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협 박종혁 대변인 “DUR, 의약품이용정보 확인하는 시스템…의료기관 의무사항 아냐”

중국 우한시에서 발생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해 네 명의 국내 확진자가 발생한 가운데 ‘의료기관이 DUR(Drug Utilization Review, 의약품안전사용서비스)을 제대로 활용하지 않아 환자의 조기 진단 기회를 놓쳤다’는 풍문에 대해 의료계가 유감의 뜻을 표했다.

대한의사협회 박종혁 대변인은 28일 용산 임시회관에서 열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에 따른 브리핑’에서 이같이 말했다.

박 대변인은 “(해당 환자에 대한 DUR 확인은)당시 질병관리본부에서 내놓은 사례정의와 부합하지 않았다”면서 “또 현 상황에서 DUR을 이용한 해외여행력 확인이 필요하기에 협회에서도 회원들을 대상으로 이 시스템의 설치와 사용을 안내하고 있으나 DUR은 원래 의약품이용정보를 확인하는 시스템이고 의료기관의 의무사항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부당하게 모든 책임을 의료기관에게 돌리는 분위기가 되고 있다”면서 “이는 감염병 확산을 막는 최전선에 있는 의료인들의 사기를 땅으로 떨어뜨리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또 “많은 의료인들의 우려대로 폐쇄조치가 되는 의료기관까지 나오고 있다”면서 “어쩔 수 없는 이러한 손실에 대해서는 정부에서 분명하게 대책을 내놓아야 한다. 의료인들이 정부를 믿고 최선을 다할 수 있도록 해주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또 강남과 일산 등지를 다닌 세 번째 확진환자에 대해서도 비난 여론을 멈춰야 한다고 피력했다.

박 대변인은 “전문가가 아닌 환자의 입장에서는 질환을 정확하게 판단하기 어려운 게 사실”이라며 “이렇게 사회적으로 비난을 하는 분위기는 결국 의심증상이 있어 스스로 질본 1339에 연락해 상담을 받을 수 있는 분들이 연락을 꺼리게 만든다”고 우려했다.

박 대변인은 이어 “환자가 본인의 증상에 따라 1339로 먼저 연락해 조치를 받는 건 높은 수준의 시민의식 없이는 쉽지 않은 일”이라며 “우리는 이런 분들을 손가락질 할 게 아니라 그 용기를 치하하고 망설임 없이 전화할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해야 한다. 이것은 의료계 뿐만 아니라 국민 여러분과 언론 모두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박 대변인은 질본 1339 연결과 각 지역 보건소 연락망에 대해선 아쉬움을 표하기도 했다.

박 대변인은 “1339로 전화를 하더라도 연결이 원활하지 않거나 형식적으로 정해진 신고 대상이 아니니 그냥 의료기관에서 진료 받으면 된다는 식의 안내를 받는 경우가 일선 회원들을 통해 협회로 제보되고 있다”면서 “연휴가 끝나고 사례정의가 확대된 현재 전화 문의량이 급증했을 것으로 예상한다. 그렇다면 거기에 맞게 회선 증설과 담당자 증원 등의 조치를 통해 환자나 의료기관에서 전화를 했을 때 연결이 제대로 되지 않는 일이 있어선 안 된다”고 지적했다.

또 “콜센터 상담자가 전화를 건 분에게 지나치게 형식적으로 안내하거나 기계적으로 신고 대상이 아니라는 이유로 바로 일선 의료기관에서 진료를 받도록 안내를 하면 현장에서는 굉장한 혼란이 유발된다”면서 “직접 전화를 걸 정도의 우려를 가지고 있는 사람이라면 여러 사항을 확인해서 설령 신고대상이 아니더라도 가까운 선별진료가 가능한 의료기관을 안내해주는 게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지역 보건소의 연락망과 관련해선 “1339를 통해 연결이 되면 가장 좋겠지만 그렇지 못한 경우들이 발생하고 여전히 많은 의료기관들이 보건소와의 연락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서 “보건소에 전화를 걸어도 구청으로 연결이 돼 ARS 식으로 한참 연결을 시도해야 해 담당자와 바로 소통하기가 어렵다”고 설명했다.

박 대변인은 “각 보건소들은 지역 소재의 지역의사회에 보건소의 핫라인 연락처를 공유해 의료기관에서 필요시 즉시 상의할 수 있도록 해줄 것을 요청한다”면서 “또 각 시도청에서는 산하 시군의 보건소에서 이러한 협조가 이뤄질 수 있도록 신경써주기 바란다”고 피력했다.

이와 함께 질본에는 현재까지 확진된 환자의 증상 및 임상양상에 대한 정보를 의료계에 신속하게 공유해달라고 요청했다.

