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지부, 국방부와 협의 후 일정 공고…대전협 “전공의 의견 묵살, 매우 유감”

2020년도 전문의 자격시험이 2월 3일 시작돼 2월 17일 합격자 발표로 마무리된다.

이에 따라 군의관 대상자들의 입영시기도 2월 중순에서 2월 28일 이후로 조정된다.

보건복지부와 대한의학회는 18일 2020년도 제64차 전문의 자격시험 일정을 공고했다. 필기인 1차 시험은 오는 2020년 2월 3일 진행되며, 실기 및 구술인 2차 시험은 2월 7일부터 13일까지 전문과목별로 진행된다.

전공에 따라 두 그룹으로 나눠서 각각 다른 날 1차 시험을 진행하던 방식도 변경돼 이번부터는 모든 전문과목이 같은 날(2월 3일) 동시에 본다.

2차 시험 일정은 오는 11월경 전문과목 학회별로 홈페이지를 통해 공지될 예정이다.

1차 시험 합격자는 2020년 2월 6일 오후 2시, 2차 시험 합격자는 2월 17일 오후 2시 의학회와 전문의자격시험 홈페이지를 통해 발표된다.

복지부는 최근 전문기자협의회에 전문의 시험 일정에 대해 이같이 설명했다.

이에 전문의의 수련 및 자격 인정 등에 관한 규정에 근거한 전공의 수련연도는 공식적으로 3월 1일부터 익년 2월 28일까지다.

법적으로 전문의시험 응시 자격은 수련과정을 이수한 사람으로 규정돼 있기 때문에 원칙적으로는 2월 28일까지 수련을 해야만 전문의 시험에 응시할 수 있다. 하지만 정부는 군 입대라는 특수항 상황을 고려해 지난 1985년부터 공식적으로 수련이 끝나기 전인 1월 초 전문의 시험을 시행해왔다.

하지만 전공의법 시행으로 전공의 수련시간이 주 80시간으로 축소, 전문의 자격시험 전후로 전공의 수련이 부실해짐에 따라 양질의 전문의를 배출하기 위해 전공의 수련시간 확보 방안 마련이 필요해지자 복지부는 전문의 자격시험 일정 조정을 국방부와 협의해 왔다.

또한 17일에서야 국방부와 협의가 완료돼 평년보다 다소 늦게 2020년도 전문의 시험일정을 공고하게 됐다.

이와 관련 복지부 의료자원정책과 관계자는 “전공의 편의를 위해 변경되는 시험일정을 1년 전에 안내하고자 했지만 국방부와 협의 지연으로 7월 안내된 점에 대해 전공의들에게 양해를 구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에 대해 대한전공의협의회는 매우 유감스럽다는 입장이다.

대전협 이승우 회장은 전문기자협의회와 통화에서 “이런 중요한 시험 일정 변경 공지를 시험을 불과 6개월 앞두고 알린다는 것은 말이 안된다”며 “적어도 1년 전에는 알렸어야 전공의들이 준비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 회장은 “협의와 결정과정이 불가피하게 지연됐다면 굳이 2020년도부터 적용할 것이 아니라 다음 시험부터 적용했으면 됐을 일이다. 일방적인 일정 통보는 매우 유감스럽다”고 했다.

이 회장은 “협의 과정에서 전공의들 의사가 무시된 점도 문제로 지적하고 싶다. 대한의학회와 정부가 협의를 진행하면서 ‘우리가 협의해 날을 정하면 전공의들은 시험보면 되지 않느냐’는 태도를 취했다”며 “전공의 의견을 뭐하러 듣느냐, 필요없다는 식의 의견인데, 이런 태도에 대해서도 강력한 유감을 표한다”고 덧붙였다.

이 회장은 “결정이 났기 때문에 수험생 입장에서는 변경된 날에 맞춰 준비해야겠지만 그 과정이 매끄럽지 않았다”며 “이에 대해 정부와 의학회의 공식 유감표명이 필요하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이 회장은 이번 결정으로 인해 현장 혼란을 막을 수 없다고도 했다.

이 회장은 “시험을 준비하는 4년차들은 주로 한달 전에 근무 스케쥴을 빼고 수험준비에 박차를 가한다”며 “(시험일정 변경에 따라) 이 스케쥴에 변화가 생기는 것인데, 실제 현장 혼란은 4년차가 현장에 얼마나 있느냐에 따라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 회장은 “수험자 개인으로는 향후 진로를 고민하는데 변수가 생길 수밖에 없다”며 “기존 스케쥴에 맞춘 계획들에 차질이 생겨 수정이 불가피하다. 시험결과가 빨리 나와야 진로를 정하고 계획대로 가는데, 이런 부분에 영향을 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전문의 시험 일정 공지가 늦어진데 대해 의학회 박중신 고시이사(서울대병원 산부인과)는 “이미 지난해 11월 기자간담회를 열고 2020년도 전문의 자격시험은 예년보다 한달 정도 늦은 2월초 실시한다고 밝혔다”며 “세부 일정 공지도 예년보다 늦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의학회는 지난해 11월 기자간담회를 열고 군의무장교 훈련기간이 8주에서 6주로 단축되고 입영일자도 2월 이후로 연기되면서 2020년부터 전문의 자격시험을 2월에 실시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관련 기사: 군의무장교 훈련기간 8→6주로…2020년 전문의시험 2월 시행).

박 이사는 또 “두 그룹으로 나눠서 진행되던 1차 시험을 2020년도부터는 하루에 모든 전문과목이 실시하기로 했다”며 “예전에도 1차 시험은 모든 전문과목이 같은 날 진행됐지만 최근 몇 년 동안만 두 그룹으로 나눠서 진행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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