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AD-NPF 가이드라인 개정 참여 암스트롱 박사,"인터루킨 중 안전성은 IL-17보다 IL-23억제제 유리"

최근 미국피부과학회와 미국립건선협회(American Academy of Dermatology – National Psoriasis Foundation, AAD-NPF)가 새로운 치료 패러다임을 반영한 건선 치료 가이드라인을 발표했다.

새 가이드라인에서 특히 주목된 부분은 IL-17 억제제, IL-23 억제제 등 최근 등장한 생물학적제제들의 쓰임이다.

이에 해당 가이드라인에 개정에 참여한 미국 남가주대학교 에이프릴 암스트롱(April W. Armstrong) 박사를 만나 개정 내용과 변화하고 있는 건선 치료 패러다임에 대해 들었다.

-개정된 AAD-NPF 건선 치료 가이드라인 내용은.

미국 남가주대학교 애이프릴 암스트롱 박사

개정 가이드라인은 총 6가지 세션으로 구성됐다. 그 중 생물학제제 치료, 동반질환을 가진 건선 치료 두 분야가 먼저 개정돼 발표됐고 나머지 광치료, 국소치료, 비생물학제제 전신치료, 소아환자 치료 분야는 이후 추가로 발표될 예정이다.

먼저 생물학제제 치료 관련해선 지난 10여년 동안 새로운 생물학적제제가 많이 개발돼, 이들 제제에 대한 업데이트가 주가 됐다. 과거에는 TNF-a 억제제만 언급돼 있었다면 개정 가이드라인에는 IL-12/23 억제제, IL-17 억제제, IL-23 억제제까지 포함됐다.

건선 환자들은 IL-17과 IL-23이 상승되어 있는 경우가 많다. 이에 IL-17 또는 IL-23을 억제하게 될 경우 건선 유발 경로를 특정적으로 억제할 수 있다고 추정하게 된 것이다. 현재는 IL-23/Th17 경로가 건선 유발과 관련된 주요 경로임이 밝혀졌고, 이러한 경로를 공략해 우리가 원하는 특정적인 건선 치료 반응을 유도할 수 있게 됐다.

결과적으로 TNF-a 억제제에서 인터루킨 억제제로 생물학적제제 옵션이 다양해지면서 건선 치료효과 지표인 PASI(Psoriasis Area and Severity Index) 수치가 90을 넘어 100까지 달성되는 괄목할 만한 발전을 보이고 있다.

-가이드라인에는 가장 최근 개발된 '리산키주맙'도 포함됐다. 개정 작업 당시 미허가 상태였을텐데 상당히 이례적이라는 생각이 든다.

가이드라인을 재정할 당시 리산키주맙은 이미 3상을 완료했던 시점이었고, 결과 역시 보고된 상태였다. 가이드라인을 자주 개정해왔다면 모르겠지만, 이번에도 10년 만에 개정하다 보니 가능하면 현 시점에서 많은 약제를 포함하는 것을 목표로 했다.

-가이드라인에선 같은 인터루킨 억제제인데 IL-17 억제제는 염증성장질환(inflammatory bowel disease, IBD)에 대해 언급한 반면 IL-23 억제제에는 그러한 내용이 없다.

IL-17은 소화관 안에서 소화장벽의 항상성(homeostasis)을 유지하는데 상당히 중요한 역할을 한다. IL-17은 손상된 장벽을 복구하는데 필요한 경로를 활성화시키는데, 이런 IL-17이 필요 이상으로 억제되면 이 작용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염증을 일으키는 외부 침입을 효과적으로 막아낼 수 없는 것이다.

IBD 같은 질환을 동반하고 있지 않은 경우에는 IL-17 억제제로 건선을 치료해도 아무런 문제가 없지만, 이 환자가 크론병 또는 궤양성대장염(UC, ulcerative colitis)과 같은 궤양성 장질환을 가지고 있을 경우에는 이 항상성이 상당히 중요한 역할을 한다. 때문에 일부 환자에서 IL-17을 억제하는 것은 문제가 될 수 있다.

반면 IL-23 억제제의 경우, 일부 IL-23에 비의존적인 IL-17은 남아있기 때문에 이런 문제가 발생하지 않는다. 이런 이유로 '구셀쿠맙(제품명 트렘피어)'과 같은 일부 IL-23 억제제의 경우는 오히려 IBD 치료제로 개발되고 있다.

-그렇다면 건선 치료에서 IL-17 억제제와 IL-23 억제제의 차이는 무엇인가.

IL-17 보다 IL-23이 좀 더 상위 개념의 마스터(master) 조절기의 역할을 한다. 수지상 세포에서 처음 IL-23을 분비하면 Naïve T 세포가 염증 반응을 일으키는 Th17 세포로 분화한다. 이렇게 분화된 Th17 세포가 IL-17을 분비하게 되는 것이다. 즉 면역반응을 일으키는 Th17 세포를 기준으로 IL-23은 좀 더 상위(Upstream)에서 작용하고, 상대적으로 IL-17은 하위(Downstream)에서 작용하는 기전 상의 차이가 있다.