박 대변인은 “현재 신고자 기준에는 발열과 호흡기 증상만 포함돼 있는데 여러 경로를 통해 확인한 바로는 확진자에서 이런 증상 이외에도 근육통이나 오한 등 다른 증상들이 같이 보고되고 있다”면서 “이런 정보를 의료계와 공유하고 사례정의를 수정하는 데에 있어서 확진 환자의 임상양상들이 지속적으로 반영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자료제공:의협)

또 28일부로 시작된 사례정의 제4판에 대해선 “2주 이내에 중국 후베이성을 다녀온 유증상에 대해서는 이견이 없으나 2주 이내에 후베이성을 제외한 중국의 다른 지역을 다녀온 환자의 경우는 현재 흉부 방사선촬영을 통해 폐렴이 확진돼야 검사대상 유증상자로 분류된다”면서 “그러나 폐렴 진단은 한 번의 흉부촬영만으로 불가능한 경우도 있고 혈액검사나 객담검사와 같은 보조적인 다른 검사 결과들도 참고해야 하며 흉부촬영을 하더라도 폐렴 의심 소견은 경우에 따라 심부전 등 다른 질환과의 감별도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즉, 한 번의 검사만으로 확진이 어려울 수 있고 경우에 따라 일정기간을 두고 재방문, 추적이 필요할 수도 있는데 영상의학적 폐렴 진단으로 기준을 확정한 건 실제 현장에서 이를 적용하기 매우 힘들다는 것.

이에 “이러한 기준에 대해서 다음 판에서 어떻게 변경할 것인지, 진지하게 고민하고 의료계 의견도 감안해주길 바란다”고 요청했다.

한편 의협은 28일 의료기관들이 준수해야 할 ‘신고 대상자에 대한 대응 지침’을 발표했다.

[신고 대상자에 대한 대응 지침]
(다음 지침은 질병의 진행상황에 따라 변동될 수 있습니다.)

1. 의료기관 외부에서의 대응: 안내문 부착
환자 또는 의심환자가 처음부터 보건소 또는 감염거점병원에서 진료를 받을 수 있도록 의료기관의 입구에 대한의사협회의 안내자료를 출력, 부착합니다.(대한의사협회 홈페이지 공지사항 참조) 단 신고 대상지역 및 증세는 감염병의 경과에 따라 향후 변동 가능합니다). 의료기관의 규모가 크거나 가용한 인력이 있을 경우 가능하다면 외부에 인력을 배치하여 의료기관 밖에서 안내할 것을 권장합니다.

2. 의료기관 내부에서의 대응: 기관 내로 이미 진입한 환자에 대한 대응
1) 접수단계 : 접수 데스크를 비롯한 의료기관 내 근무인력은 모두 외과용 마스크를 착용합니다. 환자 접수 시에는 DUR-ITS(해외 여행력 정보제공 전용프로그램)를 이용하여 환자의 입국 정보를 확인합니다. 만약 중국 여행력이 있다면 질문을 통해 증상(발열, 호흡기증상 등) 여부를 함께 확인합니다. DUR-ITS에 대한 상세 정보는 지침의 마지막 부분을 참고 부탁드립니다.

2) 진료단계 : 접수된 환자의 진료 이전에 의사가 DUR-ITS를 통해 직접 환자의 여행력을 확인하고 중국 여행력이 확인되면 증상 여부를 확인하여 신고 대상자인지 확인합니다.

3) 대상자 확인 후 조치 : 접수 또는 진료 중 환자가 만약 후베이성(우한시 포함) 또는 중국으로부터 14일 이내에 입국한 경우에는 즉시 증상(발열, 호흡기 증상) 여부를 함께 확인하고 증상이 있다면 접수 데스크나 대기실 또는 진료실에 미리 준비했던 외과용 마스크를 환자에게 착용시키고 격리가 가능한 독립된 공간으로 안내합니다. (미리 공간을 확보해놓거나 정해 놓도록 합니다.) 또, 의사를 비롯한 다른 근무인력들에게 사실을 알리고 의료진은 감염 예방을 위해 KF94 또는 N95 이상의 마스크를 착용합니다. 최초 접촉 의료인 또는 해당 의료기관의 장은 1339 또는 관할 보건소에 연락하여 신고 대상자가 의료기관으로 내원하였음을 알립니다.

4) 대상자 진료 의료인 : 신고 대상자임을 확인한 이후에는 일체의 진찰행위를 중단하고보호장구를 착용함과 동시에 즉시 손 위생을 시행합니다. 비누와 물을 사용할 때는 일회용 종이 타월로 손을 말리는 것이 바람직하며, 없을 시 손 위생에만 사용되는 면 타월로 손을 말리고, 타월이 젖으면 교체합니다.

