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대 정석 교수 ‘HiPex 2019 컨퍼런스’ 강연…“기술은 생각보다 쉽게 만들어진다”

“의사들, 스타트업으로 돈 좀 벌게 해달라는데, 스스로 할 수 있다”

NanoEnTek, INTEK BIO 등 수많은 스타트업을 성공시켜 주목받고 있는 고려대 기계공학부 정석 교수가 스타트업을 꿈꾸는 의사들에게 던진 말이다.

아이디어를 실현시키는데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는 최근 시술발달 트렌드를 봤을 때, 떠오른 아이디어를 실현시키기 위해 누군가에 의지할 것이 아니라 스스로 제품을 만들어보는 시도가 중요하다는 것이다.

고려대 기계공학부 정석 교수는 21일 명지병원에서 열린 HiPex 2019 컨퍼런스(Hospital Innovation and Patient Experience Conference 2019, 하이펙스)에서 ‘미래의사의 단편을 만나다’를 주제로 강연했다.

정 교수는 현재 고려대에서 생체를 구성하는 다양한 장기의 기능과 구조를 모사해 칩 안에 구현한 오간온어칩(Organ-on-a Chip)과 장기유사체로 불리는 오가노이드(organoid)를 활용해 진행 중인 여러 연구활동에 대해 소개하며, 이런 기술들이 의학에 어떻게 연결될 수 있는지 소개했다.

정 교수가 소개한 연구들은 생체조직을 활용해 뇌를 만들고 이렇게 만든 뇌에 역시 인공으로 만든 망막, 신경, 장기 등을 연결시키는 것들이다.

특히 정 교수는 갈수록 동물실험을 통해 의학적 근거 관련 결과물을 얻기 어려워지는 상황에서 생체를 활용해 구현한 오간온어칩이 대안이 될 수 있다고 강조하며, 인공 췌장조직을 만들어 간에 전달해 당뇨병을 치료하는 연구도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정 교수는 “의사들과 수많은 연구를 같이 하고 있지만, 여러 의사들이 ‘돈 좀 벌게 해달라’, ‘회사를 만들고 싶다’는 이야기를 많이 한다”며 “중요한 것은 시작할 때 맨파워, 자금 등인데 이런 것을 지원하는 시스템이 없다”고 말했다.

정 교수는 “그래서 고려대에서는 이런 사람들을 지원하기 위해 파이빌과 엑스게러지라는 시스템을 구축했다”며 “파이빌을 통해 아이디어를 살리고 엑스게러지에서는 실제 제품을 만들어볼 수 있는 시스템”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정 교수는 미래기술을 활용한 아이디어가 있다면 실제 연구실을 찾아 스스로 뭔가를 만들어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정 교수는 “의사들은 잘 모르지만 최근 나오는 대부분의 기술들은 ‘해커톤(hackathon)’을 통해 1박2일이면 만들 수 있다”며 “최근 고려대에서는 일인용 전기자동차 만들기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는데, 이런 기술도 하루면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정 교수는 “의사들은 기술이 계속 발전하고 남들은 다 잘 나가고 있는데, 뭘 해야 하는지 막막해 한다”며 “하지만 모든 기술은 (주변에 있는) 간단한 연구실에서 만들어진다. 생각보다 혼자 할 수 있는 일이 많다”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정 교수는 “인공지능과 새로운 기술들이 있는 미래, 미래의사들이 중요하게 생각해야 할 점은 ‘내손으로 스스로 해보는 것’”이라며 “세포배양, 인공조직 등을 특정 공간에서 스스로 만들어보는 것이 핵심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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