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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역항암제 '여보이·옵디보' 개발자가 말하는 혁신신약이란?

기사승인 2019.09.10  06:0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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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BMS 항암제 개발 책임자 나무니 박사, "면역항암제는 젊은 약물 더 많은 연구 필요"

면역항암제의 등장은 암 치료 패러다임의 전환을 불러오며 의학적, 사회적으로 큰 반향을 일으켰다. 기존 항암제 대비 뛰어난 치료료과와 적은 부작용으로 치료 옵션이 제한적이던 특정 암종에서 괄목할 만한 치료성과를 나타내며, 작년에는 면역항암제의 원리를 발견한 미국의 제임스 P. 앨리슨 교수와 일본 쿄토대 의과대 혼조 다스쿠 교수가 '2018 노벨생리의학상'을 수상하는 영광을 안기도 했다.

아이큐비아(IQVIA) 보고서에 따르면, 글로벌 면역항암제 시장은 지난 2013년 8억8,300만 달러에서 지난해 193억2,600만 달러로 5년간 22배 가량 급증하는 등 이 시장은 계속해서 발전할 전망이다.

BMS는 최초의 면역항암제인 CTLA-4 억제제 '여보이(성분명 이필리무맙)'와 오노약품공업과 공동개발한 PD-1 억제제 '옵디보(성분명 니볼루맙)'를 보유한 면역항암제 시장의 개척자로, 특히 최근에는 세엘진과의 합병을 통해 '기적의 항암제'라 불리는 'CAR-T 세포 치료제' 개발까지 아우르는 등 향후 리딩 포트폴리오를 앞세워 종양학에서의 입지를 더욱 공고히 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이에 본지는 '여보이'와 '옵디보'의 개발을 주도한 BMS 항암 개발부문 책임자 푸아드 나무니(Fouad Namouni) 박사를 만나 BMS의 혁신 신약 개발 노하우, 면역항암제의 향후 과제 및 세엘진 합병을 통한 BMS의 향후 주력 연구개발 분야 등에 대해 들어봤다.

한편, 푸아드 나무니 박사는 지난 5일 보건복지부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공동 주최한 '2019 서울바이오이코노미포럼'에 강연자로 초청돼 방한했다.

-'여보이'와 '옵디보'의 개발을 주도했다고 들었다. 어떻게 이 두 면역항암제를 세계 최초로 출시할 수 있었는지 배경이 궁금하다.

BMS 항암 개발부문 책임자 푸아드 나무니 박사

BMS에 입사했던 1999년경, 이미 사내에는 면역체계를 활용한 암 치료에 대한 연구를 지속적으로 진행해온 팀이 있었다. BMS는 오래전부터 암 치료를 위해 새로운 혁신이 절실하다고 생각하고 있었고 꾸준히 매달려온 팀이 있었기 때문에, PD-1과 CTLA-4를 발견했을 때 치료제 개발에 뛰어들도록 경영진을 설득할 수 있었다.

BMS는 면역항암제 분야에서 '옵디보' 탄생 이전부터 다년간 연구를 진행해온 덕분에 이미 다양한 지식과 노하우가 축적된 상황이었다.

'옵디보'는 예전에 진행해온 개발 과정과는 다르게 다양한 암종에 적응증을 받을 수 있도록 동시에 연구개발을 진행했다. 우리가 세운 가설은 면역체계를 강화해 암종에 상관없이 암을 공격하는 것이었고, 해당 메커니즘은 'CheckMate-003' 임상시험을 통해 흑색종, 폐암, 신장암에서 잠재적인 생존 혜택을 보여주었다.

사실 향후 신약으로 상용화될 가능성이 불확실한 상황에서 초반에 막대한 투자를 하는 것은 위험하다. 하지만 BMS는 '옵디보'가 이미 그 어떤 약제를 사용해도 반응이 없었던 환자의 1/3에서 반응을 보였기 때문에 '과학이 뒷받침하는 한 가장 넓은 범위에서, 가장 빠르게 약제를 개발하는 것이 옳다'라는 생각으로 과감한 전략을 도입했다. 그리고 결국 그 결정은 환자에게도, 회사에게도 긍정적인 결과로 돌아왔다.

-면역함암제의 당면 과제 중 하나가 반응률을 높이는 것이다. 해결을 위해 어떤 노력이 진행 중인가.

