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치엘비 진양곤 회장, 기업설명회서 "100% 항암 개발사로 코스닥 시총 1위 갈 것"

지난 3월 전문경영인 체제로의 전환을 위해 에이치엘비(HLB) 대표이사직을 사임한 진양곤 회장이 약 두 달여 만인 지난 10일 대표이사로 복귀했다. 특히 돌아오자마자 에이치엘비와 미국법인 에이치엘비 USA, 그리고 LSK바이오파마(LSKB)의 삼각 합병이라는 대대적인 M&A 및 경영진 인사개편을 단행했다.

특히 진 회장은 최근 일련의 조직 개편을 설명하는 기업설명회에서 "이번 삼각합병을 계기로 에이치엘비는 100% 항암제 개발 회사로 거듭나게 됐다"고 강조했다. 그간 에이치비엘비에 향한 여러 의문들이 이번 조직 개편으로 해소될 수 있게 됐다고도 했다. 리보세라닙 3상 임상시험 탑라인 결과 발표 지연 등 회사 이슈를 둘러싼 여러 잡음에 대해서도 적극 해명했다.

진양곤 에이치엘비 회장

- 사임한 지 두 달여 만에 대표이사직으로 복귀한 이유는?

리보세라닙의 글로벌 3상 임상 결과 발표가 6월 중 이뤄질 예정이다. 주요 사안들이 집중되면서 최대주주의 복귀 필요성이 대두됐다. 또 주가하락 등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미국, 유럽 등 리보세라닙의 시판허가까지 책임지고 관리하겠다는 강력한 의지가 반영됐으며, 이번 지배구조를 신속히 진행하기 위함이기도 하다.

- LSKB와 합병을 단행하게 된 계기는?

리보세라닙(VEGFR-2를 타깃으로 하는 항암 신약)은 이미 중국에서 5년째 판매 중으로, LSKB가 글로벌 임상을 진행 중이다. LSKB를 자회사로 두고 있는 에이치엘비는 검증된 신약을 개발하며 시판 허가를 목전에 두고 있다. 다른 항암제와의 병용요법 임상으로 적응증 확대가 기대되며 파이프라인이 크게 확장될 수 있는 회사인데 왜 기업 가치가 정체되고 주가가 하락하는지에 대한 의문이 있었다. 여러 IR을 거치며 내린 진단은 세 가지다. 첫 번째는 영업이익, 두 번째는 핵심 개발을 모회사가 아닌 자회사가 하면서 생기는 방향성에 대한 의문(지분구조). 세 번째는 여전히 조선업으로 분류되고 있어 사업의 명확성이 모호하다는 것(사업구조)이다. 영업이익은 이미 해소했고, 이번 삼각합병으로 두 번째 문제를 해결했다. 세 번째 문제는 조만간 직접 주도해 해결할 계획이다.

- LSKB 합병은 어떤 방식으로 이뤄졌는지?

극비리에 미국에 에이치엘비의 100% 자회사인 에이치엘비 USA를 설립했고, 이 미국법인이 LSKB 지분을 100% 인수해 흡수합병하는 삼각합병 방식을 채택했다. 합병 대가로 에이치엘비는 LSKB 주주들에게 LSKB의 최근 가치평가액을 기초 삼아 10%의 현금과 에이치엘비 주식을 제3자 배정형태로 지급할 예정이다. 또 신약허가 신청(NDA) 완료 및 시판 허가 시 각각 10% 현금을 추가로 지급하는 '언아웃(Earn Out)' 조항을 뒀다. 또 양쪽의 이해관계가 대립하는 합병 법인과 피합병 법인의 이사를 겸하는 경영진들은 이해상충행위가 발생할 수 있어 합병 전 겸임이사들은 모두 사임했다. 이렇게 경영진 개편을 감수하면서까지 합병을 진행해야 할 만큼 절박함이 있었다.

- 합병을 위한 자금은 어떻게 조달할 계획인가?

