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노피 젠자임 면역사업부 브라이언 포드 대표, "정확한 환자의 고통 지표 개발 필요" 강조

아토피피부염 치료에 사용 가능한 유일한 생물학적제제 '듀피젠트(성분명 두필루맙)'가 우여곡절 끝에 올해부터 국내 중증 환자 치료에 급여 적용이 가능해졌다.

정부는 사회적 요구도가 큰 '듀피젠트'를 위험분담제 대상확대의 첫 번째 약제로 선정했으며, 사노피는 정부가 제안한 ▲초기치료 환급형 ▲환급형 ▲총액제한형 등의 요구를 받아들여 국내 출시 1년 4월 만에 급여권 진입에 성공했다.

본지는 듀피젠트의 국내 보험급여 적용을 기념해 한국을 찾은 사노피 젠자임 면역사업부 피부 및 호흡기 부문 브라이언 포드(Brian Foard) 글로벌 대표를 만나 글로벌 출시 이후 듀피젠트의 성과 및 향후 나아가야 햘 개발 방향 등에 대해 들어봤다.

한편, 사노피 젠자임 면역사업부는 면역질환에 초점을 둔 파이프라인을 연구 개발하고 있다. 듀피젠트, 인터루킨 33(IL-33) 타깃 단클론항체인 ‘REGN3500' 등이 대표적이다. 특히 듀피젠트는 현재 피부과 및 호흡기 질환에 대한 승인을 받았으며, 다른 2형 염증성 질환에 대해서도 적응증 획득을 위한 검토가 진행 중이다. IL-33 또한 다양한 질환을 적응증으로 개발하고 있다.

사노피 젠자임 면역사업부 피부 및 호흡기 부문 브라이언 포드(Brian Foard) 글로벌 대표

-이번 방한 이유는.
한국은 사노피가 주요하게 생각하는 시장 중 하나다. 시장의 중요성은 규모, 매출만으로 판단하지 않는다. 사노피는 한국에 진출해 지난 50년 이상을 한국 환자들을 위해 헌신해왔다. 그동안 이어온 헌신과 노력을 고려하면 한국은 사노피에 있어 매우 중요한 시장이다. 특히 올해는 듀피젠트의 급여가 결정돼 더욱 기쁜 마음으로 방문하게 됐다.

-듀피젠트는 어떤 약인가.
현재까지 듀피젠트가 성인 아토피피부염에 대한 승인을 받은 곳은 약 50여개국이다. 유럽, 미주 지역 그리고 캐나다에서는 청소년 아토피피부염 치료제로도 승인 받았다. 전세계적으로 12만5,000여명의 환자가 듀피젠트 치료를 받고 있다.

듀피젠트 출시 이후 전세계적으로 많은 의사들이 아토피피부염 치료의 접근법을 새롭게 바꾸고 있다. 과거에는 면역조절제, 경구 스테로이드제제, 국소 스테로이드제제 등에 의존해 치료해왔다. 하지만 다양한 증상들을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치료제는 부재한 상황이었다. 듀피젠트는 고통스러운 증상으로 치료에 어려움을 겪었던 아토피피부염 환자들에게 혁명적인 변화를 가져왔다고 생각한다.

환자들의 목소리를 들어보면 듀피젠트가 환자들의 삶에 얼마나 큰 변화를 가져왔는지 잘 알 수 있다. 임상연구에 참여했던 환자들은 본인이 실제 경험했던 치료 결과를 바탕으로, 보다 더 많은 아토피피부염 환자들을 위해 듀피젠트에 대한 접근성 확보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듀피젠트가 환자들의 삶에 가져온 긍정적인 변화는 환자들의 치료 후기가 대변해주고 있다.

-듀피젠트의 치료성과를 보여주는 객관적인 지표 변화는.
듀피젠트 출시 이전과 이후를 비교하긴 어렵다. 이전의 아토피피부염에 적응증을 가진 치료제들은 객관적 지표를 활용한 임상연구가 진행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대표적인 전신 면역조절제인 사이클로스포린은 유럽 외 많은 국가에서 아토피피부염 치료제로 승인된 바 없다. 메토트렉세이트 또한 마찬가지다. 근본적인 치료제가 부재한 상황에서 대안으로 사용되었던 치료제들은 습진중증도평가지수(EASI), 가려움증(NRS), 임상반응 종합평가(IGA) 등 객관적인 지표를 통해 평가받은 치료제들이 아니기 때문에 듀피젠트와 직접적인 비교는 어렵다.

다만 듀피젠트 단독요법의 치료 유효성과 안전성을 확인한 SOLO 연구에 따르면, 듀피젠트 투여 시 16주차에 환자의 절반 가량이 병변의 크기 및 중증도에서 75% 이상의 개선을 보였다.

