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보건당국 “최초 전파자인 중국인 증상 있었다…연구진, 중국인 인터뷰 안해”

빠르게 확산되고 있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2019-nCoV)의 무증상 감염 논란이 원점으로 돌아갔다. 무증상 감염 근거가 됐던 독일 사례가 알려진 사실과 다르게 유증상 감염자로 확인된 것이다.

질병관리본부에 해당하는 독일 로베르트코흐연구소(Robert Koch Institute, RKI)와 바이에른 주 보건당국은 무증상 감염 사례로 보고된 신종 코로나 감염자를 조사한 결과, 이같은 사실이 확인됐다며 NEJM(New England journal of medicine)에도 관련 사실을 서신으로 전달했다.

또한 RKI와 바이에른 주 보건당국의 조사 결과는 국제학술지 사이언스(Science)에 기고 형태로 3일 게재됐다(Study claiming new coronavirus can be transmitted by people without symptoms was flawed).

RKI와 바이에른 주 보건당국이 증상이 없는 상태에서 신종 코로나를 전염시킨 것으로 알려진 중국인을 직접 인터뷰한 결과, 독일에서 근육통과 피로감을 느끼고 해열제를 복용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사이언스에 올라온 기고에 따르면 독일인에게 신종 코로나를 감염시킨 중국인은 독일 체류 기간에 증상이 있었다. 이 중국인이 독일에 머문 기간은 1월 20일, 21일이었고 중국에 귀국한 26일 신종 코로나 감염이 확진됐다.

독일 연구진은 이 중국인이 독일 체류 기간에는 증상이 없었다며 NEJM(New England journal of medicine)에 독일 내 무증상 감염자에 대한 리포트를 게재했다('Transmission of 2019-nCoV Infection from an Asymptomatic Contact in Germany').

하지만 이 리포트를 작성한 독일 연구진은 중국인을 직접 인터뷰하지 않은 결정적인 실수를 했다. 이들은 독일 확진 환자 4명에게 얻은 정보에 의존해 중국인이 독일에 체류하는 동안 증상이 없었다고 단정했다.

하지만 RKI와 바이에른 주 보건당국이 상하이에 있는 해당 중국인과 통화한 결과, 독일에 있는 동안 근육통과 피로감을 느꼈으며 해열제인 파라세타몰(paracetamol)을 복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NEJM 논문 저자 중 한 명인 베를린 샤리테 대학병원(Charité University Hospital) 크리스티안 드로스텐(Christian Drosten) 교수는 “그 여성을 접촉할 수 없었으며 무증상 감염 사례를 빨리 알리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하버드 공중보건대학원(Harvard T.H. Chan School of Public Health) 마크 립시치(Marc Lipsitch) 교수는 “환자에게 물어보지 않고 특정 사례를 무증상이라고 부르는 건 문제가 있다”며 “긴급한 상황에서 모든 사람들과 대화하기는 어렵다. 이번 사건은 부주의했다기보다 진실을 빨리 밝히려는 과욕 때문이라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스웨덴 보건당국도 독일 연구진의 NEJM 논문을 혹평했다.

스웨덴 보건당국은 홈페이지에 올린 신종 코로나 관련 질의응답에서 “NEJM 논문은 중대한 결함과 오류가 드러났다. 신종 코로나가 잠복기에 감염될 수 있다는 주장에 대한 근거로 제시된 이 정보는 출처를 확인한 결과 신빙성이 없는 것으로 밝혀졌다”고 했다.

대한병원협회 신종코로나 비상대응본부 이왕준 실무단장(명지병원 이사장)은 “이번 독일 환자는 중국 환자의 잠복기(Incubating period)에 감염된 것으로 바이러스가 전염력이 생기는 잠재기(Latent period) 이후 증상이 나타나기까지 차이가 있다”며 “신종 코로나도 결국 코로나바이러스이며 바이러스의 기본 룰을 따라가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단장은 “신종 코로나는 치사율이나 중증도가 상대적으로 낮고 지역사회 감염으로 확산될 가능성이 많은 바이러스 감염병”이라며 “지역사회 감염으로 이행하더라도 초기 선별진단이 중요하고 이후 능동적 자가격리 후 2주 안에 폐렴 후유증이 크지 않게 끝나면 신종 코로나는 아주 위협적 존재가 아니게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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