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자와 직원에게 먼저 알려"…메르스 대응 경험 바탕 대처 '눈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우한 폐렴) 국내 세 번째 확진환자를 수용, 치료하고 있는 명지병원이 가장 먼저 택한 것은 환자와 보호자, 그리고 내부 직원들과의 선제적 소통이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진환자를 입원 격리병실에서 치료 중인 명지병원 의료진 모습.

국가지정 격리음압병상을 운영하고 있는 명지병원은 질병관리본부와 고양시 일산서구 보건소로부터 수용 요청을 받은 54세 A씨가 확진 판정을 받은 지난 26일 비상대응회의를 주재했다.

회의에서 이왕준 이사장은 “환자나 직원들이 확진환자 입원 사실을 언론을 통해 알게 해서는 안된다”며 “환자와 보호자, 그리고 직원을 대상으로 한 안내문을 작성하고 환자들에게는 병원장 이하 임직원들이 직접 병동을 돌며 배포하고, 연휴 중인 직원들에게는 문자 메시지를 발송하라”고 지시했다.

이러한 조치의 배경에는 지난 2015년 메르스 대응 당시 타지역 메르스 환자 수용 사실 공표시기를 놓쳐, 언론과 sns 등을 통해 뒤늦게 알게 된 환자와 보호자, 그리고 직원들에게 초반에 신뢰를 잃었던 뼈아픈 경험이 뒷받침됐다.

명지병원은 이날 10시 경 국가지정 격리음압병상 운영병원으로서 확진환자의 입원, 치료 사실과 일반 병원 내 시설과 완벽하게 차단된 격리병상에서의 별도로 지정된 전담 의료진에 의한 최선의 진료 사실을 담은 안내문을 발표했다.

이어 신종플루는 물론 메르스 사태 당시에도 가장 완벽한 대응을 했던 경험과 성과를 소개하며 환자와 보호자들이 동요하지 말고 병원과 의료진을 전적으로 신뢰해 줄 것을 당부했다.

또 명지병원 1,600여명의 직원들에게도 지금까지 준비하고 훈련한 대로 침착하게 대처하자고 독려하며 설 연휴를 보내고 있는 가족과 친지, 지인들에게도 이 사실을 잘 이해시켜 달라고 전했다.

명지병원의 이런 진심이 통했는지 중국폐렴 환자 입원 사실을 이유로 퇴원을 하겠다고 나선 환자는 발생하지 않았으며, 직원들도 상당수가 자발적으로 비상 출근, 병문안객 통제와 밀려드는 취재진과 방송팀들을 응대하는데 힘을 보태고 있다.

명지병원은 우리나라 국가지정 격리병상 운영 29개 병원 중 하나로, 2013년 지정돼 현재 총 14개의 음압격리병상을 확보하고 있다. 경기 북부권을 총괄하는 감염 거점병원이며 또한 권력응급의료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이미 지난 2015년 메르스 사태 당시, 경기도 평택 등에서 발생환 확진환자 5명을 이송 받아, 2차 감염 없이 전원 완치시킨 ‘메르스 명지대첩’이란 신조어를 창출하기도 했다.

명지병원은 메르스 국내 상륙 1년 전부터 이에 대비한 비상대응팀을 꾸리고 매뉴얼을 만드는 등 철저한 사전 준비와 실전을 방불케 하는 훈련을 통해 실전에서 완벽한 대응을 한 것으로 언론의 주목을 받았으며, 국정감사 때 우수사례로 소개되기도 했다.

대통령 표창 등 많은 포상을 비롯하여 국제병원연맹에서도 이 공로로 최우수병원상을 수상했다.

명지병원은 메르스 사태 이후 정부의 포상성 지원으로 5개의 음압격리 중환자실을 증축한 바 있다.

한편, 명지병원은 지난 21일 비상대응본부를 구성해서 선제적으로 선별진료소 가동을 시작했으며, 병원 출입자 통제, 음압격리병실 가동 등을 시작했다.

확진 환자를 진료하고 있는 호흡기내과 박상준 교수는 “입원 치료 중인 A씨는 현재 바이탈 사인이 대체적으로 정사에 가깝고 폐렴증상을 보이지 않고 있다”며 “그러나 아직 코로나바이러스 폐렴의 임상적 특성을 완전히 알 수 없기 때문에 계속 지켜보면서 대응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왕준 명지병원 이사장은 “메르스 사태를 겪으면서 경험하고 깨달은 것은 ‘내부와 외부의 소통이 성공적 대응의 출발점’”이라며 “우리는 메르스 사태 이후에 더욱 철저한 준비와 훈련을 해왔기 때문에 이번에도 잘 대응 할 수 있으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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