CHRONOS 연구에서도 듀피젠트와 국소 코르티코스테로이드(TCS)를 함께 투여 받은 52주 시점에서 약 3명 중 2명의 환자가 병변의 크기 및 중증도에서 75% 이상 개선을 보였으며, 2명 중 1명의 환자가 가려움증에서도 임상적으로 의미 있는 개선을 보였다. 뿐만 아니라 듀피젠트와 TCS 병용 투여 16주 시점에서 IGA 0점 또는 1점에 도달한 환자가 듀피젠트군은 38.7%, 위약군은 12.4%로 의미있는 차이를 보였다.

마지막으로 사이클로스포린에 충분히 반응하지 않거나 의학적으로 권고되지 않는 환자를 대상으로 한 CAFE 연구에서도 듀피젠트 치료가 위약 대비 EASI75, NRS, 피부 삶의 질 지수(DLQI)에서 임상적으로 유의미한 개선을 나타냈음을 입증했다.

-듀피젠트는 현재까지도 아토피피부염 치료에 승인된 유일한 생물학적제제다. 아토피피부염 치료제 개발이 이토록 더딘 이유는 무엇인가.

브라이언 포드(Brian Foard) 대표

아토피피부염을 포함한 제2형 염증성 질환들은 상대적으로 덜 알려진 분야에 속한다. 건선, 건선성 관절염, 류마티스 관절염, 크론병 등 제1형 염증성 질환들은 이미 발병기전이 많이 밝혀져 이를 기반으로 더 많은 치료제들이 활발하게 개발되고 있다.

제2형 염증성 질환은 아직은 기전을 확인해가는 단계로, 개발 및 연구가 시작되고 있다. 다만, 과거 건선에 대한 연구가 막 시작되던 시점과, 현재 제2형 염증성 질환에 관한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는 두 시점을 비교했을 때, 제2형 염증성 질환 연구 속도가 과거 건선보다 훨씬 빠르고 앞서 있다. 아토피피부염이나 제2형 염증성 질환에 있어 IL-4와 IL-13이 상당히 중요하고 핵심적인 사이토카인이라는 점이 이미 잘 알려져 있기 때문이다.

아토피피부염의 경우 추가적인 약제에 대한 연구가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고 주력 사이토카인인 IL-13 등을 근간으로 삼는 접근법이 많이 연구되고 있다. 이외에도 소양증과 관련된 사이토카인인 IL-31에 대해서도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JAK 억제제의 경우 기존의 사이클로스포린과 같은 면역억제제들처럼 광범위하고 비선택적으로 작용한다. 아토피 피부염에서 중요하게 생각하는 제2형 사이토카인뿐만 아니라 제1형 사이토카인까지 광범위하게 억제하는 치료제이다.

이렇듯 아토피피부염 및 제2형 염증성 질환에 대한 연구가 상당히 활발히 진행되는 상황에 있기 때문에, 연구자들에게는 매우 흥미로운 시점이라고 할 수 있다.

-향후 사노피의 듀피젠트 추가 연구 계획은.
현재 듀피젠트는 12세 이상 환자에게만 사용 가능하다. 때문에 생후 6개월 이상 환자를 대상으로 임상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어린 나이에 아토피피부염이 발병한 환자들 중 일부는 평생을 질환으로 고통받을 수 있으며, 이로 인해 삶의 질에도 심각한 타격을 받을 수 있다. 때문에 어린 아토피피부염 환자도 듀피젠트를 사용할 수 있기를 바란다. 이를 위해 소아 환자에서의 듀피젠트 안전성 및 치료 효과를 입증할 수 있는 데이터를 확보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데이터가 확보되면 규제 기관과 협력해 최대한 더 많은 소아 환자들이 듀피젠트를 통해 효과적인 치료를 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다.

또한 듀피젠트는 아토피피부염부터 천식, 비용종을 동반한 만성부비동염까지 적응증을 확대 중인다. 연구개발의 방향을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는 환자들의 미충족 욕구(unmet needs), 그리고 과학적인 연구 데이터에 있다. 이미 검토하고 있는 적응증 이외에도 제2형 염증성 질환들이 연구를 통해 추가적으로 밝혀지고 있기 때문에 이러한 연구의 결과에 따라 개발 방향이 결정될 것이라고 본다.

-마지막으로 한국 아토피피부염 환자와 의료진에게 당부하고 싶은 점이 있다면.
아토피피부염은 평가 척도 개발이 충분히 이뤄지지 않은 질환 중 하나다. 중증 환자를 평가하는 척도가 존재하지만, 아직까지 환자들이 실제 겪고 있는 문제나 고통을 충분히 대변할 수 없는 상황이다. 때문에 질환의 중증도뿐만 아니라 질환으로 인한 환자의 고통 정도를 정확히 평가할 수 있는 척도에 대한 지속적인 연구가 필요하다.

또한 한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 국가의 보건당국에서 환자들의 목소리에 더욱 더 귀 기울여 주길 부탁하고 싶다. 치료의 판도를 바꿔 환자들의 삶에 지대한 변화를 가져올 수 있는 혁신적인 치료제에 보다 많은 환자들이 접근성을 확보할 수 있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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