세 가지로 정리하면, 첫 번째는 '병용요법'이다. 여러 암종들을 대상으로 항암화학요법이나 다른 면역관문억제제, 혹은 다른 분야의 치료제와의 병용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있다. 가령 '옵디보'와 '여보이'의 병용요법은 다양한 암종에서 늘 단독요법보다 좋은 효과를 보였다. 하지만 그것으로 충분하다고는 할 수 없다.

두 번째는 중개의학연구로 BMS가 2~3년전부터 많은 투자를 하고 우선순위를 높이고 있는 분야다. 반응률이 불충분한 환자들에 대한 이유를 파악하려면 바이오마커 개발이 필요한데, 반응률 개선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

세 번째는 PD-1 항체 내성과 관련된 연구다. 내성은 1차/2차 내성 등 두 가지로 구분 가능한데, 1차 내성은 처음부터 반응이 없는 환자들, 2차 내성은 PD-1 면역관문억제제로 어느 정도 치료를 받다가 반응이 떨어지는 경우다. 내성 문제는 미국 매사추세츠주 캠브리지에 있는 BMS 연구소의 많은 연구자들이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 부분이다. 내성을 극복할 바이오마커와 병용요법을 통한 다양한 연구들이 결실을 맺는다면, 반응률을 높이는데 많은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환자 선별을 위한 바이오마커의 개발은 어느 단계에 와 있나.

BMS는 더 많은 환자에게, 더 빨리, 더 효과적인 치료제를 제공하기 위한 방법을 찾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이를 위해서는, 우선 치료 효과가 나타날 만한 환자들을 선별해야하고, 효과가 없는 환자에서는 다른 접근법을 도입해야 한다.

현재 BMS는 유전자 발현(gene expression)이나 실제 종양 상태, 종양침투림프구(Tumor-infiltrating Lymphocyte, TIL) 등을 토대로 어떤 환자를 대상으로 치료할지, 치료가 불가한 환자라면 어느 부분에 개선이 필요할지 여러 가지 가능성을 두고 연구 중이다.

다만, 이 과정에서 면역관문억제제가 출시된 지 얼마되지 않은 '젊은 약물'이라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된다. '옵디보'는 2014년 일본에서 첫 승인을 받아 이제 5년 정도 사용됐다. 장기적으로는 머지않아 바이오마커 개발과 관련된 좋은 결과가 있겠지만, 아직 많은 연구가 필요하다.

-면역관문억제제가 나온 지 5년이 채 안됐지만, '과다 진행(hyper-progression)' 사례가 많이 보고되고 관련 연구도 많다. 치료효과의 예측도 중요하지만 어떤 환자에서 쓰지 말아야 할지 선별하는 작업도 중요하다. 이에 대한 견해는.

'과다 진행(hyper-progression)'은 등장한 지 오래된 개념이 아니라 이에 대한 '범주화(categorization)'가 필요하다. 어떤 상황이 일어나고 있는지 정의하고 명확한 이해가 선행돼야 하는데, 일반적으로는 '예상보다 질병의 진행이 빨리 일어나고 있는 것'을 과다 진행으로 이해한다. 개인적으로는 면역치료제로 치료를 받고 난 후, 인체의 면역시스템이 강화돼서 치료효과를 보이는 데까지 걸리는 시간차로 인해 과다 진행이 발생하는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과다 진행의 명확한 이해를 위해 BMS를 포함한 여러 기관에서 관련 임상이 진행 중이다. 암종에 관계없이 병용요법을 잘 디자인한다면 과다 진행을 어느 정도 조절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면역체계에서 실제 치료효과를 볼 때까지는 몇 주간의 시간차가 발생하기 때문에 이를 잘 컨트롤하기 위해 항암화학요법을 몇 차례 시도하는 가설을 세워놓고 폐암 관련 임상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구체적으로는, 두 사이클의 화학항암요법 진행 후 '여보이+옵디보' 병용요법을 진행하는 'CheckMate-9LA' 연구를 진행 중에 있으며, 내년쯤 결과가 나올 것으로 예상한다.

다시 말해, '과다 진행'은 개념에 대한 정확한 이해가 선행돼야 하고, 어떤 특징이 있는지, 어떤 병용요법을 통해 이를 조절할 수 있을지 효과적인 면역요법을 위한 추가적인 연구가 필요하다.

