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윤리연구회 “비윤리적 방법으로 의사되면 의사 집단의 윤리성에도 손상”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딸이 고등학교 2학년 때 참여한 논문으로 고려대학교와 부산대의학전문대학원에 입학한 것을 두고 부정입학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이를 비판하는 의사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대한의사협회가 조국 후보자의 딸을 논문 제1저자로 올린 단국의대 장영표 교수를 중앙윤리위원회에 회부하기로 결정한 데 이어 의료윤리학자들이 이번 사태로 의사들의 집단 윤리성에 손상이 가서는 안된다면서 철저한 검증을 촉구하고 나선 것.

의료윤리연구회(회장 김윤호)는 22일 성명서를 내고 “조 후보자의 딸이 의과대학 교수의 지도하에 고등학교 2학년 때 연구실에서 2주간 인턴을 하고 유수의 의학저널에 제1저자로 올린 이 사건은 논문을 작성하는 많은 의사들과 연구자들을 분노케 하고 있다”며 “고교 재학 중인 학생이 의과대학의 연구실을 찾아 연구를 돕고, 영어로 논문을 작성하는 데 노력한 사실을 폄훼할 생각은 없지만 논문의 제1저자가 되기 위한 조건을 충족했다고 할 수 없다”고 밝혔다.

연구회는 우선 “제1저자는 논문 초안과 연구에 가장 많이 기여한 자를 말한다”면서 “그러나 해당 논문의 지도교수 본인이 시인했듯이 2주간 인턴으로 지낸 학생의 논문에 대한 기여도는 충분하지도 않고 적절하지도 않다”고 강조했다.

연구회는 “지도교수가 비윤리적 방법으로 제1저자를 정하는 관행을 방관한다면 제2, 제3의 피해자가 지속적으로 양산될 것”이라며 “특히 비윤리적인 방법으로 대학 전형을 통과한 자가 의사가 된다면 의사 전체 집단의 윤리성에 손상이 온다는 것을 걱정하지 않을 수 없다”고 했다.

이에 연구회는 “최선을 다해 조양의 저자권(authorship) 논쟁을 철저히 검증해 주기를 바란다”면서 “이번 기회에 출판 윤리가 올바로 세워져 더 이상 대한민국의 학계가 국제적으로 부끄러운 일을 겪지 않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또한 “의대 연구실의 결과물을 개인의 대학입시 도구로 전락시켜 전문직윤리를 훼손한 동료를 공정하게 판단해 주기를 바란다”면서 “의사들의 뼈를 깎는 자율 정화가 도덕성이 무너진 이 사회를 바르게 세우는 힘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저작권자 © 청년의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