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외처방 상위 10개 제품 중 대웅 3위·한미 2품목 신규 진입

지난해 국내에서 원외처방이 가장 많이 된 의약품은 2018년에 이어 화이자의 '리피토'가 차지했다. 1위와 2위는 변함이 없었지만 3위에 국내사가 진입하는 등 국산 의약품 선전이 돋보였다. 10위권 이내에 랭크된 국산약이 2018년 1개에서 3개로 늘었다.

의약품 조사기관 유비스트에 따르면, 2019년 한해 동안 원외처방 상위 20개 품목의 처방 총액은 1조6,045억원으로 전년 대비 8.7% 증가했다.

화이자의 고지혈증 치료제 '리피토'는 지난해 1,762억원 처방액을 올리며 부동의 1위를 차지했다. 리피토는 전년보다 8.3% 처방액이 상승했다. 화이자는 2018년 '리리카', '노바스크' 세 품목을 순위에 올렸으나, 노바스크가 23위로 밀리면서 두 제품만 남게 됐다.

(자료: 유비스트 재구성)

2위는 길리어드사이언스의 B형간염 치료제 '비리어드'로 전년과 같았다. 그러나 실제 처방액은 30.5% 감소한 1,068억원을 기록해 '반쪽짜리 2위'에 그쳤다. 특허 만료로 인한 약가인하가 원인으로 꼽힌다. 다른 성분의 B형간염 치료제인 BMS의 '바라크루드'는 2018년과 비슷한 714억원 처방액을 기록했으나 다른 제품들이 선전하면서 순위가 6단계 떨어졌다.

대웅바이오의 '글리아타민'이 916억원으로 '트윈스타(베링거인겔하임)'를 제치고 3위를 차지했다. 특히 글리아타민, 글리아티린(종근당) 등 콜린알포세레이트 성분 뇌기능개선제는 지난해 유효성 논란이 뜨거웠지만 처방액은 오히려 증가했다. 글리아타민과 글리아티린은 전년 대비 각각 19.4%, 14.9% 상승하며 순위가 올랐다.

사노피아벤티스의 항혈전제 '플라빅스'는 전년보다 17.3% 상승하며 4위에 올랐다. 제네릭인 '플래리스(삼진제약)'와의 격차는 200억원 이상으로 벌어졌다. 플래리스는 플라빅스의 첫 번째 제네릭으로 한때 오리지널을 위협하기도 했지만 2018년과 처방액이 거의 같은 수준으로 유지되면서 처방 순위가 3단계 떨어졌다.

5위는 고혈압 시장에서 발사르탄+암로디핀 복합제 강자인 베링거인겔하임의 '트윈스타'로 847억원을 기록했다. 트윈스타는 글리아티민과 플라빅스에 밀려 5위로 떨어졌지만, 여전히 고혈압 치료제 제품 1위로 꼽힌다. 전년보다 처방액이 약 40억원 증가했다. 같은 성분인 노바티스의 '엑스포지'는 상반기 20%가 넘는 성장으로 기대가 높았으나, 하반기 성장세가 뚝 떨어지면서 최종적으로 9.4% 증가한 742억원으로 마무리했다.

6위는 2018년과 같이 아스트라제네카의 고지혈증 치료제 '크레스토'가 차지했다. 특히 크레스토는 2018년보다 13.4% 증가한 840억원을 기록했다. 더불어 JW중외제약의 고지혈증 치료제 '리바로(15위)'도 꾸준히 처방액이 상승하고 있다. 전년보다 14% 증가해 668억원을 보였다.

로수바스타틴+에제티미브 조합 복합제도 지난해 고혈압 시장에서 승승장구했다. 대표 품목인 한미약품의 '로수젯(7위)'과 MSD의 '아토젯(18위)'은 각각 36.6%, 76.5%로 지난해 처방액이 크게 증가하며 10계단, 16계단 상승했다. 로수젯은 2019년 처방 순위 10위권에 처음 진입했다. 아토젯도 2018년 30위 밖이었지만 단숨에 18위로 순위가 뛰어올랐다. 지난해 기준 처방액은 로수젯이 773억원으로 아토젯(630억원)보다 여전히 앞서 있지만, 격차는 약 200억원에서 100억원으로 줄어들었다.

한미약품의 또 다른 고혈압 복합제 '아모잘탄(로사르탄+암로디핀)'도 전년보다 9.8% 증가한 741억원 처방되며 위용을 과시했다. 순위는 2계단 오른 10위를 기록했다.

도네페질 성분의 치매치료제 '아리셉트(에자이)'는 12.9% 상승한 770억원을 기록하며 지난해 2계단 오른 8위를 차지했다. 다만 아리셉트는 처방량이 급증했다는 이유로 지난해 9월 약가가 인하됐다. 전립선 비대증 치료제 아스텔라스의 '하루날'은 전년보다 6.5% 상승한 737억원 처방되며 11위에 올랐다.

LG화학의 메트포르민 복합 당뇨 치료제 '제미메트'는 지난해 처방액이 전년보다 15.7% 증가한 635억원을 기록하며 20위권에 새롭게 진입했다. 같은 DPP-4 계열 단일제인 베링거인겔하임의 '트라젠타'를 추월했다. 트라젠타는 지난해 591억원으로 전년보다 다소 증가했지만 제미메트 등에 밀리면서 순위가 20위권 밖으로 밀려났다. 메트포르민 복합제 '트라젠타듀오' 역시 585억원으로 24위에 머물렀다.

여전히 DPP-4 당뇨 시장 1위는 711억원을 기록한 MSD의 메트포르민 복합제 '자누메트(14위)'가 차지하고 있지만, 제미메트와의 격차가 2018년 150억원대에서 70억원대로 크게 줄었다. 2018년 원외처방 순위 8위였던 자누메트는 14위로 떨어졌다.

한편, 과민성 방광 치료제 아스텔라스의 '베타미가'도 처방액 617억원으로 23.2% 증가하며 새로 20위에 올랐다. 다만 베타미가의 경우 국내사로부터 제네릭 개발 도전을 받고 있는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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