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일 원장 “SNS서 심사거절 사유 공개, 황당…Medicine 외 다른 학술지에서도 심사 중"
“한방 폄훼 세력과 의견 공유 의심”…복지부 "연구지원과 논문게재 여부 관계 없어"

동국대일산한방병원 김동일 원장이 연구책임자로 진행한 ‘한약(온경탕과 배락착상방) 투여 및 침구치료의 난임치료 효과규명을 위한 임상연구’ 논문이 'Medicine' 심사과정에서 '터무니없고(ludicrous) 비과학적이며(This is not science) 임상연구가 아니기 때문(This is not clinical research)'이라는 이유로 탈락한 것으로 전해져 논란이 일고 있다.

특히 해당 논문의 리뷰를 담당했던 잭 윌킨슨 영국 맨체스터대 보건과학센터 연구원이 지난 4일 이를 자신의 트위터에 게재하면서 논란이 일파만파 확산되고 있다.

하지만 이같은 논란에 연구 당사자인 김동일 원장과 보건복지부는 '심사윤리 위반'에 해당한다며 불쾌해 했다.

동국대 일산한방병원 김동일 원장.

김동일 원장은 10일 본지와의 통화에서 “연구 시작 전 어떻게 연구를 하겠다는 내용을 담아 Medicine에 투고해 2017년 게재된 바 있다. 이런 상황에서 연구결과를 투고했더니 연구방법이 잘못됐다며 탈락시킨 것은 이해가 가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김 원장은 “윌킨슨 연구원이 대체보완의학에 부정적인 사람으로 알고 있다. 그런 이유로 논문 리뷰를 거절한 심사자가 그런 내용을 자신의 SNS에 올린 것이 더 황당할 뿐이다. 논문을 다 보지도 않았을 거라고 생각한다”며 “논문 게재가 원래 통과도 하고 탈락도 하는데 이런 식으로 공개하는 것은 심사윤리에 어긋나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김 원장은 특히 “투고한 논문이 탈락했다고 해서 이는 연구부실을 의미하진 않는다"면서 "해당 연구는 단순히 (한방난임치료) 결과를 관찰하는 연구로 대조의무도 없었다. 대조군 없는 연구가 비과학은 아니다. (이런 상황이 벌어진 배경에) 국내에서 한의계와 대척점에 있는 분야 사람들과 의견공유가 있었던 것은 아닌지 의심이 든다”고 주장했다.

김 원장은 또 “(Medicine 심사 탈락 후) 다른 학술지에 투고한 상태로 심사결과를 기다리고 있다"면서 "이 학술지에서도 탈락한다면 다른 학회지에 또 투고할 것”이라고 밝혔다.

'SCI급 학술지에 연구결과를 담은 논문을 게재하지 못하면 과제완료를 할 수 없는 것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서는 “2017년 이미 SCI급 저널에 논문을 한편 실었다. (연구완료와 관련한 종합평가는) 제가 고민할 일이 아니다. 연구관리기관에서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를 발주한 복지부 역시 심사윤리 위반을 언급하며 해당 논문의 타 학술지 게재 상황을 지켜보겠다고 밝혔다. 특히 이번 논문 탈락 사태는 정부 연구 지원과는 무관하다며 연구비 회수 등으로 이어지지 않을 것임을 분명히 했다.

한의약선도기술개발을 총괄하고 있는 복지부 한의약산업과 관계자는 본지와 통화에서 “논문을 내면 탈락도 하고 통과도 하는데 탈락 사유가 이처럼 SNS 등을 통해 공개되는 사례가 있는지 모르겠다"면서 "심사윤리 위반이 아닌지 모르겠다. 개인적으로 정상적인 과정은 아니라고 본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모 언론 보도를 보니 (내용을 공개한 연구자와) 국내 인사들이 의견을 주고받은 정황도 보이는데, 개인적으로 이는 아니라고 생각한다"면서 "이게 사실이라면 정말 심각한 심사윤리 위반”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이 관계자는 “SCI 논문 탈락과 연구지원은 관계가 없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지만 현재 복지부에서 뭐라고 결론을 낼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라며 “차라리 해당 연구 수준이 아직 임상연구 초창기 수준이니 연구결과를 정책적 근거로 활용하면 안된다면 이해하겠는데, 지금은 이제 1단계 연구를 했는데 5단계 연구를 안했기 때문에 부실하다는 식이다. 이런 식으로 하면 안된다”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한편 영국의 의료 통계학자인 영국 맨체스터대 보건과학센터 잭 윌킨슨 연구원은 지난 4일 자신의 트위터에 “김동일 연구팀이 한 저널에 투고한 논문 ‘한약(온경탕과 배란착상방) 투여 및 침구치료의 난임치료 효과규명을 위한 임상연구’는 터무니없고(ludicrous) 비과학적이며(This is not science) 임상연구가 아니기 때문에(This is not clinical research) 심사를 거절했다”는 내용을 올렸다.

그의 트윗이 공개된 후 국내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한방난임치료 효과를 입증한 김 원장의 연구에 대한 의구심이 더욱 커지고 있다.

저작권자 © 청년의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