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과‧가정의학과‧정형외과‧재활의학과 ‘법인화 불참’ 입장…“현 대개협과의 결별” 선언도

개원의단체 법인화를 두고 대한개원의협의회 내부에서 파열음이 들리고 있다.

대개협 김동석 회장을 비롯 다수의 전문과의사회들이 법인화에 찬성하고 있지만 이에 반대하는 목소리도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19일 의료계에 따르면 현재 대개협은 개원의단체 법인화를 위한 창립총회를 마치고 관련 서류를 보건복지부에 제출하기 위해 준비 중이다.

현재 추진되고 있는 법인화는 기존의 대개협을 법인화하는 게 아니라 ‘대한의사회 연합회’라는 별개의 단체를 만들고 이를 법인화하는 방향이다.

대개협 김동석 회장은 지난 10일 홍은동 그랜드힐튼호텔에서 열린 ‘제24차 추계연수교육 학술세미나’ 기자간담회에서 “각 개인(의원)이 들어오는 법인화가 된다면 의협의 힘이 빠질 수 있다. 우리가 추구하는 법인화는 각과 의사회, 개원의를 대표하는 단체 등이 들어오는 방향”이라며 “대한병원협회는 병원이 회원이지 병원 의사가 회원이 아니다. 병협에 준하는 법인화를 이루고 대한의사협회는 그 상위 단체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 회장은 이어 “지난번에 창립총회 같은 행사를 했고 법인화를 위한 형식을 갖췄다. 현재는 서류를 준비하고 있다”면서 “‘대한의사회 연합회’라는 이름으로 법인화를 추진하고 있는데 제 진정성이 왜곡될 수 있기 때문에 거기 회장은 안하겠다고 이미 선언을 했다”고 전했다.

김 회장은 또 본지와 통화에서 “대개협 법인화는 이전 회장들이 지속적으로 추진해 온 일”이라며 “현재 17개 의사회가 (법인화에)찬성했다. 앞으로의 추진 과정에 있어서도 단계단계 내부 의견을 충분히 수렴할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내과를 비롯 가정의학과, 정형외과, 재활의학과 개원의사회들은 이러한 법인화 추진에 반대 목소리를 높이고 있는 상황이다.

대한개원내과의사회 관계자는 “우리는 이미 ‘법인화를 같이하지 않겠다’는 의견을 표명했다”면서 “대개협엔 참여하지만 각과의사회 주체의 새로운 법인화 단체에는 참여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대한재활의학과의사회 관계자도 “우리 의사회는 개원의단체 법인화가 의료계의 통합 및 결집에 부정적인 면이 있다고 판단, (개원의단체 법인화에)참여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라며 “현 대개협에 잔류할 것”이라고 전했다.

대한정형외과의사회는 ‘현재의 대개협과 결별’이라는 표현을 사용할 만큼 강경한 입장이다.

정형외과의사회는 또 지난 13일 열린 이사회에서 대개협에 파견한 이사를 철수하기로 결정했다.

정형외과의사회 관계자는 “현재의 대개협은 같이 할 수 없는 조직이라고 판단했다. 대개협과의 결별이라는 표현이 맞는 것 같다”면서 “각과 의사회는 자동적으로 (대개협에)가입되기 때문에 탈퇴 개념이 아닌 것 같다. 대개협 회무에서 정형외과의사회는 의견을 같이 하지 않는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법인화를 해서 얻는 이득이 얼마나 크길래 그러는지 묻고 싶다”면서 “단체를 따로 만들어 법인화를 추진하는 건 기존에 이야기하던 대개협 법인화와도 분명 다르다”라고 피력했다.

대한가정의학과의사회도 지난 18일 열린 상임이사회에서 법인화 불참 등을 결정했다.

가정의학과의사회 관계자는 “대개협 자체를 법인화한다면 고민해야할 부분이지만 현재는 대개협 법인화가 아니라 17개 과를 연합하는 모임”이라며 “현직 대개협 회장이 대개협과 비슷한 아류단체를 만드는 것 자체를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한편 의협은 앞으로의 상황을 조금 더 관망하겠다는 입장이다.

의협 박종혁 대변인은 본지와 통화에서 “(법인화에 대해) 일부 반대 목소리가 있다는 걸 알고 있다”면서 “추후 상황을 면밀히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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