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성콩팥병 환자의 투석방식 결정을 위한 ‘공유의사결정’에 대해 들어보셨나요?

공유의사결정(SDM: Shared Decision Making)은 임상 의사결정 모델 중 하나로 당면한 의료문제 및 환자의 선호와 상황, 정보를 의료진과 환자가 종합적으로 검토하여 최종 결정을 합니다.

왜 공유의사결정(SDM)이 중요한 걸까요?

1960년대, 다트머스 대학의 연구자였던 잭 웬버그(Jack Wennberg)는 편도선 제거 수술을 받은 아동들을 연구하던 중 흥미로운 사실을 발견합니다.

A도시에서는 편도선 제거수술을 받은 아동의 비율이 20%에 불과했지만, 근처 B도시에서는 60% 상당이었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편도선 제거 수술을 받은 아동의 비율이 크게 달랐던 이유는, 각 도시의 환자들에게 편향된 정보가 제공된 탓이었습니다.

따라서 환자 삶의 질에 큰 영향을 주는 신장 투석의 경우, 이러한 공유의사결정 과정이 더욱 중요합니다.

이미 미국과 캐나다 등 해외에서는 투석 방식을 결정하기 전에 공유의사결정을 적극 임상에 적용하고 있습니다.

해외에서 공유의사결정을 도입한 결과, 혈액투석과 복막투석 간에 균형 잡힌 선택이 이뤄지고, 치료 방식에 대한 환자의 신뢰와 만족도도 증가했습니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아직도 투석 결정을 미루고 미루다가 응급 혈액투석으로 투석을 시작하는 환자가 많고, 환자를 위한 충분한 사전교육 시간 확보가 어려운 상황입니다. 이로 인해 환자는 정보가 부족한 상태에서 편향된 정보를 얻게 됩니다.

이에 대해 동국대학교 일산병원 신장내과 신성준 교수는 “더 나은 투석 방식 선택을 위해 편향되지 않은 정보를 최대한 주고, 환자가 숙고할 시간도 충분히 제공되어야 한다”며 “이 때 의사는 환자의 올바른 선택을 위한 해석자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버지니아대학 신장내과 미첼 로스너(Mitchell H. Rosner) 교수 역시 “어떤 투석 방식을 선택하느냐에 따라 환자의 라이프스타일이 완전히 달라지기 때문에 기대여명뿐 아니라 환자 삶의 질을 함께 고려한 의사결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이처럼 환자의 삶의 크나큰 변화를 가져오는 투석치료, 공유의사결정(SDM)을 위한 시간은 의료진과 환자에게 매우 중요한 순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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