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3세대 표적항암제 '로라티닙', 작년 허가···한국은 여전히 '미지수'

일본의 경우 ALK 양성 비소세포폐암 환자 치료에 3세대 표적항암제인 '로라티닙'까지 허가되며, 한국보다 치료접근성이 크게 앞서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한국에서 '로라티닙' 도입은 현재까지도 미지수인 상황이다.

최근 일본 큐슈 국립암센터의 다카시 세토(Takashi Seto) 박사는 본지와의 인터뷰를 통해 한국 대비 앞선 일본 암환자들의 치료접근성을 시사했다.

ALK 양성 비소세포폐암 치료에서 한국은 2세대 표적항암제 '알레센자(성분명 알렉티닙)'가 작년 4월에야 1차 치료에 허가되고 그해 말 급여가 적용된 바 있다. 하지만 세토 박사에 따르면 일본에서는 우리나라보다 8년 앞선 2012년부터 알레센자가 처방돼왔다.

세토 박사는 대한결핵및호흡기학회 국제 컨퍼런스(KATRD International Conference 2019)에서 일본 내 대규모 리얼월드 연구(Real-World Study) 결과를 소개하며, "해당 연구는 타국 대비 일본에서 알레센자가 1차 치료에 빨리 허가된 데 따라 가능했다"라고 소개했다.

ALK 양성 비소세포폐암 1차 치료에 1세대 표적항암제인 '잴코리(성분명 크리조티닙)'를 사용한 환자군과 2세대 표적항암제인 '알레센자'를 사용한 환자군을 비교해 '잴코리-알레센자' 순차치료가 '치료 실패까지의 기간(Time to Treatment Failure, TTF)' 혜택을 입증한 데이터로, 일본 내 61개 기관에서 2012년 5월부터 2016년 12월까지 '잴코리' 혹은 '알레센자'로 초치료한 환자들의 데이터를 분석했다.

일본 큐슈 국립암센터 다카시 세토(Takashi Seto) 박사

세토 박사는 "일본은 ALK 양성 비소세포폐암 치료에 '잴코리', '알레센자', '자이카디아(성분명 세레티닙)' 이렇게 세가지 제제를 권고하고 있으며, 순차치료에 대한 허가 및 급여 제한은 없다"고 말하며 "근거가 되는 데이터만 있다면 전문가의 판단에 따라 치료 순서를 다양하게 세팅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데이터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일본 가이드라인에서는 4기로 진행된 ALK 양성 비소세포폐암 환자에서 '알레센자' 1차 치료에 실패한 환자에서 2차로 '로라티닙'을 사용하는 것도 권고하고 있다"며 "실제로 일본의 임상 현장 데이터를 보면 '알레센자' 사용 이후 치료 실패한 환자에서 '로라티닙'을 많이 처방하고 있다"고 말했다.

'로라티닙'은 1세대 표적항암제인 '잴코리'를 탄생시킨 화이자가 후속 치료제로 개발한 3세대 표적항암제다. 세토 박사에 따르면, '로라티닙'은 이미 작년부터 승인돼 사용된 지 1년 정도 됐다.

세토 박사는 "로라티닙은 약제 자체가 돌연변이에 대해 광범위한 항암 작용을 함으로써 별도의 내성 기전에 대한 분석이나 평가 없이도 많은 환자에서 반응을 보인다"며 "로라티닙은 잴코리를 탄생시킨 동일한 과학자가 개발했는데, 이 개발자는 '잴코리의 구조를 조정하고 변경함으로써 효과는 높이고 독성을 줄여 완성했다'고 말한 바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로라티닙'은 한국에서는 허가 신청조차 되지 않은 상태다. '로라티닙'은 미국이나 유럽, 일본 등에서 2상 임상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조건부 허가를 받았다. 때문에 화이자는 추후 '로라티닙'의 시판 후 데이터와 현재 1차 치료에서 '잴코리'와 비교 평가 중인 CROWN 연구 결과를 추가적으로 규제당국에 제출해야 한다.

때문에 '로라티닙'의 글로벌 임상이 마무리되는 시점에서야 한국에서 허가 신청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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