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밀의료 병원정보시스템’ 개발돼 고대의료원 산하 병원 시범적용
P-HIS사업단장 이상헌 교수 “맞춤형 치료하려면 빅데이터 중요”

병원별로 흩어져 있는 의료정보를 ‘쓸모 있는’ 빅데이터로 만들어 활용할 수 있도록 클라우드 기반 공유 시스템을 구축하는 작업이 마무리됐다. 이 시스템은 조만간 고려대의료원 산하 3개 의료기관에 시범 적용될 예정이다.

정밀의료 병원정보시스템(P-HIS) 개발사업단장인 고대안암병원 이상헌 교수는 병원마다 개별적으로 의료정보시스템을 구축하지 않고 이번에 개발한 시스템을 사용하면 그 비용을 5분의 1로 줄일 수 있다고 했다.

특히 흩어져 있는 의료정보를 클라우드로 공유하면 ‘질 좋은 빅데이터’를 생산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 교수는 지난 21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2019 국제 병원 및 의료기기 산업박람회(K-Hospital Fair 2019)’에서 P-HIS 개발 현황을 소개하며 이같이 말했다. 이번 사업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보건복지부가 추진하는 국가전략 프로젝트다.

정밀의료 병원정보시스템(P-HIS) 구성도(이상헌 교수 발표 자료)

P-HIS 사업단은 병원 특성에 따라 선택해서 사용하도록 시스템을 모듈화했다. 진료, 원무, 진료지원 등 24개 필수모듈과 중환자, 분만실, 신생아실 등 14개 선택모듈을 개발했다. 또 국내 병원들이 사용하는 용어와 코드를 분석해 국제 표준용어·코드를 기반으로 3만7,000여개로 표준화했다.

병원들이 정보를 공유할 수 있도록 클라우드 환경을 구축하고 개인정보보호 체계를 수립했다. 의료정보 보호 관련 국제 인증 ISO27799도 획득했다.

이 교수는 “세계는 헬스케어 데이터 전쟁 중이다. 인공지능(AI)을 트레이닝하고 AI 닥터의 수준을 결정하는 건 얼마나 좋은 데이터를 활용하느냐에 달렸다”며 “우수한 정보를 모으는 게 중요하다. 하지만 현재 우리는 병원마다 쓰는 프로그램이 달라서 정보를 공유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 교수는 “AI 시대에 환자 맞춤형 치료를 하려면 빅데이터를 만들어야 한다. 빅데이터를 만들려면 클라우드에 정보를 올리고 공유하는 게 가장 좋은 방법”이라며 “병원들이 표준화된 시스템을 사용하면 병원 한 곳이 10년 동안 모아야 하는 데이터를 10개 병원이 1년 만에도 모을 수 있다. 그리고 세계적으로 앞선 빅데이터를 만들 수 있다”고 강조했다.

정밀의료 병원정보시스템(P-HIS) 개발사업단장인 고대안암병원 이상헌 교수는 지난 21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K-Hospital Fair 2019’에서 P-HIS 개발 현황을 소개했다.

개발된 P-HIS는 고대안암병원, 고대구로병원, 고대안산병원에 우선적으로 시범 적용되며 내년에는 1,000병상 규모인 상급종합병원으로 확대할 계획이라고 했다.

이 교수는 “국공립병원과 주요 상급종합병원이 함께 하면 세계적으로 경쟁력 있는 빅데이터를 만들 수 있다”며 “병원들이 저마다 의료정보시스템을 구축해 사용하는 것보다 유지보수비도 적게 든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클라우드 기반 병원정보시스템을 사용하면 비용이 많이 준다. 고대의료원 산하 병원 시스템 구축 비용이 기존 방식으로는 350억~500억원 정도 예상됐지만 클라우드를 활용한 이번 시스템 구축에는 170억원이 들었다”며 “그 이후 비용이 더 낮아져 55억원 정도면 된다. 더 많은 병원들이 참여하면 그 비용은 더 떨어질 것”이라고 했다.

이 교수는 이어 “비용보다 더 중요한 건 병원끼리 시스템을 공유하면서 세계적으로 경쟁력 있는 빅데이터를 만들어 내는 것”이라며 “싱가포르는 이미 2년 전부터 클라우드 시스템을 구축했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4차 산업혁명은 기회이자 위험이다. 재도약할 수 있는 기회를 놓치면 쇠퇴할 수밖에 없다. 자칫 중국에도 역전당할 수 있다”며 “우리나라 임상 수준은 세계적이다. 우수한 인력이 몰려 있다. 하지만 개인정보보호법 등 규제 개혁에서 뒤처진 면이 있다”고 지적했다.

21일부터 23일까지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리는 K-Hospital Fair 2019에는 ‘정밀의료 P-HIS’을 소개하는 정밀의료병원정보시스템 특별전이 마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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