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BsAg 소실 환자에 가능성 있어" vs "NA 치료 중단의 임상적 이득, 불확실"

최근 B형간염 바이러스 s항원(HBsAg)이 소실된 만성 B형간염 환자에서 항바이러스제 치료를 중단하는 것을 놓고 이견이 분분한 가운데, 관련 전문가들이 이에 대한 논의를 진행해 관심이 모아졌다.

지난 21일 부산 벡스코에서 개최된 'The Liver Week 2019 (국제간연관심포지엄)'에는 만성 B형간염 환자에서 항바이러스 치료 중단 가능성을 조명한 국내 코호트 연구 결과 발표 및 찬반 토론이 진행됐다.

이날 서울대학교병원 간연구소 김민석 연구원은 국내 다기관 코호트 연구 결과를 발표하며, 항바이러스제(Nucleos(t)ide Analogue, 이하 NA) 치료로 HBsAg가 소실된 환자에서 NA 치료 중단이 HBsAg 재출현 위험을 더 증가시키지 않는다고 밝혔다.

연구진은 NA 치료로 HBsAg가 소실된 만성 B형간염 환자 318명 중 2개월 이내에 NA 치료를 중단한 139명과 NA 치료를 지속한 137명을 비교 분석했다. 1차 평가변수는 HBsAg의 재출현, 2차 평가변수로는 간암 발생 등이었다.

평균 추적관찰기간인 32.3개월 동안 총 27명(8.5%)에서 HBsAg가 재출현했으며, 7명(2.2%)에서 간암이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출처. 'The Liver Week 2019. Abstract PS 1-1

분석 결과, NA 치료 중단은 HBsAg 재출현의 독립적인 위험인자가 아니었지만, HBsAg 소실 당시 간효소 수치(aminotransferase)가 40 IU/L보다 높았거나, 이전에 2개 이상의 NA 치료력이 있는 경우는 독립적인 위험인자인 것으로 나타났다(Table 1).

또한 NA 치료 중단은 간암 발생에 대해서도 독립적인 위험인자가 아니었지만, HBsAg 재출현(혈청복원)은 간암 발생의 독립적인 위험인자인 것으로 나타났다(Table 2).

즉, NA 치료 중단은 HBsAg의 재출현 및 간암 발생과는 연관이 없었으나, HBsAg의 재출현은 간암 발생 증가와 연관이 있었다는 것이다.

이번 연구 결과에 대해 대한간학회 김강모 홍보이사(울산의대 소화기내과)는 "항바이러스제로 치료한 환자의 혈액검사에서 B형간염이 없어진 경우 약을 중단해도 되는지 근거가 명확하지 않았는데, 국내 7개 다기관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항바이러스제를 중단해도 약제를 유지하는 것에 비해 B형간염 바이러스 재출현 확률이 더 높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며 "B형간염 항바이러스 치료에서 약제 중단을 시도해볼 수 있다는 가능성을 제시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후 진행된 찬반 토론 세션에서 대만 국립대학병원 춘젠 리우(Chun Jen Liu) 교수 역시 특정 환자에서 NA 치료 중단 후 HBsAg 소실률이 증가한 최근 데이터를 언급하며, "일부 만성 B형간염 환자에서는 NA 치료를 중단해볼 수 있겠다"라는 찬성 입장을 보였다.

춘젠 리우 교수는 "흥미롭게도 최근 데이터에 따르면, 바이러스성 항원이 약제 사용 중단 후 숙주 면역계의 노출되면 면역 조절을 일으켜, 일부 환자에서 HBsAg가 소실되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이러한 사건은 NA 치료 중단 3년 후에는 환자의 약 20%에서 발생했다"고 말했다.

특정 환자에서는 NA 치료 중단이 HBsAg의 소실을 유발하며, 치료 중단 기간이 증가하면서 HBsAg 소실률도 증가했다는 것이다.

이어 "특히, HBsAg 소실률은 NA 치료를 받은 환자보다 임상적 재발 후에도 NA 치료를 받지 않은 환자에서 더 높았다"며, "이와 같은 이유로 우리는 NA 치료를 받은 만성 B형간염 환자들은 일정 비율에서 NA 치료를 중단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춘젠 리우 교수는 "NA 치료 중단의 가치와 이로부터 혜택을 받을 수 있는 환자를 정확하게 예측하는 바이오마커를 확인하기 위해서는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하다"고 말해 즉각적인 현실 적용에 대해서는 선을 그었다.

반면 이날 치료 중단 반대 입장을 표명한 울산의대 임영석 교수(서울아산병원 소화기내과)는 "HBsAg가 소실된 환자가 그렇지 않은 환자 대비 간암 발생 및 사망에 있어 유리한 것은 사실이지만, 국내 환자 코호트를 살펴보면 HBsAg 소실률은 연간 0.3%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임영석 교수는 "NA 치료 중단의 아이디어는 HBsAg 소실률의 잠재적인 개선에 집중되어 있다"며 "하지만 NA 치료 중단의 임상적 이득은 불확실하다"고 지적했다.

NA 치료 중단이 통계적으로 더 높은 HBsAg 소실률을 나타내긴 하지만 B형간염 유전자형인 A와 D 외에 아시아인에서 많이 나타나는 유전자형에 대해서는 불만족스러운 HBsAg 소실률을 나타내며, 매우 잦고 엄격한 모니터링을 필요로 하고, 단기 위험으로 급성 간부전 및 그로 인한 사망 위험을 내포하고 있으며, 장기적으로는 지속적인 바이러스혈증으로 인한 간암 및 간경변증 위험에 불확실성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임영석 교수는 "만성 B형간염 치료의 궁극적인 목적은 장기적으로 간경변증, 간암, 조기 사망을 예방하는 것"이라며 "우리는 수많은 연구 결과들을 통해 엔테카비어 및 테노포비어가 거의 모든 환자들에서 치료 반응을 보이며, 심지어 테노포비어는 다약제 내성 환자에서도 바이러스적 반응을 유도하는 것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러한 약제들이 만성 B형간염 환자의 장기 치료에 있어 내성과 안전성 우려를 최소화하며, 대상성 간질환이나 사망에 대한 임상적 결과를 개선시킬 수 있다는 것도 확인했다"고 강조했다.

즉, 대상성 간질환에 따른 현격한 사망 감소와 간암 위험 감소, 간기능 안정화에 따른 삶의 질 개선, 빈번한 모니터링 필요성의 감소 등 NA 치료를 지속함으로써 얻는 임상적 이득이 NA 치료 중단에 따른 잠재적인 이득보다 더욱 확실하다는 것이다.

임영석 교수는 "의사의 첫 번째 책임은 '환자에 위험을 끼치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라며, "HBsAg 소실 등의 중개적인 목표점 달성을 위해 급성 간부전 및 사망 위험과 같은 임상적 결과를 위태롭게 해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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