링컨로펌, 오는 31일까지 소송 참여자 모집…“피해자 구제 위해 추진”

엘러간의 인공유방보형물을 이식한 후 희귀암이 발생한 환자가 국내에서도 처음 확인된 가운데 문제의 제품을 이용한 사람들이 집단 소송을 준비하고 있어 주목된다.

집단 소송은 법무법인 링컨로펌이 주도하고 있다. 링컨로펌은 오는 31일까지 참여자를 모집해 9월에는 1차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할 계획이다. 대상은 한국엘러간(대표이사 김지현)이 아닌 엘러간 본사다.

소송 참여자는 문제가 된 엘러간의 거친 표면 유방보형물인 ‘BIOCELL Textured’를 이식한 사람들이다.

이 제품을 이식한 후 면역체계와 관련된 희귀암인 유방 보형물 연관 역형성 대세포 림프종(Breast Implant Associated - Anaplastic Large Cell Lymphoma, BIA-ALCL)이 발생했다고 신고된 사례가 미국 152건, 호주 82건, 프랑스 59건, 영국 42건 등이다.

국내에서도 지난 16일 BIA-ALCL 환자가 보고됐다. 40대 여성인 이 환자는 7~8년 전 유방 보형물 확대술을 받았고 최근 한 쪽 가슴에 붓기가 심하게 발생해 병원을 방문했고 지난 13일 BIA-ALCL로 최종 진단됐다.

포털사이트 네이버에 개설된 '엘러간 피해자 집단소송 카페'

링컨로펌은 포털사이트 네이버에 ‘엘러간 피해자 집단소송 카페’를 개설해 참여자를 모집하고 있다. 16일 현재 카페에는 420명이 회원으로 가입했으며 이들 중 상당수가 소송 참여를 확정했다고 밝혔다.

링컨로펌은 소송에 대한 문의도 이어지고 있어 참여 인원이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집단소송에 관심을 보이는 사람들 중에는 문제의 보형물로 유방재건수술을 받은 유방암 환자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바른미래당 최도자 의원에 따르면 지난 2015년 4월부터 올해 6월까지 건강보험 적용을 받아 유방재건수술을 받은 유방암 환자는 1만3,336명이며 이들 중 5,763명(43.2%)은 문제가 된 엘러간의 보형물을 이식받았다(관련 기사: 유방암 환자 5700여명, 희귀암 유발 보형물로 유방재건술 받아).

링컨로펌 이승준 변호사는 본지와 통화에서 “유방보형물의 위험성과 관련해 관심을 갖고 있던 중 최근 엘러간 유방 보형물 시술 피해자들이 소송을 의뢰해 왔다”며 “피해자들이 더 많이 존재할 것으로 보고 이들이 간편한 절차와 저렴한 비용으로 소송에 참여해 구제를 받을 수 있도록 집단소송을 추진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 변호사는 “유방암 환자였던 어머니가 엘러간 제품으로 유방재건수술을 받았다며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 대해 문의해 온 경우도 있었다”고 했다.

이 변호사는 “시술 기록을 입증할 자료는 준비하는데 시간이 걸린다는 사람들이 많다”며 “오는 31일까지 1차 참여자를 모집해 9월 중 소송을 제기할 계획이다. 소송에 참여하겠다는 사람이 추가로 모집되면 2차 소송도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국내 최초 BIA-ALCL 환자가 발생하자 문제의 제품을 이식한 사람들 사이에 불안감이 커지면서 온라인에서 정보를 공유하는 피해자 모임도 생겼다.

‘엘러간 가슴보형물 사태 대책위원회’라는 온라인 카페에는 제거 수술을 받아야 하는지 고민이라는 글과 피해 보상을 위한 소송을 제기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글 등이 올라오고 있다.

포털사이트 네이버에 개설된 '엘러간 가슴보형물 사태 대책위원회' 카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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