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국종 녹취록 사건 후 국정감사 발언 다시 논란…복지부 “간호사 채용기준 준수 아주대병원이 유일”

아주대의료원 유희석 의료원장과 권역외상센터 이국종 교수(센터장) 간 욕설 대화 파장이 이 교수의 센터장 사퇴까지 확대된 가운데, 이 교수가 지난 10월 경기도 국정감사에서 제기한 ‘아주대병원의 권역외상센터 간호사 채용 지원금 전용’ 문제가 다시 주목받고 있다.

당시 이 교수는 아주대병원이 권역외상센터 신규 간호사 채용을 위한 지원금을 기존 인력 월급을 대체하는 용도로 사용했다고 주장한 바 있다. 그런데 유희석 의료원장의 욕설 대화 파일이 공개되면서 병원이 정부의 외상센터 지원금을 다른 목적으로 사용했다는 이 교수의 주장에 힘이 실리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보건복지부는 간호사 채용의 경우 오히려 아주대병원이 다른 병원에 비할 수 없을 만큼 잘하고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복지부 응급의료과 관계자는 본지와 통화에서 “(이 교수 발언으로) 가장 억울한 상황인 아주대병원도 그와 관련한 해명자료를 내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며 “(권역외상센터를 지원하는) 복지부 입장에서 보면 아주대병원은 간호사 관련 지원금을 다른 용도로 사용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권역외상센터에 지급되는 간호사 관련 지원금은 모든 권역외상센터에 동일한 기준으로 적용돼야 하기 때문에 ‘간호사를 몇 명 채용하라’는 식으로 지원하지 않는다”며 “지급기준은 간호사 대 병상비율이 1:3이 되는 시점부터 1:1.5가 되는 시점까지”라고 덧붙였다.

이 관계자는 “이런 기준을 적용하면 아주대병원의 경우 (권역외상센터) 간호사 수가 65명이 되는 시점부터 128명이 되는 시점까지 지원을 받을 수 있다”며 “현재 아주대병원 권역외상센터 간호사 수는 128명으로 지원받을 수 있는 기준에서 최대로 채용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 관계자는 “다른 권역외상센터는 아주대병원 권역외상센터보다 병상 수가 적어서 대부분 30여명에서 60여명까지 지원을 받는다”라며 “아주대병원은 복지부 지원을 받을 수 있는 최저 간호사 수인 65명보다 더 많은 91명의 간호사를 채용하고 있다가 2018년 37명을 더해 128명까지 간호사를 모두 채용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이 교수가 병원 측에 더 채용해달라고 요구한 간호사들은 중환자실 간호사가 아닌 일반병동 간호사와 닥터헬기에 탑승할 간호사 등이었고, 병원 측은 정기 채용 때 요청하라는 입장을 전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이후 아주대병원이 제출한 사업계획서를 보면 2019년 간호사 한명 채용, 2020년 3명 채용 등으로 명시했고 실제 2019년 간호사를 한명 채용했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이 관계자는 “이런 점들을 보면 적어도 간호사 채용과 관련해서는 아주대병원이 성실히 권역외상센터를 운영하고 있다고 봐야 한다”며 “다른 권역외상센터는 복지부 기준을 모두 채운 곳이 없다”고 덧붙였다.

특히 복지부가 권역외상센터 간호사 채용 비용을 지원하긴 하지만 병원 측에서 부담해야 하는 비용도 있다는 점을 언급하며 아주대병원이 간호사 128명을 유지하는 것에 의미를 부여하기도 했다.

이 관계자는 “(권역외상센터에서 간호사 한명을 채용하면) 복지부에서 4,000만원을 지원하는데, 신규 인력에 소요되는 퇴직금, 4대보험 등을 생각하면 병원에서도 한명당 2,000만원씩 비용이 들어간다”며 “병원에서는 이런 부분을 고려해 채용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 교수 주장은 원래 신규 간호사를 채용하면 모든 비용을 병원에서 내야 하는데 상당부분을 복지부에서 내주니, 거기서 세이브한 비용을 다시 신규 간호사 채용에 사용해야 한다는 논리인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병원에서는 복지부 지원으로 재원이 세이브되는 것이 아니라 (최대 기준으로 채용하면) 비용이 들어가야 하는 구조”라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이 관계자는 “(권역외상센터를 잘 운영해보려는) 이 교수 입장도 있겠지만 아주대병원이 권역외상센터 운영 중 간호사 채용과 관련해서 제대로 된 역할을 하지 못했다고 말할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 교수는 지난해 10월 18일 경기도청에서 열린 행정안전위원회 국정감사에 참고인으로 출석해 아주대병원 권역외상센터 운영 현황에 대한 질의에 응답하며 아주대병원의 국가지원비 전용 문제를 지적한 바 있다.

당시 이 교수는 2018년 복지부가 간호사 67명을 충원할 수 있는 재원을 아주대병원에 지원했지만 병원 측이 37명만 채용, 간호사 증원 목적에 사용하지 않고 기존 인력 월급을 대체하는데 상당부분을 사용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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