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아과·소아혈액종양학회, ‘안아키’ 한의사 A씨 주장에 정면 반박
"혈액암 원인이 스트레스? 근거 없는 잘못된 주장…현혹되지 말아야"

극단적 자연주의 육아와 무허가 한방 소화제 등을 제조·판매해 사회적 논란을 일으킨 ‘안아키(약 안 쓰고 아이 키우기)’ 카페 운영자였던 한의사 A씨의 유튜브(Youtube) 활동 소식이 알려지자 의료계가 주의를 당부하고 나섰다.

앞서 한의사 A씨는 지난달 22일 유튜브에 ‘A의 한방진료실’ 채널을 개설하고 개인방송을 시작했다. A씨는 개인방송을 통해 혈액암은 스트레스, 과로 등이 원인이 돼 발생하며 질병의 원인치료를 통해 완치가 가능하다는 점을 주장한 바 있다.

안아키 한의사 A씨의 유튜브 채널 'A의 한방진료실'의 한 장면. (자료화면: 유튜브 캡처)

이에 대한소아청소년과학회와 대한소아혈액종양학회는 15일 공동 보도문을 통해 “한의사 A씨의 주장은 옳지 않다”며 “이는 혈액암 대한 잘못되고 근거 없는 주장”이라며 소아백혈병 및 혈액암 환자와 보호자에 당부했다.

이들은 “백혈병은 조혈모세포 이상으로 골수에서 정상 혈액을 만들지 못하게 되는 대표적인 혈액암”이라며 “소아백혈병의 95% 이상에서 유전자 돌연변이에 의한 발병기전이 확인됐고 백혈병 세포가 생성되지 못하게 하는 약물이 1년에 5~10개씩 개발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A씨의 주장은 학문의 발전을 알지 못한 무지의 소치에서 비롯된 것”이라며 “생후 12개월도 안 된 어린아이도 영아백혈병에 걸릴 수 있는데, 그렇다면 출생 시 백혈병을 갖고 태어난 아이들도 스트레스나 과로 등이 있어 백혈병에 걸렸다고 주장하겠냐”고 비난했다.

따라서 소아청소년과학회와 소아혈액종양학회는 소아백혈병 및 혈액암 환자들에게 잘못된 정보에 현혹되지 말아달라고 거듭 당부했다.

현재 백혈병의 효과적인 치료 방법은 항암화학요법으로 치료가 잘 되지 않는 난치성 백혈병이거나 재발될 경우 조혈모세포이식술을 시행한다. 방사선 치료가 필요한 특수한 경우는 1~2%이다.

또 최근 유전자 이상을 타깃으로 하는 약제 및 항체면역치료 등이 개발되고 있으며 약물유전체 분석에 기인한 맞춤치료 도입 등 장기 생존에 따른 부작용을 최소화하는 치료들이 시행되고 있다.

이에 소아에서 가장 흔한 급성림프모구백혈병은 5년간 무병생존율이 90% 이상인 것으로 보고되고 있어 전문의에 의한 적절한 치료가 중요하다는 게 이들의 설명이다.

이들은 “근거 없는 A씨의 말은 아픈 아이들을 간병하면서 고통스러워하는 부모와 환자들에게 혈액암에 대한 그릇된 판단을 하게 해 적절한 치료를 방해하고 있다”며 “결국 고귀한 생명을 잃게 되는 결과를 초래하게 된다. A씨는 이 결과를 어떻게 책임 질 거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들은 “A씨의 주장처럼 혈액암이 발생한 상태에서 스트레스, 과로 등을 치료한다 하더라도 혈액암은 치료될 수 없다”며 “소아암 및 혈액암의 생존에 가장 중요한 요소가 적절한 치료를 받았는지 여부”라고 강조했다.

이어 “(A씨의 주장 때문에) 혹시 지금 하고 있는 치료를 중단하거나 지연했다면 백혈병 재발과 악화가 유발될 것”이라며 “이는 생명을 잃게 되는 결과를 초래하게 될 것이다. 혈액암 환자 및 부모들은 A씨의 말에 현혹되지 말고 적절한 치료에 임해 주시길 당부드린다”고 했다.

한편, 지난달 22일 개인방송을 시작한 한의사 A씨는 ‘한방치료의 이해’, ‘비타민 고용량 요법의 효과와 부작용’, ‘소아성장통, 산후조리 후유증’, ‘고혈압’, ‘직장인 스트레스 우울증 담즙분비 부족’, ‘소아 아토피 식습관 고치기’ 등을 주제로 한 콘텐츠를 꾸준히 업로드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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