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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의약품 유통업계와 ‘직영도매’의 30년 전쟁

기사승인 2020.01.14  13: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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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리베이트 의혹 등 논란에도 직영도매 설립 여전…문제 해결 약사법 개정안은 2년 넘게 계류중

지난달 건국대병원 내 지하에서 6,000만원 월세를 주며 동거하고 있는 의약품 도매업체에 대한 기사가 JTBC를 통해 보도된 바 있다. 건국대병원에 의약품을 독점 공급하고 있는 케이팜이란 도매업체가 인근 부동산 시세의 20~30배에 달하는 월세를 내고 있는데, 이렇게 비싼 월세를 내는 이유가 ‘약품의 독점적 납품’을 전제로 한 리베이트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 것이다.

하지만 소위 ‘병원직영도매업체’(이하 직영도매)들에 대한 문제는 이것만이 아니다. 의약품 유통업계는 이로 인해 수십년째 골머리를 앓고 있다.

직영도매 논란은 지금으로부터 30여 년 전인 1990년 초 모 의료원이 특정 도매업체를 통해 의약품을 납품토록 하면서 촉발됐다.

특정한 의료기관의 개설자만을 위한 독점적 영업행위는 국내 의약품 유통 질서를 어지럽히고, 불공정거래 등을 유발할 수 있다는 이유 등으로 법에 의해 금지됐다.

1991년 12월 약사법에 의료기관의 개설자에게는 의약품도매상을 허가하지 않는다는 규정이 신설된 후 이듬해에는 기존 의료기관 개설자의 도매상이 영업을 하지 못하도록 하는 규정이 추가됐다.

그러나 규정의 틈새를 악용해 병원 임직원 등의 명의로 직영도매업체가 생겨나는 일이 발생했고, 이에 2001년에 의료기관 개설자에 더해 의료기관 법인의 임직원, 약국개설자도 의약품도매상의 허가를 받을 수 없게끔 규제 범위가 확대됐다.

그럼에도 앞서 언급한 건국대병원과 특정 도매업체 같은 의혹은 끊이지 않고 있다.

의약품 유통업계는 Y의료원(A도매업체), K의료원(P도매업체), B의료원(W도매업체) 등이 사실상 직영도매를 운영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여기에 최근 E의료원과 C의료원, D의료원, H의료원 등도 직영도매를 설립했거나 준비 중인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이들은 현행법의 허점을 파고들어 직영도매를 ‘사실상’ 운영하고 있다는 것이 의약품 유통업계의 지적이다.

현행 약사법 제47조 4항에선 ‘의약품 도매상은 특수한 관계에 있는 의료기관이나 약국에 직접 또는 다른 의약품 도매상을 통해 의약품을 판매해선 안된다’고 명시하고 있다.

구체적인 금지 대상은 ▲의약품 도매상이 개인인 경우 그의 2촌 이내의 친족 ▲의약품 도매상이 법인인 경우 해당 법인의 임원 및 그의 2촌 이내의 친족 ▲의약품 도매상이 법인인 경우 해당 법인을 사실상 지배하고 있는 자(해당 법인의 총출연금액‧총발행주식‧총출자지분의 100분의 50을 초과해 출연 또는 소유하는 자 및 해당 법인의 임원 구성이나 사업운영 등에 대해 지배적인 영향력을 행사하는 자) ▲법인인 경우 해당 법인의 임원 및 해당 법인을 사실상 지배하고 있는 자 ▲의약품 도매상을 사실상 지배하고 있는 법인 등이다.

하지만 의약품 유통업계는 이 중 ‘출자 지분의 100분의 50 초과 출연’이란 부분이 문제라고 지적한다. 의료기관이 직영도매의 49%의 지분을 소유함으로써 우월적 지위를 갖으며 입법 취지를 무색케하고 있다는 것이다.

한국의약품유통협회 관계자는 “의료기관이 개설한 학교법인이 의약품 도매상을 사실상 경영할 경우, 부속병원이라는 확고한 의약품 수요처를 확보하고 있다는 우월적 지위를 남용해 다른 의약품 도매업체와의 경쟁을 부당하게 제한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직영도매는 제약사와 높은 마진율로 단가계약을 하고, 도매업체에게 단가계약대로 납품하게 해 단순한 배송역할만 수해하게 한다”며 “직영도매는 정상적인 도매유통기능을 상실케 해 공정한 유통거래 질서를 저해한다”고 강조했다.

유통업계 "직영도매, 시장 질서 저해하고 리베이트 창구 역할"

의약품 유통업계는 특수관계인 지분율이 높거나 의료기관이 실질적으로 지배하는 형태의 직영도매가 대부분 회사의 규모가 크지 않고 불투명한 재무구조로 운영되고, 영업 이익 대비 순이익이 작다는 특징을 갖고 있다고 보고 있다.

순이익이 작은 이유는 대형 의료기관 납품권을 매개로 제약사에 높은 마진의 계약을 요구하고, 의료기관에는 상한가로 납품해 그 이익금을 배당금으로 다시 의료기관에 지급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특히 마진 일부가 리베이트 형태로 의료기관에 제공될 가능성이 높다고 의심하고 있다.

의약품 유통업계는 이러한 직영도매 행태가 직영도매 문제로 인해 건강보험 재정 손실로 이어질 수 있다고도 우려한다.

높은 마진의 고가 의약품을 사용함으로써 저가 의약품을 사용토록 해 급격하게 증가하는 약제비를 줄이려는 정부의 노력을 저해한다는 것이다.

지난해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공개한 '2018 급여의약품 청구현황'에 따르면, 2018년 급여 청구된 약제비는 총 17조8,669억원으로 건강보험 총 진료비의 24.6%를 차지했다. 5년 간 건강보험 약제비는 2014년 13조4,491억원, 2015년 14조986억원, 2016년 15조4,287억원, 2017년 16조2,098억원, 2018년 17조8,669억원으로 늘어났다. 단, 총 진료비 대비 비중은 꾸준히 감소해 2014년 26.5%에서 2018년 24.6%로 5년새 1.9%p 감소했다.

이러한 직영도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편으로 특정 도매업체의 지분을 소유한 의료기관에 의약품 판매를 금지하는 약사법이 발의됐지만, 2년 넘게 국회에 계류된 상태다.

2017년 전혜숙 의원(더불어민주당)은 약사법 제47조제4항제1호다목의 ‘총출연금액‧총발행주식‧총출자지분의’를 ‘총출연금액이’로, ‘출연 또는’을 ‘출연한 자, 해당 법인의 주식이나 지분을’으로 변경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개정안을 발의한 바 있다.

의약품유통협회 관계자는 “(약사법) 개정안이 계류된 상태에 있어 답답하다”면서도 “직영도매문제는 건전한 의약품 유통질서를 위해 반드시 해결해야 하는 만큼 새해에도 법안 통과를 위해 애쓰는 한편, 협회 자체적으로도 문제 해결을 위해 다각도로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기택 기자 pkt77@docdocdoc.co.kr

<저작권자 © 청년의사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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