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 "개선의지 없고 노조 활동 방해하려고만 해"…사측 "어떤 경우도 개인 정보 사용 안 해"

갈더마코리아 임원이 노동조합 운영진을 뒷조사하는 등 회사가 노조활동을 방해하고 있다는 불만이 내부에서 터져나왔다.

한국민주제약노조 갈더마코리아지부는 지난 3월 노동조합 결성 후 사측이 노조 운영진의 학생운동 이력, 여자친구 유무 등을 조사했다고 18일 주장했다.

갈더마코리아지부 관계자는 "3월 노조 결성 후 4월 회사 임원이 노조 지부장의 대학교 후배에게 연락해 지부장이 어떤 사람인지, 학생운동을 한 적 있는지, 대학교 때 여자친구는 있었는지 등을 하나하나 물어보고, 사내 여직원들에게 '나쁜 오빠들과 어울리지 마'라는 등 노조를 이상한 집단으로 몰고 가면서 활동을 방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노조에 따르면 이러한 사실을 해당 임원도 인정했다.

지난 3월 출범한 갈더마코리아 노동조합은 신임 대표 취임 후 대대적인 조기퇴직프로그램(ERP) 시행으로 인력공백이 장기화되는 등의 사태를 개선하고자 결성됐다. 몇 차례 노사협의회를 거쳤지만 사측이 불성실한 대응을 보이고 합의한 내용을 이행하지 않았다며 지난 7월 고용노동부에 경영진을 고발하기도 했다.

근무환경 개선에 대한 내부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사측은 이를 받아들이기는커녕 노조 규모가 커지는 것을 막는 데에만 급급하다는 지적이다.

갈더마코리아지부 관계자는 "고발 이후 표면적으로 노사협의회를 열긴 하지만, 개선사항에 대한 회사의 입장은 요지부동이다. 노사간 갭을 줄이려는 노력이 전혀 없다"며 "사측은 노사 협의보단 노조 운영진을 뒷조사하고 '나쁜 오빠들'이라 칭하면서 신규 직원들의 노조 가입을 막으려고만 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현재 갈더마코리아 임직원 79명 중 45명이 노조에 가입한 상태다.

이러한 현실에서 네슬레그룹의 갈더마 매각으로 지난해와 같은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는 불안감이 확산되고 있다.

이미 네슬레는 지난해 갈더마 매각 결정을 내린 후 재정난을 겪는 갈더마코리아의 대대적인 인력감축을 진행했다.

본사 지정으로 지난해 8월 새로 부임한 갈더마코리아 르네 위퍼리치(Rene Wipperich) 대표는 취임 직후 두 차례에 걸쳐 ERP를 실시했다. 그 과정에서 회사가 연배가 있는 일부 직원을 지명해 퇴사를 종용하기도 했다고 노조는 주장했다. 갈더마 매각 절차를 서두르는 상황에서 향후 같은 행태가 반복되지 않으리란 보장이 없다는 것.

노조 관계자는 "직원들이 바라는 건 회사가 매각되더라도 최소한의 고용은 보전해주고, ERP를 원하지 않던 사람이 어느날 갑자기 대상자로 지목당하는 일이 재발되지 않도록 ERP 대상자를 정할 때 노조와 협의를 거쳐달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갈더마코리아 측은 "회사가 신규 입사자를 포함, 임직원의 노조 가입을 방해하는 언행을 결코 하지 않았다"며 "어떠한 경우에도 정당한 이유없이 임직원의 개인 정보를 취득하거나 사용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이어 "갈더마코리아는 임직원들의 노조 가입 권리를 존중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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