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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주 진료 시 면허취소에 징역 3년?…醫 “근시안적 해결책”

기사승인 2019.07.10  06:0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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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의협 “음주로 인한 전문적 직업인 처벌 입법례 없어…의사 진료권 및 국민 건강권 침해”

의료인이 술에 취한 상태나 약물을 투약하고 의료행위를 할 경우 그 면허를 취소하고 징역형에 처하는 방안이 추진되자 의료계가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더불어민주당 인재근 의원은 최근 이같은 내용을 담은 ‘의료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 발의했다.

개정안은 의료행위를 하는 의료인과 간호조무사 및 수습 중인 학생 등이 술에 취한 상태나 약물(마약류 및 환각물질)의 영향 등으로 인해 정상적인 의료행위가 어려울 경우 의료행위를 하지 못하도록 하는 게 주 골자다.

이를 위반할 경우 면허취소와 함께 3년 이하 징역이나 3,000만원 이하 벌금에 처하도록 하는 처벌 조항도 담았다.

인 의원은 “최근 모 대학병원 응급실에서 전공의 일부가 당직 근무 중 상습적 음주 진료를 해왔고 이 중 일부는 생후 일주일 된 미숙아에게 적정량의 100배에 달하는 인슐린을 투여해 저혈당 쇼크를 유발했다는 내용의 언론 보도에 사회적 공분이 일고 있다”면서 “이러한 음주 진료행위 문제는 수년전부터 제기돼 왔으며 이는 환자의 생명과 건강에 심각한 위해를 미칠 수 있는 사안인 만큼 직접적인 법률 규제가 필요하다는 각계의 의견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개정안을 통해 정상적인 의료행위가 어려울 경우 의료행위를 하지 못하게 하고 위반 시 면허취소 등으로 처벌, 국민 건강과 생명을 보호하고자 한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대한의사협회는 지난 9일 성명을 통해 “인 의원이 대표발의한 의료법 개정안에 대해 매우 심각한 우려를 표한다”면서 “해당 개정안은 그 제안이유가 특정 우발적 사건에 있다는 점을 감안할 때 사회적 합의 없이 오로지 법제화로만 해결하려는 근시안적인 해결책”이라고 말했다.

의협은 “의료인은 국민의 건강과 생명에 직결되는 일을 하는 전문적 직업인으로거 국가가 법으로 그 자격을 엄격하게 규정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의료인에게 무수히 많은 윤리적 책무를 요구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하지만 이러한 윤리적 책무까지 모두 법으로 규정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고 지적했다.

또 “현행 의료법 제66조제1항제1호에서 ‘의료인의 품위를 심하게 손상시키는 행위를 한 때’라는 의료인의 윤리와 관련된 조항을 두고 위반 시 자격정지를 부과해 의료인을 제재할 수 있도록 규정됨으로써 음주 후 진료행위를 포함한 열거할 수 없는 수많은 윤리적 의무들에 대해 포괄적으로 제재할 수 있는 방안이 이미 마련돼 있다”면서 “그에 따른 처분사례 또한 존재한다”고 설명했다.

특히 “해당 개정안과 같이 ‘음주’로 인해 전문적 직업인을 처벌하는 입법례가 전혀 없으며, 공무원에 관한 일반법인 국가공무원법에도 관련 사례가 전무하다”면서 “그렇다면 과연 해당 개정안과 함께 음주로 인한 국회의원의 의정활동, 공무원들의 공무활동 등 모든 공공성을 띠는 직종에 대해서도 음주에 관한 처벌조항을 새로이 규정할 것이냐”고 반문했다.

아울러 “해당 개정안은 의무 위반 시에 대한 행정처분 및 형사처벌 조항까지 두고 있는 바 그 실현방안에 대한 검토가 반드시 있어야 하지만 ‘술에 취한 상태’에 대한 구체적 기준과 그 기준마련에 대한 사회적 합의가 존재하지 않는다”면서 “설령 그 기준이 도출된다 하더라도 그 제재를 위한 측정행위가 반드시 수반돼야 하는 바, 이는 의료인과 환자와의 관계에 근본적인 장해요소가 될 수 있고 결국 의사의 진료권 뿐 아니라 국민의 건강권을 침해하는 행위로 이어질 소지가 매우 크다”고 우려했다.

나아가 개정안에서 함께 명시하고 있는 약물(마약류 및 환각물질)은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에 의해 엄격히 관리되는 등 이미 강력한 제재가 이뤄지고 있는 만큼 이에 대해 별도로 규율은 필요하지 않다는 게 의협의 생각이다.

또 ‘마약류’와 ‘주류’가 병렬적으로 규정돼 동일선상에서 제재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현 의료법상 동일한 정도의 형사처벌 대상이 되는 행위들은 본질적으로 높은 정도의 고의성 및 영리성이 요구되기에 우발적인 음주행위와 비교할 수 없다는 것이 의협의 지적이다.

이에 의협은 “음주와 관련돼 현행 제도 하에서도 충분히 제재가 가능한 사안을 특정 직업인에게만 규제를 가하고 그 방안에 대해서도 구체적 기준과 사회적 합의에 이르지 못한 해당 개정안에 대해 강력한 반대 입장을 천명한다”면서 “국민의 건강과 안전을 위한다면 협회와 함께 근본적인 해결책을 마련해나가야 한다”고 조언했다.

최광석 기자 cks@docdocdoc.co.kr

<저작권자 © 청년의사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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