 취소 기간은 2년이어서 오는 2020년 8월까지 환자를 진료할 수 없다고 밝혔다.

미국 캘리포니아 주 카이로프랙틱 면허국이 공개한 위반 사항에 따르면 조씨는 카이로프랙터의 직무와 관련된 범죄로 유죄 판결을 받았으며 보험사기에도 연루됐다. 또 대단히 부도덕하고 부패와 관련된 비전문가 행위를 했으며 거짓문서에 서명하거나 이를 만들고, 사기에 참여하기도 했다.

미국 캘리포니아 주 카이로프랙터 면허관리국(Board of Chiropractic Examiners))에서 밝힌 조한경(Joshua Cho) 씨의 위반사항과 징계조치 내용(출처: Board of Chiropractic Examiners) .

면허 취소 사유인 보험사기에 대해 “안이했던 대처가 일 키워”

조 씨는 면허 취소가 “강도 높은 조치”라면서도 자신의 면허가 취소된 이유에 대해서는 ‘부실한 진료기록’ 때문이라고 했다. 조 씨는 캘리포니아 오렌지카운티에서 카이로프랙터로 일하고 있었다.

조 씨는 “2016년 진료했던 교통사고 환자의 보험 청구 횟수가 실제 치료 횟수와 맞지 않아 문제가 됐다”며 “진료기록이 부실했고 ‘뭐 별일이야 있겠나’하며 안이했던 대처가 일을 키워 카이로트랙틱 징계위원회(면허관리국)에서 이에 대한 처벌을 내렸다”고 했다.

<환자혁명> 저자 조한경 씨가 미국 카이로프랙터 면허 취소에 대해 자신의 페이스북에 밝힌 입장

조 씨는 “2년 후 재심을 통해 면허를 회복하는 조건으로 결정을 받아들였다. 형사법상 실형을 살거나 벌금형을 받지는 않았다”고도 했다.

조 씨는 특히 카이로프랙터 면허라는 표현보다는 ‘의료면허’라는 표현을 썼다. 미국 카이로프랙틱 면허관리국 징계 수위를 설명하면서도 “미국 의사 면허 징계는 정지(probation)와 취소(revoke)로 나뉜다”고 했다.

조 씨는 “정지(probation)는 명칭과는 다르게 실제로는 계속해서 진료가 가능하기 때문에 집행유예 성격을 띤다면 취소(revoke)는 아예 환자 진료를 할 수가 없는 강도 높은 조치다. 징계 강도에 따라 1년, 2년, 5년, 10년 후 면허 회복(reinstate)이 가능하며 가장 높은 단계의 징계로는 영구 취소(의료면허 박탈)도 있다”며 “저의 경우 보수교육 강화와 진료윤리 교육을 이수하는 조건으로 2년 후 재심사를 통해 복권 받을 수 있는 단계의 징계를 받았다”고 했다.

“정보전달 활동 지속하고 좋은 제품 개발하겠다”

조 씨는 이어 “높은 도덕성을 유지하지 못했다”며 사과한 뒤 한국에서 하는 강의나 저서 활동은 법적으로 문제가 없기에 이어가겠다고 했다.

조 씨가 쓴 <환자혁명>은 의사들로부터 부정확하고 왜곡된 정보를 담고 있다는 지적을 받은 서적이기도 하다(퇴마의학기사단이 <환자혁명 비판> 칼럼).

조 씨는 “의료면허와 관련된 행정처분이기 때문에 진료행위나 보험청구 자격이 정지된 것이지 학위가 박탈된 것은 아니다. 또한 유튜브를 통한 정보전달, 저서 활동, 강의 활동에는 아무런 지장이 없다”며 “하지만 법률적인 해석이 중요한 게 아니라 높은 도덕성을 유지하지 못해 저를 아껴주시는 분들의 신뢰를 깨뜨린 것이 가장 큰 문제라 여기며 반성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미리 자초지종을 공개하지 못하고 함구하며 2년의 시간이 흐르기만을 기다렸던 것 또한 당당하지 못하고 정직하지 못했던 저의 ‘속마음’에서 비롯됐다고 고백한다”고도 했다.

그는 이같은 입장을 밝힌 이유가 “자신에 대한 변명이나 해명의 목적이 아니다”라며 기능의학적 정보와 가치가 훼손되는 것을 우려한다고 했다.

그는 “저로 인해 기능의학적 불모지와 다름없는 한국의 척박한 의료환경에서 힘들게 공부하며 환자들을 진료하고 있는 수많은 기능의학 선생님들께 누가 될까 염려된다”며 “든든한 바람막이가 되어드리지 못하고 존경할만한 리더의 역할을 다하지 못해 죄송할 따름”이라고 말했다.

그는 “남은 1년간 기능의학 공부에 더 집중하겠다. 때가 되면 면허를 되찾아 환자들을 진료하겠다”며 “진료 외에 카이로프랙틱 의료위원회(면허관리국)에서 허락한 ‘정보전달 활동’을 지속하겠다. 필로소피 뉴트리션을 통해 좋은 제품을 개발하겠다”고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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