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의료노조, ‘보감정노동 현황과 실태’ 조사결과 발표…"간호사, '번 아웃' 빠지기 쉬운 직종"

보건의료노동자 10명 중 9명은 근무도중 감정노동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 중 간호사는 감정노동으로 인해 가장 쉽게 번 아웃(Burn out) 상태에 빠지기 쉬운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은 ‘보건의료노동자의 감정노동 현황과 실태’를 조사한 결과, 응답자 3만6,447명 중 89.5%%가 근무도중 감정노동을 겪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고 20일 밝혔다.

근무도중 환자나 보호자, 상급자들로부터 폭언이나 폭행 등을 겪고 있지만 감정을 억제하고 일하는 노동자들이 대다수로, 퇴근 후에도 힘들었던 감정이 남아 있다는 응답자가 80.2%에 달했다.

특히 직종별 감정노동 소진을 살펴보면 간호직종이 감정노동을 더 심하게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

환자나 보호자, 상급자들로부터 폭언을 경험한 간호사가 79%였으며, 폭행은 16.2%, 성폭력 피해를 경험한 경우도 14.5%나 됐다.

하지만 폭언·폭행·성폭력을 당한 피해 당사자들은 적극적으로 대응하기보다 소극적인 방법을 택하는 경우가 많았다.

대부분 지인에게 하소연 하거나 스스로 참고 넘겼다는 응답이 다수였고, 노동조합이나 고충처리위원회 등을 통해 공식적으로 문제 해결을 요청하는 경우는 3% 뿐이었다.

이런 감정노동으로 신체적·정신적으로 모두 지쳐있다고 응답한 노동자는 70.6%에 달했으며, 업무에 집중하는데 어려움이 있다는 응답은 47.5%, 단순히 급여를 받기 위해 일한다는 사람들도 75.5%에 달했다.

보건의료노조는 “산업안전보건법 개정으로 감정노동자 보호법이 시행됐고 내달 16일부터 직장 내 괴롭힘 방지법이 시행될 예정이지만 의료기관에서 얼마나 실효성 있게 작동할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보건의료노조는 ”환자 건강과 생명을 담당하고 있는 의료기관에 만연한 폭언, 폭행, 직장 내 괴롭힘 등 감정노동은 환자안전을 위협하고 국민건강을 위협하는 심각한 사회적 문제“라며 ”이를 해결하기 위한 강력한 정부 대응방안이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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