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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급종병 지정기준,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지방-서울 경쟁시키는 꼴"

기사승인 2019.08.16  06:0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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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울산대병원 정융기 원장, 복지부 찾아 상종 지정평가 진료권역 비판…“지역 의료전달체계 망가져”

지난 3주기 상급종합병원 지정평가에서 탈락해 상급종병 지위를 잃은 울산대병원 정융기 원장이 보건복지부를 찾아 평가 기준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

특히 보건복지부가 진료권역 확대를 골자로 한 상급종합병원 지정평가 기준 개선을 검토하고 있는 가운데 부울경으로 묶인 현 진료권역에도 문제가 많다고 주장하며 진료권역 확대에 부정적인 입장을 피력했다.

지정 기준 중 의사수를 점수화해 평가하는 것은 지방과 서울 병원들을 기울어진 운동장에 놓고 경쟁하게 하는 꼴이라는 지적이다.

정 원장은 최근 전문기자협의회와 만나 상급종병 지정 기준에 대한 문제점을 조목조목 지적했다.

우선 정 원장은 울산대병원이 지난 3주기에 상종에서 탈락한 후 울산대병원뿐만 아니라 지역 병원들 전체가 타격을 입고 있다고 주장했다.

정 원장은 “울산대병원이 종합병원이 되고 나니 울산대병원과 나머지 병원들이 동일선상에서 경쟁해야 하는 일이 발생했다. 이런 상황이 지속되자 지역 병원들에서 이렇게는 못살겠다는 이야기가 먼저 나왔다”며 “의료전달체계가 무너지며 의료계 질서가 무너진 것”이라고 말했다.

정 원장은 “다른 종합병원 원장이 위협을 느끼고 대학병원은 대학병원의 길을 가라고 말한다”며 “지역 의료계가 이런 생각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다같이 모여 울산시 상급종합병원 유치 공동 기자회견을 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 원장은 울산대병원이 상종에서 탈락한 후 대학병원이 경증환자를 보는 부작용도 발생했다고 밝혔다.

정 원장은 “상종 탈락 후 입원환자가 줄어들고 암 수술도 줄었는데, 외래진료는 늘었다"며 "어차피 볼 수 있는 외래환자 수가 정해져 있다. 경증외래환자가 많아지다보니 입원이 줄고 입원이 줄어드니 암 수술도 줄어들게 되더라"라고 말했다.

정 원장은 “반면 의무기록을 달라는 환자는 늘었는데 이 환자들이 모두 서울로 간다. 상종 지정기준에서는 부산‧울산‧경남이 한 진료권으로 묶여 있어 울산에 상종이 없으면 중증환자들이 부산이나 경남으로 간다고 생각하지만 현실은 모두 서울로 가고 있다”고 꼬집었다.

정 원장은 “부울경으로 진료권역을 묶은 것 자체가 현실과 동떨어진 기준이라는 것”이라며 “울산의 경우 인구가 100만이 넘는 대도시기 때문에 부울경으로 묶을 것이 아니라 상종이 없어지면 상종을 만들어서라도 지정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 상급종병 지정기준 가운데 의사인력과 교육수련 등의 점수화 부분의 문제점도 지적했다.

정 원장은 “지난 3주기 평가에서 의사인력 점수와 교육점수에서 낮은 점수를 받아 탈락했다. 대학병원이 중증환자를 얼마나 많이 진료했는지 등 직접지표가 아닌 의사인력 등 간접지표에 의해 탈락이 결정된 것”이라며 “이런 기울어진 운동장을 똑바로 해야 한다”고 밝혔다.

정 원장은 “이런 내용들을 복지부에 이야기를 해서 복지부도 충분히 알고 있다"며 "하지만 인지하고 있다 등 모호한 답변만 받았다”고 답답함을 토로하기도 했다.

마지막으로 정 원장은 “상종 지정 원칙에 충실해야 한다. 상종을 지정하는 이유는 경증은 1~2차기관에서 중증은 3차기관에서 진료하기 위함”이라며 “이런 전달체계는 지역 거점병원을 육성해 해결해야 한다. 이런 원칙에 맞게 판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정 원장은 “평가기준 개선 시 현장 목소리를 많이 듣는다고는 하지만 여러 목소리가 섞여 있을 것”이라며 “여러 주장 중 옥석을 가리는 것이 복지부가 해야 할 일이며 원칙에 맞게 현명한 정책을 추진해주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한편 2021년부터 적용되는 4주기 상종 지정평가를 앞두고 기준 마련에 골몰하고 있는 복지부는 이달 말 설명회를 개최해 현장 의견을 청취할 예정이다.

특히 이번 4주기 상종 지정평가에서는 서울의대 의료관리학과 김윤 교수가 진료권역 확대를 전제로 한 상급종합병원 확대 방안 적용이 초미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김 교수는 복지부가 의뢰한 4기 상종지정기준 개선방안 연구를 통해 국민들이 질병 발생 후 2시간 이내 상종을 이용하기 때문에 이를 고려해 현재 10개인 진료권을 20개로 확대할 필요가 있으며, 이에 따라 상종 수도 늘려야 한다는 연구결과를 냈다.

현재 상종 지정기준에서 활용하고 있는 진료권은 ▲서울권 ▲경기 서북부권 ▲경기 남부권 ▲강원권 ▲충북권 ▲충남권 ▲전북권 ▲전남권 ▲경북권 ▲경남권 등 10개 권역인데, 김 교수는 진료권을 늘려야 하는 대표적인 곳으로 부울경을 꼽은 바 있다.

곽성순 기자 kss@docdocdoc.co.kr

<저작권자 © 청년의사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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