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CA 변이 여부 상관없는 진행성 난소암 1차 치료 유지요법 놓고 경쟁 심화

난소암 치료제 시장을 둘러싼 PARP억제제들의 경쟁이 한층 더 치열해지고 있다.

아스트라제네카의 '린파자(성분명 올라파립)'가 PARP억제제 중 세계 최초로 진행성 난소암 치료에 허가를 받은 후, 화이자 '탈제나(성분명 탈라조파립)'와 클로비스 온콜로지 '루브라카(성분명 루카파립)', GSK '제줄라(성분명 니라파립)' 등이 속속 미국과 유럽 등에서 허가를 받으면서 경쟁가도에 뛰어들었다.

특히 난소암 2차 치료 유지요법으로만 허가를 받았던 '제줄라'가 최근 3상 임상인 PRIMA 연구를 통해 BRCA 변이 여부와 상관 없이 진행성 난소암 1차 치료 유지요법에 효과를 입증하며 '린파자'의 강력한 경쟁자로 떠올랐다.

'제줄라'는 난소암 환자의 약 15%만을 차지하고 있는 BRCA 변이 환자 외 나머지 85% 환자에서도 사용 가능한 유일한 PARP억제제이기 때문에, 1차 치료 유지요법 적응증 확대 시 '린파자'를 위협하는 품목으로 성장할 수 있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분석이다.

이런 가운데 아스트라제네카는 지난 14일(현지시각) '린파자'의 새로운 3상 임상인 PAOLA-1 연구 결과의 탑라인을 발표하며, 1차 치료 유지요법에서 BRCA 변이 여부와 상관없이 '린파자' 사용 가능성을 시사했다.

PAOLA-1 연구는 새로 진단 받은 진행성 난소암 중 백금기반 화학요법과 '아바스틴(상분명 베바시주맙)' 병용 1차 치료에 반응을 보인 환자에서 유지요법으로 아바스틴과 린파자 병용을 아바스틴 단독 요법과 비교 평가한 연구다.

아스트라제네카는 해당 연구의 치료 반응군(intent-to-treat, ITT)에서 린파자와 아바스틴 병용이 아바스틴 단독 대비 무진행생존기간(progression-free survival, PFS)에 통계적으로는 물론 임상적으로 유의미한 개선을 보였다고 밝혔다.

아스트라제네카의 종양분야 연구개발부서 호세 바셀가(Jose Baselga) 부사장은 "이번 연구 결과는 진행성 난소암 환자의 표준 치료요법인 '아바스틴'에 '린파자'를 추가할 때 명백한 잠재적 혜택이 있음을 입증한 것"이라며 "난소암 1차 치료 옵션으로서 린파자가 SOLO-1 연구에 이어 PAOLA-1 연구에서도 긍정적인 결과를 보인 만큼, 가능한 한 빠른 시일 내 전 세계 규제기관과 해당 결과를 논의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같은 진행성 난소암 1차 치료 유지요법 효과 연구지만, 린파자의 PAOLA-1 연구와 제줄라의 PRIMA 연구는 큰 차이점을 가지고 있다.

제줄라가 단독요법으로서 위약과 비교해 효과 및 안전성을 평가했다면, 린파자는 아바스틴과의 병용으로 아바스틴 단독요법과 비교 평가했다는 점이다.

아스트라제네카의 종양사업부 그레그 로시(Greg Rossi) 부사장은 미국 내 한 언론사를 통해 PAOLA-1 연구가 '아바스틴'을 근간으로 임상 디자인이 설계된 것에 대해 두 가지 이유를 들었다.

첫째는 '아바스틴'이 유럽을 포함한 많은 국가에서 이미 표준 치료요법으로 사용되고 있다는 점이고, 둘째는 PARP억제제와의 병용이 특히 비 BRCA 환자에서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GSK 최고과학책임자(Chief Scientific Officer, CSO)이자 연구개발사업부 사장인 할 바론(Hal Barron) 박사 역시 2분기 실적 보고서에서 이에 대한 반론을 제기했다.

'제줄라'의 판권은 한국, 일본, 대만, 러시아, 호주는 다케다제약이, 그외 글로벌 시장은 GSK가 보유하고 있다.

바론 박사는 보고서를 통해 린파자와 아바스틴 병용에 따른 독성 문제와 추가되는 비용의 문제, 그리고 미국에서는 아바스틴 요법이 표준 치료요법으로 확립되어 있지 않다는 점을 지적했다. 그는 난소암 환자의 약 25%만이 아바스틴을 1차 치료 유지요법에 사용한다고 했다.

린파자와 제줄라의 시장 주도권 싸움이 본격화 되면서 향후 경쟁은 한층 치열해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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