상위에 작용할 경우 Th17 세포뿐만 아니라 Treg 세포에도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에 보다 근본적으로 면역 기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Treg 세포는 Th17과는 반대로 면역을 억제해주는 역할을 하는 세포인데, 건선에서는 Treg 세포가 줄어들어 있고 Th17이 과다 발현돼 있다. IL-23을 억제하면 Naïve T 세포가 Th17로 분화되는 것을 억제하고 Treg 세포의 분화는 활성화돼 면역 균형이 맞춰지게 된다.

그러나 이러한 기전상의 차이 못지 않게 살펴봐야 하는 것이 '임상'과 '실제 임상 효능'에 있어서의 차이다. 이러한 차이는 작용 기전으로만 설명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약제의 용법용량, 각 약제가 타겟 물질에 얼마나 잘 결합하는지 등도 영향을 미친다.

미국의 경우에는 현재 IL-23 억제제가 여러개 시판됐는데 IL-23 억제제 간에도 효능의 차이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때문에 같은 기전을 가지고 있는 계열의 제제들 안에서도 작동하는 방법이 완전히 동일하지는 않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한국에서 IL-23 억제제는 '구셀쿠맙'만 있고, IL-17 억제제는 두 가지가 치료 옵션이 있다. 이들 중 상대적으로 장기 데이터가 적은 IL-23 억제제를 선택해야 할 이유가 있나.

미국의 경우에는 치료제 선택에 있어 '효능'이 상당히 중요한 선택변수로 작용한다. 예를 들어 환자가 단순히 건선만 가지고 있고, 치료효과가 좋고 투여 빈도가 낮은 치료제를 원한다면 IL-23 억제제를 선택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만약 환자가 건선관절염을 동반하고 있다면, IL-17 억제제와 IL-23 억제제 간 선택 시 고려가 필요하다. 다만, 아직 IL-23 억제제는 건선관절염 치료에 적응증이 없기 때문에 이 경우 IL-17 억제제를 선택하는 경향이 있다.

-'빠른 반응'이 치료 순응도에 유리하기 때문에 생물학적제제 선택 시 이를 고려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물론 환자들은 빠른 치료효과를 보기 원하기 때문에 약효가 빠르게 나타나는 것도 중요하다. 그러나 생물학적제제간 차이를 고려했을 때, 약효 발현 속도는 약간의 차이가 있을 뿐 그 차이가 크지 않다.

그보다 건선은 만성 질환이기 때문에 환자가 장기적으로 효과를 유지하고 안전하게 치료를 진행할 수 있는 것이 중요하다. 그런 면에서 IL-23 억제제가 IL-17 억제제 대비 더 좋은 선택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구셀쿠맙의 경우, 장기적인 효과 면에서도 3년 이상의 대규모 글로벌 데이터를 축적하고 있으며, IBD 치료에도 금기사항이 없고, 일부 IL-17 억제제에서 나타날 수 있는 주사 부위 반응도 덜해 안전성 측면에서 안심할 수 있다.

최근에는 AAD 국제학술대회에서 IL-23 억제제와 IL-17 억제제를 직접 비교한 ECLIPSE 임상 결과가 발표됐는데, 구셀쿠맙과 IL-17 억제제를 비교한 결과 1차 평가변수인 48주차의 PASI 90 달성률이 구셀쿠맙 84.5%, IL-17 억제제 70%로 나타났다.

-개정된 가이드라인에선 또 IL-17 억제제는 결핵에 대한 주의 언급이 없는 반면 IL-23 억제제는 언급됐다.

결핵과 관련된 주의 언급은 TNF-a 억제제에서부터 시작됐다. 물론 FDA 권고 사항에는 IL-17 억제제와 IL-23 억제제 모두 결핵 검사를 포함하고 있다. 이는 일종의 관습처럼 내려온 '레거시 라벨링(legacy labeling)'이라고 생각된다. 즉, 생물학적제제로서 가장 처음 사용된 TNF-a 억제제의 결핵 위험 경고가 그대로 유지돼 확대 적용된 것이 아닌가 싶다.

현재 나와있는 IL-17 억제제와 IL-23 억제제의 경우, 결핵 위험도를 증가시킨다는 데이터는 나와있지 않다. 한국과 같이 잠복결핵 비율이 높은 상황이라도 두 인터루킨 제제 모두 좋은 선택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TNF-a 억제제와 인터루킨 억제제 등 다양한 생물학적제제를 어떤 환자에게 어떻게 쓰느냐가 중요할 것 같다.

건선 약제 선택 시 환자의 중등도 등 중요하게 고려해야 할 몇 가지 있다. 먼저, 환자가 가지고 있는 동반질환이 무엇인지 평가해야 한다. 또 금기사항이 있는지 살펴보고 환자가 어떤 치료제들에 원천적으로 사용이 어려운지 고려해야 한다.

환자의 선호도도 중요하다. 예를 들어 환자가 출장이 잦다면 투여 간격(interval)이 긴 치료제를 선호할 것이다.

모든 치료제는 그 치료제가 가지고 있는 누적 데이터에 차이가 있을 수밖에 없다. 때문에 개인적으로는 환자가 고려하는 부분에 대해 충분하게 대화하고 의논해 약제를 선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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