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지부, OECD ‘국가별 보건의료 질 수준’ 분석…다제병용처방, OECD 중 가장 높아

우리나라의 보건의료 질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들과 비교했을 때 급성기 진료와 외래 진료 질은 지속적으로 향상되고 있지만 성분이 다른 약을 장기간 동시복용하는 비율 등 외래 약제처방은 여전히 관리가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보건복지부는 OECD에서 발표한 2017년 기준 보건의료 성과에 대한 우리나라 및 각 국가의 수준·현황 등을 분석해 발표했다.

OECD는 ‘보건의료의 질과 성과(Health Care Quality and Outcome)’ 과제를 통해 회원국으로부터 핵심 지표를 수집·분석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진료비 청구 자료를 주 자료원으로 관련 통계를 산출해 OECD에 제출하고 있다.

주요 분석 내용을 살펴보면 우리나라는 ▲급성기 진료와 외래 진료의 질은 지속적으로 향상되고 있으며 ▲특히 대장암과 위암 진료 수준은 OECD 국가 중 최고 수준이었다.

또한 ▲외래 약제처방 질 수준도 점차 향상됐으나 성분이 다른 5개 이상의 약을 90일 이상 동시에 복용하는 다제병용 처방 등은 관리가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차의료 관리 안되고 암진료는 최고 수준

우선 급성기 진료 영역의 질을 반영하는 대표적인 지표인 ‘급성심근경색증’과 ‘뇌졸중 30일 치명률’을 살펴봤을 때, 2017년 허혈성 뇌졸중으로 입원한 45세 이상 환자의 30일 치명률은 3.2%로 OECD 회원국 평균인 7.7%에 비해 우수한 수준이었다.

급성심근경색증 30일 치명률은 2008년 이후 감소했으나 2016년을 기점으로 증가하는 추세이며, 2017년에는 9.6%로 OECD 회원국 평균인 6.9%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일차의료 영역에서 관리를 잘하면 입원이 예방되는 만성질환 중 ‘천식’ 및 ‘당뇨병’으로 인한 입원율은 각각 인구 10만명당 81.0명, 245.2명으로 OECD 평균인 41.9명, 129명 보다 높았다.

다만 만성질환 입원율은 2008년 이후에 전반적으로 감소했고 만성폐색성폐질환 입원율은 OECD 평균에 근접하는 추세다.

반면 5년 순생존율로 본 우리나라의 암 진료 수준은 대장암 71.8%, 직장암 71.1%, 위암 68.9%로 OECD 회원국 중에서 가장 우수한 수준이다.

폐암 환자의 5년 순생존율은 25.1%로 OECD 회원국 평균 17.2% 보다 높고, 급성 림프모구 백혈병은 84.4%로 OECD 평균 83.7% 보다 다소 높은 수준이다.

다제병용처방률, OECD 평균보다 20%P 높아

외래 약제 처방 수준은 ▲다제병용 처방 ▲오피오이드 처방 ▲항정신병약 처방 ▲항생제 처방량 ▲당뇨병 환자 처방 ▲벤조다이아제핀계 약물 처방으로 측정되는데, 5개 이상의 약을 만성적으로 복용하는 75세 이상 환자 비율로 정의되는 다제병용 처방률은 2017년 기준 우리나라는 68.1%로 통계를 제출한 7개국 평균인 48.3% 중 가장 높았다.

마약성 진통제인 오피오이드 총 처방량은 0.9DDD/약제처방 인구 1,000명/일로, 터키 다음으로 처방량이 적었다. 우리나라는 엄격한 마약 규제와 관리, 마약이라는 용어에서 오는 거부감 등으로 처방량이 낮게 나타나고 있다.

DDD는 Defined Daily Dose의 약자로 의약품의 주된 성분이 효력을 발휘하기 위해 하루 동안 복용해야 하는 평균 용량을 의미하며 ‘0.9DDD/약제처방 인구 1,000명/일’은 하루에 약제처방 경험이 있는 환자 1,000명당 0.9DDD를 처방받음을 의미한다.

65세 이상 환자의 항정신병약 처방률은 약제처방 인구 1,000명 당 36.2명으로 통계를 제출한 16개국 중에서 처방률이 낮은 국가에 포함된다.

2017년 우리나라의 외래 항생제량은 26.5DDD/1,000명/일로 2011년 이후 증가 추세였으나 2017년에 다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광범위 항생제에 해당하는 세팔로스포린과 퀴놀론 항생제 처방량은 전체 항생제 처방량의 34.5%를 차지해 OECD 평균인 18.8% 보다 높은 수준이나 2012년 이후로 감소 추세를 보이고 있다.

당뇨병 환자의 약제 처방 적정성은 일차선택 항고혈압제와 지질저하제 처방률로 측정된다.

고혈압이 동반된 당뇨병 환자의 당뇨병성 신증의 위험과 다량 알부민뇨증의 진행을 늦추기 위한 일차선택 항고혈압제 처방률은 78.0%로 OECD 회원국 평균 82.9%보다 낮지만 증가하는 추세이다.

당뇨병 환자의 심혈관계 질환 예방을 위해 진료지침은 지질저하제 처방을 권고하고 있는데 한국은 당뇨병 환자의 약제처방 수준이 2011년 44.1%에서 2017년 67.4%로 23.3%p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면진정제인 벤조디아제핀계 약물은 65세 이상 환자가 장기간 복용하면 인지장애, 낙상 등 부작용 발생 위험이 높아져 주의가 필요한 약물이다.

벤조디아제핀을 장기간 처방받은 환자는 65세 이상 약제처방 인구 1,000명당 10.1명으로 OECD 회원국 평균 33.9명보다 낮았다.

벤조디아제핀계 중에서 장기작용 약물을 처방받은 환자는 65세 이상 약제 처방 인구 1,000명당 146.3명으로 OECD 회원국의 평균 52.0명보다 많으나 2011년 241.5명에 비해 상당히 감소했다.

의사 진료시간 충분했다 비율 80%

2018년 의료서비스경험조사를 토대로 외래 진료 환자의 진료 경험을 측정한 결과를 살펴보면 ▲의사의 진료시간이 충분했다고 응답한 비율은 80.8% ▲의사가 이해하기 쉽게 설명하고 진료․치료 결정 과정에 참여한 경험이 있다고 응답한 비율은 각각 82.9%, 82.4%로 조사됐다.

마지막으로 정신보건과 관련해 조현병 환자 초과사망비는 4.42, 양극성 정동장애 환자는 4.21로 OECD 회원국의 평균 각각 4.0, 2.9보다 높았다.

초과사망비는 일반인구집단인 15~74세의 사망률 대비 정신질환자 사망률의 비를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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