5) 의료인 외 노출자 : 대상자에 노출된 의료인 외 직원, 대기실의 환자는 수술용 마스크 등의 적절한 보호장구 착용 및 손 위생을 시행하고 인적사항(이름, 연락처)을 파악, 추후 보건소에서 연락이 갈 것임을 설명 후 귀가조치 합니다. 보건소 또는 감염거점병원으로 이동한 대상자가 확진될 경우 이들은 능동감시자로 등록되어 관리되며, 대상자 확진 여부에 대한 통보는 최대 하루 정도 소요될 것임을 알립니다. (일반적으로 12시간 내외 소요)

6) 역학조사와 신고 대상자의 이동 : 신고 후 보건소의 역학조사가 이루어진 후 의사환자 또는 조사대상 유증상자로 확정되면 환자의 지정기관으로의 이동은 1339 또는 관할 보건소에서 관장합니다. 개별적인 이동을 금합니다.

7) 대상자 이동 후 조치 : 대상자 이동 후 의료기관은 환경소독과 환기를 진행합니다. 환경소독은 노출 장소 및 대상자가 머문 독립된 공간에 대해 진행하며, 환경소독제로는 차아염소산나트륨, 4급 암모늄, 과산화 화합물, 알코올 등이 적절합니다(환자 동선을 따라 출입문 손잡이, 대기의자, 접수창구, 진료실 의자). 환경 소독이 끝나면 시간당 환기 횟수를 고려해 충분히 환기(시간당 6회 이상 환기 조건에서 최소 2시간 필요)한 후 일회용 타월과 걸레로 표면을 닦습니다. 사용된 보호장구는 모두 폐기하며, 의료기관은 환경소독과 환기가 종료된 후 진료의 재개가 가능합니다. 만약 대기중이던 환자 가운데 귀가를 하지 않고 기다렸다가 진료를 원하는 환자가 있는 경우에는 역학조사와 환자 인계 및 환기와 소독 조치에 최소 2-3시간이 소요되므로 그 이후로 안내하여 귀가 후 재내원하도록 하거나 빠른 진료를 원할 경우, 다른 의료기관을 이용하도록 안내해 주십시오.

8) 신고 대상에 부합하지 않는 환자 : 환자의 상태에 따라 적절한 감염주의 수칙을 준수하여 필요한 의료적 처치를 실시하며, 추후 폐렴(의심증상) 발생 시 1339로 직접 문의하여 조치를 받도록 안내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1339 신고나 보건소 역학조사 과정에서 신고대상 미부합, 또는 사례정의 미부합으로 판단하여 그대로 진료를 받도록 환자에게 안내하는 경우에도 회원님께서 보시기에 현재 의료기관 내에서 적절한 진료가 어렵거나 환자의 상태가 중증이 의심되는 경우, 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의 감별이 반드시 필요한 경우라고 판단되신다면 환자가 선별진료가 가능한 기관에서 진료 받을 수 있도록 설명, 안내하여 주시는 것을 권유합니다.

9) 3번째 신고 대상에 대하여 : 3번째 신고 대상은 14일 이내의 중국 방문력과 동시에 영상의학적으로 확인된 폐렴이 나타난 자입니다. 그러나 발열, 호흡기증상 등 폐렴이 의심되는 증상을 보이는 환자에서 영상의학적으로 폐렴을 확인하는 것은 흉부촬영 시설이 갖추어지지 않은 기관에서는 불가능하며, 흉부촬영이 가능하더라도 한 번에 진단되지 않거나 객담배양, 혈액검사 등 다른 검사의 결과를 종합해야 폐렴을 진단할 수 있는 경우가 있습니다. 또, 흉부촬영만으로는 결핵 등의 기타 폐질환, 심부전과 같은 타장기 질환 등의 감별이 어려울 때도 있습니다. 따라서, 충분한 여건을 갖추지 않은 의료기관은 최근의 중국 방문력과 동시에 폐렴을 의심할 수 있는 발열, 오한, 호흡기 증상 등을 보이는 환자를 가급적 선별진료가 가능한 보건소 또는 감염거점병원에서 진료를 받을 수 있도록 유도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즉 명확한 신고대상이 아니나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 강력히 의심되는 환자는 회원님의 판단에 따라 환자가 직접 선별진료가 가능한 기관으로 방문하여 진료를 받도록 안내하시는 것을 권유합니다.

★ DUR-ITS 구동 확인방법(https://biz.hira.or.kr)
요양기관업무포털/모니터링/DUR정보/DUR안내/DUR자료실/게시글 247번의 파일을 설치하고, 사용자 매뉴얼에 예시된 가상의 주민등록번호와 임의의 이름을 입력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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