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기획실, ‘HiPex 2019 컨퍼런스’서 사례 발표…평가 연연하지 않고 꾸준히 환자경험 향상

순천향대 서울병원은 정부에서 환자경험을 평가해 점수를 주고 수가를 책정하는 정책이 시작된 후에도 점수에 연연하지 않고 환자경험 향상 활동을 하는 곳이다.

병원 구성원이 ‘잘 지내’는 것이 점수를 얻기 위한 활동보다 환자에게 좋은 경험을 줄 수 있다는 믿음 때문인데, 이를 위해 인턴, 전공의, 간호사 등의 불만해소 프로젝트인 ‘우리 잘 지내요’ 등을 진행하고 있다.

순천향대 서울병원 미래전략실 김양기 실장과 신종준 팀장은 19일부터 21일까지 명지병원에서 개최되는 ‘HiPex 2019 컨퍼런스(Hospital Innovation and Patient Experience Conference 2019, 하이펙스)’에서 ‘환자경험서비스, 무한대의 영역과 숨겨진 이야기들’을 주제로 환자경험서비스 관련 프로젝트 진행 사례를 들려줬다.

순천향대 서울병원 미래전략실 김양기 실장(우), 신종준 팀장.

우선 김 실장은 순천향대 서울병원에서 진행 중인 환자경험서비스 혁신 사례에 대해 설명했다.

김 실장은 “환자경험서비스에는 환계가 없다. 환자경험평가 관련 점수를 높게 받기 위한 활동들이 아니라 우리가 병원에서 잘 지낼 수 있는 방법을 찾는 활동이 환자경험 활동으로 이어진 것”이라고 말했다.

김 실장은 “환자경험은 진료 전 과정 중 환자에게 영향을 주는 모든 것을 의미한다. 환자경험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사람”이라며 “환자경험 점수를 잘 받기 위한 활동이 아니라 사람이 중심이 된 활동들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해 순천향대 서울병원이 진행한 활동은 ▲우리 잘 지내요 프로젝트 ▲인턴 드레싱 카트 제작 ▲회진안내판 제작 ▲순천향라디오 및 순천향 보물창고 등이다.

우선 ‘우리 잘 지내요’ 프로젝트는 인턴, 전공의, 간호사 등 실제 병원 내에서 잘 지내지 못하는 사람들의 문제점을 파악, 해결해주기 위해 마련된 프로젝트다.

미래전략실은 문제점 파악을 위해 설문조사를 진행했는데, 전공의와 간호사들이 모두 ▲존중과 배려 필요 ▲당직 관련 부족한 의사소통 등에 어려움을 호소한다는 것을 알았다.

김 실장은 “인턴, 전공의, 간호사들에게 비슷한 설문을 했는데 모두 존중과 배려를 했으면 좋겠다. 서로 입장차를 줄여야 한다는 등의 이야기가 나왔다”며 “이런 이야기가 나오는 이유 중 하나가 불만이 있어도 얼굴 보고 이야기할 시간이 없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 실장은 “인턴 드레싱 카트를 제작한 것도 인턴을 위한 부분도 있지만, 간호사를 위한 부분도 있다”며 “간호사 업무 중 하나가 퇴근 후 드레싱세트 분리수거를 한시간 정도 더 하는 것이었는데, 드레싱 카트를 통해 간호사 일도 줄여주고 자존감도 높여줄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김 실장은 “순천항대 서울병원의 환자경험 관련 여러 프로젝트는 환자경험평가점수를 잘 받기 위해한 것이 아니었다”며 “병원 내 사람들이 더 잘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하겠다는 생각에서 시작힌 것이고, 우리는 점수를 신경쓰지 않는다”고 말했다.

김 실장은 “환자경험서비스는 사람을 향한 진정성에서 출발하고 모두가 참여해야 한다. 당연히 정해진 영역은 없다”며 “의사와 직원들 참여를 이끌어내는 것은 지금도 어렵지만 계속 노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신종준 팀장은 같은 주제를 다뤘지만 행정적인 측면에서 어떤 경험을 했는지를 공유했다.

신 팀장은 “내가 환자경험 관련 일을 왜 하는지도 모르는 상황에서 담당자가 되는 경험을 했다. 회진안내판 제작의 경우 첫 시작부터 완료까지 1년이 걸렸다”며 “이 과정에서 의료진들이 원하는 세세한 부분까지 모두 반영했다”고 말했다.

신 팀장은 “구성원 의견을 반영하는 것이 힘들지만 그런 과정을 거쳐야 한다. 이런 과정을 거쳐 지금 미래전략 TF에 참여하는 의료진이 76명이다. 이는 전체 의료진의 약 30%에 해당하는 수치”라며 “이 사람들이 모여 회의를 한다는 것 자체가 성과”라고 덧붙였다.

신 팀장은 특히 환자경험에 대한 지식 축적을 위한 책 읽기, 토론 등을 업무시간으로 인정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신 팀장은 “(미래전략실에서) 업무시간에 책 읽고 토론하고 했더니 ‘할 일이 없어서 책이나 읽는다’는 소리를 실제로 들었다”며 “포기해야 하나라는 생각도 들었다. 이런 활동을 모든 부서에서 할 수는 없겠지만, 업무로 인정해주면 (환자경험과 관련한) 더 많은 노력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신 팀장은 “의료진 참여를 높이는 방법은 함께 웃을 수 있게 만들어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의료진들도 다 자신의 이야기를 (경영진이) 들어줬으면 하는 직원이라는 평범한 관점이 함께하는 시작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신 팀장은 “작은 경험도 함께 참여하는 문화를 만들어야 한다. 주어지는 문화가 아닌 만들어지는 문화라는 생각을 갖고 꾸주하고 집요하게 시행해야 (성공적인 환자경험 활동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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