-BMS가 인수합병한 세엘진은 'CAR-T 세포 치료제' 파이프라인을 갖고 있다. 이 제제에 대한 전망은.

CAR-T 세포 치료제는 림프종, 다발성골수종, 백혈병 같은 혈액암에 굉장히 좋은 예후를 보여주고 있다. 면역관문억제제가 등장한 지 5년밖에 되지 않았다면, CAR-T 세포 치료제는 이보다 짧은 2년 정도에 불과하다. 이런 짧은 사용기간에도 백혈병을 앓고 있는 소아암 환자에게는 예후가 뛰어난 치료법이다. 다만, CAR-T 세포 치료제는 복잡한 제조공정으로 인해 접근성에 큰 한계가 있다. 향후 몇 년 내 CAR-T 세포 치료제가 갖고 있는 이런 한계점을 개선하고, 환자들의 치료 접근성도 향상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실제, CAR-T 세포 치료제가 직면하고 있는 딜레마는 면역관문억제제가 겪었던 상황과 비슷하다. 굉장히 복잡한 치료법을 계속 관찰하고, 개선하고, 단순화해서 더 많은 환자들에게 치료제로 제공되는 과정을 CAR-T 세포 치료제도 겪을 것이다. CAR-T 세포 치료제의 전망은 긍정적이다. 제약업계 전반에 걸쳐 많은 노력이 이루어지고 있다. 어려운 치료법을 쉽게 풀어 많은 환자에게 치료제를 제공하는 것이 업계의 역할이고, 이미 성공적인 선례가 많다.

-BMS의 세엘진 인수합병 절차가 마무리되면, BMS는 고형암, 피부암을 넘어 급성장하고 있는 혈액암까지 모든 암종을 아우르게 될 것 같다. 향후 가장 성장이 기대되는 분야를 꼽으면.

BMS 항암 개발부문 책임자 푸아드 나무니 박사

세엘진은 다발성골수종이나 여러 혈액암에, BMS는 고형암 영역에 각각 강점이 있다. 두 회사의 전문가 집단이 하나로 통합 된다는 점, 즉 본사 연구소의 연구자들뿐 아니라 전세계에 포진해 있는 전문가들이 하나로 힘을 합칠 수 있다는 점에서 보다 강력한 시너지 창출이 기대된다. 또 중개의학연구 측면에서도 기대가 큰데, 고형암 연구는 혈액암 분야에서, 혈액암 연구는 고형암 분야에서 서로 배울 점이 많을 것이라 생각한다.

합병 후에는 세엘진이 보유한 베스트셀러 항암제 '레블리미드(성분명 레날리도마이드)'를 포함해 종양, 면역 및 염증질환에 포트폴리오를 확대하며 'No.1 Oncology Leading franchise'로서의 탄생을 기대하고 있다. 또한, 현재 보유하고 있는 다양한 암종을 포함한 여러 후보물질들을 통해 항암 분야 파이프라인 확대에 힘쓸 것이다.

-최근 한국의 많은 제약사나 바이오벤처들이 신약개발에 뛰어들고 있다. 혁신 신약 개발 경험을 가진 총괄자로써 이들에게 제언을 한다면.

먼저 '과학을 따르라(follow the science)'고 말하고 싶다. 또 생물학에 대해 지속적으로 연구하고 학계, 다국적 기업 등 다양한 전문가 집단과 협력을 추천한다. 좋은 아이디어와 과학적 발견이 우리의 궁극적인 목표인 '환자 치료'를 위해 활용될 수 있도록 가교 역할을 해야 한다.

옵디보와 여보이처럼 정말 좋은 제품이 적시에 출시된다면, 환자들의 삶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치료제의 연구개발은 늘 많은 어려움이 있고 좋은 때와 힘들 때가 혼재한다. 그렇더라도 긍정적인 마인드로 치료제 개발을 기다리는 환자들을 위해 절대 포기하지 않길 바란다. 늘 환자를 생각하고 그들을 위해 불가능을 가능으로 만드는 것, 그게 우리의 할 일이다.

김윤미 기자 kym@docdocdoc.co.kr

<저작권자 © 청년의사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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