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의대 감염내과 김연숙 교수, HIV 치료 패러다임 변화에 따른 미충족 수요 강조

"HIV 치료 목표가 바이러스 억제를 넘어 환자의 동반질환 관리 및 삶의 질 개선으로 변화하고 있다."

충남대병원 감염내과 김연숙 교수는 지난 16일 길리어드가 개최한 '빅타비(성분명 빅테그라비르/엠트리시타빈/테노포비르 알라페나미드)' 국내 출시 기자간담회에서 HIV 치료 패러다임 변화를 이같이 전했다.

충남대학교병원 감염내과 김연숙 교수

김연숙 교수는 "'발견 즉시 치료하라'는 HIV 치료 원칙으로 에이즈로 진행하는 환자의 수가 감소했으며, 바이러스 억제 효과가 뛰어난 치료제의 발전은 감염인의 기대수명 연장으로 이어졌다"며 "현재는 항 레트로 바이러스 치료 경험이 있는 HIV 감염인의 중위연령이 48세에 도달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김연숙 교수는 "HIV 환자들이 고령화됨에 따라 만성질환을 동반한 환자 역시 증가하고 있다"며 "때문에 장기적인 관점에서 HIV 치료제의 안전성과 내약성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HIV 치료 목표가 바이러스 억제 효과의 유지를 넘어서 그 이상의 것을 추구할 수 있게 됐다는 것이다.

김연숙 교수는 새롭게 대두된 HIV 치료 분야의 미충족 수요를 설명하며 "HIV 감염은 특정 노화 과정을 압박해 신장질환, 심혈관질환, 간질환, 골질환, 신경질환, 암 등 동반질환의 발생을 가속화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발표 조사 결과에 따르면, HIV 감염인은 비감염인 대비 비교적 젊은 연령에서도 동반질환 발병률이 높게 나타났다.

김연숙 교수는 "특히 과거에 비해 HIV 감염으로 인한 자체 사망률은 감소했지만, 심혈관질환에 의한 사망률은 증가해 2001년 6%에서 2012년 12%로 10여년간 2배 이상 증가했다"며 "HIV 감염 자체가 심혈관질환의 위험 요소"임을 강조했다.

한 예로 심근경색 발생 환자를 대상으로 위험요인을 분석한 연구 결과, ▲연령 증가 ▲당뇨, 고혈압 등 자체 심혈관 위험요인 질환의 동반 여부 ▲흡연 등이 꼽혔는데, HIV 감염 자체가 다른 위험요인 못지 않게 심근경색 위험을 증가시켰다고 했다.

김연숙 교수는 "HIV 감염인은 연령이 증가할수록 치매와 같은 신경계 질환 위험도 증가하는데, 항바이러스 억제 효과가 뛰어난 치료제 개발로 최근에는 알츠하이머성 치매 발생률은 줄어들었지만 장기치료와 환자의 고령화에 따른 신경인지장애 발생은 증가하고 있다"며 "때문에 항레트로바이러스 치료제 선택 시 중추신경계 투과율이 좋은 약제를 선택하는 것도 한 방법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연숙 교수는 "HIV 치료에서는 항 바이러스 치료 효과뿐 아니라 환자의 삶의 질 개선 또한 중요한 이슈"라며 "특히 임상 현장에서 환자를 직접 진료하는 입장으로 말하자면, 아직도 한국은 HIV 감염 환자에 대한 인식에 개선점이 많다"고 지적했다. HIV 감염인에 대한 사회적인 격려와 지원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날 김연숙 교수는 변화하는 HIV 치료 패러다임에 있어 '빅타비'가 가지는 특장점을 소개했다.

환자 고령화에 따라 동반질환이 증가하며 복용해야 하는 만성질환 약제도 많아지는데, 이때 대두되는 문제가 약물상호작용이며, 부스터가 빠진 빅타비의 특성상 다른 약제에 비해 약물상호작용에 대한 우려가 적다는 것이다.

또한 빅타비는 기존 3제요법에 포함된 '테노포비르 디소프록실 푸마레이트(TDF)'에 비해 신기능 및 골밀도 저하 부작용이 적은 '테노포비르 알라페나미드 푸마르산염(TAF)'을 포함함므로써 신질환이나 골질환에 대한 안전성 역시 기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연숙 교수는 "다만 TAF의 경우 TDF에 비해 콜레스테롤 수치를 높이는 경향이 있지만, 신기능 및 골밀도에 미치는 영향을 감안하면 우려할 수준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김연숙 교수는 "또한 빅타비는 최근 중요도가 높아지고 있는 신경인지장애에서도 타 약제 대비 좋은 결과를 나타냈다"며 "빅타비 임상연구에 포함된 PRO(환자보고서)를 살펴보면, 불안장애 등 신경인지장애 이상반응 결과가 대조군 대비 좋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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