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넨바이오, 이종장기 이식 원스톱 플랫폼 청사진 제시

제넨바이오가 이종장기이식 분야에 정식으로 출사표를 던졌다.

제넨바이오 김성주 대표는 21일 서울 중구 더플라자 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무균 미니돼지에서 나오는 조직이나 세포, 장기를 환자들에게 제공하는 것이 제넨바이오의 꿈"이라고 밝혔다.

제넨바이오는 전자제품 부품 등을 제조하던 '태양기전'이 모태다. 2017년 폐기물 처리업체 '공감이앤티', 2018년 영장류 전문 비임상 시험대행업체(CRO) '에이피알랩'을 차례로 인수하며 바이오·환경 사업으로의 진출을 꾀했다. 이에 맞춰 사명도 변경됐다.

제넨바이오 김성주 대표이사

이후 지난 4월 김성주 전 삼성서울병원 장기이식센터장을 신임 대표이사로 선임한 데 이어 7월 박정규 바이오이종장기개발사업단장을 사외이사로 선임하는 등 이종장기이식 전문 기업으로 나아가기 위한 준비를 이어갔다.

김성주 대표는 35년간 이식외과 전문의로서 신장 이식만 2,500례 이상을 달성했다. 간절하게 이식을 기다리는 환자와 가족들을 지켜보며 장기부족 문제를 직접 해결하기 위해 이종장기 개발에 뛰어들었다.

김 대표는 "더 이상 이종장기 개발을 지체할 수 없는 상황이라는 판단이 들던 중 오래 연구를 함께해 온 제넥신 성영철 회장의 소개로 제넨바이오 대표로 오게 됐다"며 "저뿐만 아니라 10년 이상 영장류 시험 및 이식을 진행해온 40여명의 동료들이 이종장기 이식의 꿈을 실현하기 위해 함께 제넨바이오로 이동했다"고 말했다.

박정규 사외이사가 단장으로 이끌어온 바이오이종장기개발사업단도 제넨바이오와 손을 잡았다. 돼지 췌도 및 각막을 사람에게 이식하기 위해 2004년부터 무균 돼지 개발 및 임상 플랫폼을 구축해온 사업단은 당초 사업 종료 시점이 지난 5월이었으나 임상 허가를 받는 과정이 지연되면서 기간이 1년 연장됐다. 사업은 연장됐지만 연구비는 더 이상 지원되지 않는 상황이었다. 이에 사업단은 제넨바이오와 공동으로 연구를 이어가기로 협약을 맺게 됐다.

박 사외이사는 "이종장기 이식을 사업화하는 노력을 제넨바이오와 공유했고, 함께 연구 중인 기술을 상용화하는 데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사업단의 기술을 바탕으로 제넨바이오는 돼지 췌도 및 각막 이식 임상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돼지 췌도를 당뇨 환자에게 이식하는 임상은 지난해 국제이종이식학회 윤리위원회 심의를 거쳐 임상연구심의위원회(IRB) 승인을 획득했고, 식품의약품안전처 최종 승인을 목전에 두고 있다.

박 사외이사는 "올해 말 혹은 내년 초 유전자 조작 미니돼지 췌도를 사람에게 이식하는 임상을 진행할 수 있을 것 같다"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중증 당뇨 환자의 경우 췌도 이식이 거의 유일한 치료법이지만 췌도 수급이 원활히 되지 않는 탓에 대기 기간만 평균 8년이 소요된다. 이 과정에서 합병증으로 사망하는 환자가 늘어나고 있다.

이 때문에 돼지 췌도 이식이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돼지 췌도는 인간의 것과 비슷하고, 면역학적으로 장점이 많아 동종 이식보다 부작용이 적은 것이 큰 장점으로 꼽힌다. 또한 쉽게 번식할 수 있어 수급이 용이하다.

제넨바이오는 돼지를 이식할 때 생길 수 있는 부작용을 없애는데 주력하고 있다. 면역학적 장벽은 유전조작(형질전환) 돼지 및 면역억제제를 통해 해결했으며, 무균돼지로 동물원성 감염증 우려를 없앴다. 돼지 내인성 바이러스 등 잠재적 우려는 유전자 편집 기술을 통해 해소할 예정이다.

아울러 제넨바이오는 약 1만3,000여평 규모의 이종장기 연구시설인 제넨코어센터(GCC)와 형질전환 돼지 양산시설 및 GMP 등급의 이종장기 제조시설 등을 갖춘 제넨형질전환센터를 오는 2020년까지 완공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이종장기 개발부터 이식까지 가능한 원스톱 플랫폼을 구축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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