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 측 "회사의 조직개편으로 직원들 고용불안 시달려…법적 대응 검토 중"

화이자 본사 차원에서 결정된 법인분리로 한국화이자제약 직원들이 고용불안에 시달리며, 노조 역시 이에 대한 법적 대응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화이자제약 노조는 17일 본지와 통화에서 "최근 화이자가 진행한 컨슈머헬스사업부 합병 및 업존(Upjohn) 분리 등 조직개편으로 한국 직원들의 고용불안이 심화되고 있다"고 전했다.

글로벌 화이자는 작년 1월 기존 혁신사업부와 주력사업부로 이뤄졌던 기업구조를 바이오팜 사업부, 업존, 컨슈머헬스케어 사업부로 개편한 바 있다.

이후 7월에는 업존과 마일란(Mylan)이 합병하며 세계 최대 규모의 제네릭 전문기업이 탄생됐다. 화이자와 마일란은 해당 기업의 이름을 '비아트리스(Viatris)'로 짓고 독립적인 법인임을 선언했다.

이밖에도 화이자는 8월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과 컨슈머헬스케어 사업부를 합병해 최대 규모의 일반의약품(Over-The-Counter) 사업부를 설립한다고 공표했다.

본사 차원의 발표가 이어지자 한국화이자제약 역시 작년 5월부터 업존 분리를 위한 작업을 시작했으며, 올 중반에는 법인분리 절차가 완료돼 완전한 비아트리스 독립 법인으로 분리될 예정이다.

통상적으로 기업의 법인 분리 합병 과정에는 정리해고 등이 발생할 확률이 높은 만큼 직원들은 고용불안을 호소하고 있다. 노조에 따르면 화이자는 업존 분리 후 단시간에 마일란과의 합병을 발표했고, 새로운 회사에서는 2023년까지 연간 10억 달러 규모의 비용절감 계획이 있다고 밝혔다. 비용절감은 곧 정리해고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게 노조의 주장이다.

또한 "새롭게 합병한 회사 지분을 화이자가 더 많이 보유하고 있다고 해도 이번에 본사에서 발표한 용어가 'Merger'인데 'Merger'라는 단어가 법적으로 '흡수합병'일 때 쓰이며, 새 회사 이름도 기존에 마일란이 갖고 있던 이름이었다는 점, 이사회의 구조가 마일란이 훨씬 많다는 점, 업존이 화이자와 완전 분리된다는 점에서 사실상 업존이 마일란에 매각된 것으로 판단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노조는 "이번 업존 분리가 해고를 위한 회사분할인 것으로 판단된다"면서 "노조원들의 고용안정을 보장할 수 있는 다양한 방편을 모색 중이며, 그 중 하나로 법적 대응을 검토 중에 있다"고 말했다.

노조는 "우리의 요구사항은 분명하다. 이번 조직개편으로 분리된 법인에서도 화이자에서와 동일한 고용 조건을 보장 받기를 원한다"라며 "만약 전혀 다른 기업으로 소속이 바뀌게 된다면 상식 수준에서의 보상이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회사 측은 노조의 주장에 대해 "당사의 법인분할은 적법한 절차를 거쳐 이루어졌으며, 그 과정에서 노사간 충분한 소통과 협의가 진행됐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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