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울증 치료제로 개발하다 불면증 부작용 발견 후 재개발
지난해 유럽에도 허가 신청…연내 시판허가 승인 기대 

SK바이오팜이 개발해 미국 JAZZ사에 라이센스 아웃한 기면증 치료제 수노시(Sunosi, 성분명 솔리암페톨)는 개발에 한 차례 실패했던 약물이었다?

지난 21일 오송첨단의료재단 C&V 센터에서 열린 ‘한국식품의약품안전평가원-미국약물정보학회 워크숍’에 ‘CNS약물 개발에서 비임상시험 전략’을 주제로 발표에 나선 SK바이오팜 박정신 임상개발실장은 기면증치료제인 수노시의 개발 과정에 대한 이야기를 공유했다.

수노시는 국내 제약사가 개발해 미국 FDA로부터 허가받은 최초의 중추신경계(CNS)약물이다.

SK바이오팜이 개발해 1상 임상까지 완료한 기면증 치료제로 지난 2011년 수면장애 치료 전문 회사인 미국 재즈사가 글로벌 시장에 대한 상업화 권리를 계약을 맺었다.

재즈사는 3상 임상 데이터를 토대로 올해 3월 미국 FDA로부터 시판허가를 받았고, 7월 8일에 미국 시장에 제품을 발매했다. 지난해 유럽의약품청(EMA)에 시판허가승인을 신청한 상태로 연내 허가승인에 대한 기대감이 높은 상태다.

박 실장은 “수노시는 SK바이오팜이 발굴해 개발한 약물로 원래 우울증치료제로 개발해 다국적제약사에 기술수출을 했었다. 하지만 임상시험을 실시하다 우울증치료제로 개발이 어렵다고 판단돼 우리한테 되돌아 온 약이었다”고 했다.

SK바이오팜은 1상까지 끝낸 수노시를 지난 2000년 글로벌 제약사 존슨앤드존슨에 기술수출했다. 하지만 임상시험에서 효과를 확인하지 못해 계약이 파기됐다.

박 실장은 “회사 입장에서는 본격 임상시험에 돌입하기 전에는 비임상 데이터를 토대로 의사결정을 하게 된다. 각 임상단계마다 비용 등이 많이 투자되기 때문이다. 당시 우울증치료제 개발에 실패한 수노시의 데이터를 보다보니 불면증 부작용이 나타난 것을 확인했다. 내부적으로 포트폴리오 미팅을 하면서 이 약을 어떻게 살릴 수 있을까를 고민했다”고 했다.

내부 회의를 거듭한 끝에 수노시의 적응증을 폐쇄성 수면무호흡증 환자의 주간졸림 예방 및 기면증 치료제로 바꿔 개발하기로 결정했고, 임상데이터 등을 정리해 제3의 파트너를 찾았다. 그곳이 바로 수노시 개발파트너인 재즈 사다.

박 실장은 수노시 허가 과정에서 미국 FDA에 제출한 오남용(Abuse) 자료 등에 대한 정보도 공유했다. FDA가 CNS계열 약물의 오남용에 대해 엄격하게 검토하기 때문이다.

그는 “CNS계열 약물을 개발한다면 NDA과정에서 FDA에 오남용에 대한 자료를 반드시 제출한다고 봐야 한다. 우리나라는 향정신성의약품 하나의 카테고리로 관리하지만 미국은 5가지로 분류한다. 1등급일수록 오남용 가능성이 높고 4,5등급은 상당히 약한 수준이라고 본다. 암페타민의 경우 2등급이다. 수노시는 4등급을 받았다. 내부에서 데이터를 봤을 때 암페타민보다 오남용 가능성이 현저히 낮았기 때문에 5등급을 받을 수도 있지 않을까 기대했지만 FDA가 보수적으로 판단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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