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대 영상의학과 구진모 교수, 폐암검진사업에 대한 과용 우려 일축

"폐암 고위험군은 흡연 상태에 따라 폐암검진 양상이 다르다. '과거 흡연자'들과 다르게 당장의 폐암검진사업 대상인 '현재 흡연자'들은 폐암검진 받는 것을 꺼려하는 경향이 있다. 오히려 폐암검진을 권장해야 하는 상황인 것이다. 이후 과거 흡연자까지 대상이 확대돼 참여자가 늘어난다 하더라도 과용에 대한 우려보단 판독의 질을 더 높이는데 주력해야 한다."

서울대병원 영상의학과 구진모 교수는 지난 15일 대한암학회가 개최한 AACR-KCA 조인트 워크샵에서 폐암검진사업 시행에 따라 제기된 '저선량 흉부 CT(이하 LDCT)' 과용 우려에 대해 일축했다.

구진모 교수는 국내 폐암검진사업(Korean Lung Cancer Screening Project, K-LUCAS) 프로토콜 개발에 참여한 연구진이다.

이날 구진모 교수는 지난 2017~2018년 진행된 폐암검진 시범사업으로부터 도출된 결과와 이를 반영해 올해부터 시행한 폐암검진사업 검진기관 및 인력 기준을 설명했다.

서울대학교병원 영상의학과 구진모 교수

구진모 교수는 "최종 데이터는 아니지만 폐암검진 시범사업에 참여한 1만3,692명 중 최종 폐암 진단을 받은 사람은 79명으로, 이번 시범사업에서의 폐암 진단율은 0.58%였다"며 "특히 우리나라의 폐암 조기진단율은 약 20%에 불과한데, 이번 시범사업에서는 환자의 68.4%가 병기가 1~2기인 조기에 진단돼 조기진단율이 3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강조했다.

국가암검진사업에 가장 궁극적인 목표는 해당 질환에 의한 사망률을 낮추는 것인데, 폐암 사망률을 낮추는 요인 중 가장 중요한 진단 시기를 앞당기는데 폐암검진이 유효하다는 것을 입증했다는 것.

또 "폐암검진 시범사업에는 미국에서 개발된 Lung-RADS 시스템이 도입됐는데 범주 1~2는 음성, 범주 3~4는 양성으로 분류된다"며 "하지만 우리는 시범사업 중 경험을 바탕으로 위양성을 줄이기 위한 '2b'라는 범주를 새롭게 만들어 이번에 시행하는 폐암검진사업에도 적용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 결과 실제 시범사업의 위양성률은 14.8%로 미국의 26.6%에 비해 크게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올해부터 시행된 폐암검진사업은 만 54~74세 남녀 중 30갑년 이상 흡연력을 가진 '현재 흡연자'를 대상으로 한다. '과거 흡연자' 역시 고위험군에 포함되긴 하지만 당장의 검진사업 대상은 아니다.

올 하반기 시작된 검진사업은 2019~2020년 각각 9만3,000명, 이후 2021년 '과거 흡연자'로 대상이 확대되며 매년 24만4,000명으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1인당 검진 비용은 약 11만원으로, 90%는 건강보험에서 지급하며 10%는 환자 본인 부담이다. 단, 소득 수준 하위 50% 가구나 의료급여수급자 등은 본인 부담 없이 검진 받을 수 있다.

암 검진기관 지정기준을 살펴보면,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 시행하는 금연치료 지원사업에 참여하는 일반 검진기관 중 종합병원이 우선 대상이다. 인력기준은 영상의학과 전문의 1명, 의사 1명, 방사선사 1명이다.

폐암검진에 참여하려는 의사(영상의학과 전문의, 의사)는 보건복지부 장관이 정하는 교육과정을 이수해야 한다. 교육이수는 종합병원 근무 경험이 있어도 받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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