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단, 건강보험 빅데이터 분석결과 발표…"올바른 약물이용지원 강화 필요"

만성질환을 앓고 있는 고령인구가 증가함에 따라 65세 이상 노인 10명 중 5명은 5개 이상의 약물을 복용하고 있으며, 5개 이상 다제약물 복용 노인에서 사망위험이 25%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은 전국민 건강보험 빅데이터를 활용해 ‘국민건강보험 자료를 이용한 다제약물(Polypharmacy) 복용자의 약물 처방현황과 기저질환 및 예후에 관한 연구결과’를 20일 공개했다.

공단은 만성질환 및 복합질환 등의 증가로 여러 개 약물을 동시에 복용하는 노인이 늘어남에 따라 5개 이상 약물을 동시에 처방받은 노인의 현황을 파악하고 다제약물 처방이 입원 및 사망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했다.

연구는 65세 이상 노인 중 2012년 1월부터 12월까지 1년 간 약물 처방기간이 270일 이상으로 입원하지 않은 300만7,620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대상자 중 5개 이상 다제약물을 처방받은 다제약물군은 46.6%(140만1,449명)로, 4개 이하의 약물을 처방받은 대조군에 비해 부적절 처방률이 3배 이상 높았다.

4개 이하 약물을 처방받은 대조군의 부적절 처방률은 13.8%인 반면 5개 이상 약물을 복용하는 다제약물군의 부적절 처방률은 47.0%로 33.2%p 차이가 났다.

(자료제공: 공단)

기저질환에 따라 다제약물 처방률의 차이도 보였다. 다제약물 처방률은 급성심근경색 동반 시 80.1%(4만6,084명)로 가장 높았고, 심부전증(74.2%), 반신마비(73.6%), 만성콩팥병(73.5%) 순이었다.

대상자를 2013년부터 2017년까지 5년 동안 추적한 결과 처방약물 개수에 따른 입원 및 사망 위험이 증가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다제약물군은 대조군에 비해 입원 및 사망 위험이 각각 18%, 25% 더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다제약물군 중에서도 처방약물 개수가 증가할수록 입원, 사망 위험이 높아졌다. 약물을 11개 이상 처방받은 복용군은 2개 이하 복용군보다 입원 및 사망위험이 각각 45%, 54%까지 증가했다.

이에 공단은 다제약물 복용의 부작용을 줄이기 위해 만성질환 범위와 대상자를 넓혀 ‘올바른 약물이용 지원 시범사업’을 확대 추진하겠다는 방침이다.

공단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만성질환 범위와 서비스 대상자를 13개 질환 3,000명으로 대폭 넓혔으며, 대상자의 사회·경제·임상적 특성을 고려해 우선순위 대상자를 선정하고 있다.

더불어 서비스 효과를 높이기 위해 의사-약사 간 긴밀한 협업이 필요하다고 판단, 서울시의사회와 업무협약을 체결해 의사회 주도로 의사-약사-공단이 협업한 서비스를 개발하고 있으며, 올해 9월부터 시범 운영할 계획이다.

대상자가 의원을 방문하면 의사는 대상자의 약물복용 상태를 파악해 대상자가 이후 3개월 간 가정방문 또는 의원·약국을 내원해 지속적으로 서비스를 제공받도록 하겠다는 방침이다.

공단 강청희 급여상임이사는 “이번 연구를 통해 노인환자의 빈번한 다제약물 복용은 부적절 약물사용 빈도를 높이고 결과적으로 입원 및 사망 위험 증가와 연관성이 있음을 알게 됐다”며 “전문가가 참여하는 올바른 약물이용지원 시범사업을 확대해 대상자의 건강수준 향상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강 이사는 “특히 올해는 지역 의사회가 참여하는 사업이 병행돼 약물이용지원 서비스의 실질적인 개선이 기대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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