합병비용은 총 626억원으로 예상된다. 그런데 이 중 당장 합병에 필요한 금액은 약 209억원이고, 나머지는 언아웃 조항으로 조건 실현(NDA 신청 완료·시판 허가) 시 필요한 돈이다. 에이치엘비는 지난달 말 기준 현금자산 303억원과 전환사채(CB) 200억원 등 503억원을 확보해 충분히 조달 가능하다. 또 리보세라닙의 추가적인 병용 임상시험 자금 조달에 대한 우려도 많은데, LSKB 현금자산 460억원으로 충분하다고 본다. 당장 LSKB에 급한 자금이 필요한 상황은 아니다.

- 합병 이후 지배구조는 어떻게 되나? 합병의 효과는?

합병 이후 지배구조는 매우 단순해졌다. 에이치엘비는 지분 100%를 갖고 있는 에이치엘비 USA와 15.53% 지분을 갖고 있는 에이치엘비생명과학을 자회사로 두고 있다. 합병 전엔 에이치엘비은 물론 에이치엘비생명과학도 LSKB 지분을 갖고 있어 의사 결정이 매우 복잡했는데, 합병 이후로는 의사결정이 에이치엘비를 중심으로 빠르게 이뤄질 수 있다. 단순히 지배구조만 바뀌는 것이 아니라 의사 결정 체계의 명확성과 신속성이 보강됐다고 볼 수 있다. 또 합병을 계기로 에이치엘비는 100% 항암제 개발 회사로 거듭나게 됐다.

(자료: 에이치엘비)

- 합병을 한다는 건 리보세라닙에 대한 자신감이라고 봐도 되나?

물론 리보세라닙 글로벌 3상 결과에 대한 자신감도 있다. 그런데 단순히 임상 결과에 대한 기대 때문 만은 아니다. 리보세라닙이 다양한 적응증으로 확장될 수 있다는 확신이 있기 때문이다. 현재 리보세라닙 중국 판권을 갖고있는 항서제약은 폐암, 간암, 췌장암, 유방암 등 수많은 적응증을 대상으로 한 240여개 병용 임상을 진행 중이다. 병용요법에서 리보세라닙은 탁월한 후보다. 여기서 에이치엘비의 또 다른 강점은 네비게이터가 있다는 것이다. 에이치엘비는 항서제약이 실시하는 240여개 임상 중에서 좋은 결과만 모아 진행하면 되기 때문에 적응증 확대에서 드는 막대한 시간과 비용을 최소화할 수 있다.

- 리보세라닙 탑라인 결과 발표가 5월에서 6월로 늦춰졌다. 그 이유는?

이를 두고 결과가 좋지 않다는 등 여러 소문이 있는 것으로 안다. 발표가 미뤄진 건 올초 미국 연방정부 셧다운으로 모든 절차가 지연됐기 때문이다. 글로벌 임상의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결과가 좋을 것 같다. 임상 결과를 토대로 하반기 NDA 신청을 완료하고 2020년 중순~말 승인을 받으면 코스닥 시가총액 1위도 가능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자료: 에이치엘비)

- 일본 기술수출은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 미국 등 타 국가와 달리 일본은 기술수출을 택한 이유는?

현재 복수의 글로벌 제약사들과 협상을 진행 중이다. 시간은 우리 편이라고 본다. 실제 시간이 지나면서 기본 조건이 우리에게 유리해지고 있다. 굳이 일본에 기술수출하는 이유는 일단 여러 제안들이 왔고, 중국에서 5년째 시판되면서 효능을 입증한 약임에도 불구하고 여러 의문들이 많이 나와 그들을 설득시키기가 매우 힘들었다. 만약 일본에서도 판매가 된다면 이 과정이 순탄해지지 않을까 생각했기 때문이다. 또 일본에선 리보세라닙에 대한 확신과 열정을 갖고 있어 확실한 로열티를 챙기면 나쁠 게 없다고 봤다. 확실히 말씀드릴 수 있는 건 조건은 에이치엘비에 유리해지고 있으며, 가장 유리한 시점에서 가장 유리한 조건의 파트너를 선정할 것이라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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