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번 코로나 환자 동선 두고 ‘교통사고 나이롱환자’ 논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감염이 확인된 31번 환자의 동선을 두고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31번 환자는 코로나19 확진 전에도 교통사고로 한방병원에 입원한 ‘환자’였지만 교회에 다녀오고 호텔 뷔페에서 점심식사를 하기도 했다. 때문에 병원 감염 우려에 ‘나이롱 환자’ 논란까지 일고 있다.

질병관리본부 중앙방역대책본부는 18일 확진된 31번 환자가 대구 수성구 새로난한방병원에 지난 7일 입원했으며 당시 오한 증상이 있었다고 밝혔다. 이후 8일에는 인후통이 있었으며 10일부터 발열 증상을 보였다. 의무기록상 발열 증상이 시작된 날은 10일부터다.

31번 환자는 14일 받은 영상 검사에서 폐렴 소견이 확인돼 항생제 치료를 받았고 16일 퇴원했다. 한방병원에서 영상 검사와 항생제 치료가 가능했던 이유는 새로난한방병원이 의·한 협진 기관이기 때문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새로난한방병원은 한의사인 침구과 전문의 1명과 내과 전문의 1명, 영상의학과 전문의 1명, 방사선종양학과 전문의 1명이 근무하고 있다. 100병상 규모인 새로난한방병원은 CT와 MRI, 유방촬영장치, 초음파영상 진단기 등을 보유하고 있다.

대구시가 공개한 31번 코로나 환자 동선

문제는 교통사고 이후 한방병원에 입원하고 퇴원할 때까지 31번 환자가 보인 동선이다.

대구시에 따르면 31번 환자는 6일 오후 10시 30분 교통사고를 당했다. 그리고 이튿날인 7일 오후 5시 새로난한방병원에서 외래진료를 받은 후 입원을 결정했다.

31번 환자는 입원 준비를 이유로 수성구 범어동에 있는 자택을 다녀온 후 이날 오후 9시 자차를 이용해 새로난한방병원에 입원했다. 그는 4인실에 입원했지만 다른 환자가 없어서 병실을 혼자 사용했다.

입원 당일 오한 증상을 보이고 이튿날인 8일 인후통이 있었지만 그는 뜻밖에도 9일 오전 외출했다. 교회 예배에 참석하기 위해서다.

31번 환자는 9일 오전 7시 30분부터 9시 30분까지 신천지예수교회다대오지성전 예배에 참석했다. 새로난한방병원에서 신천지예수교회다대오지성전까지는 10km 정도 떨어져 있으며 이동 수단은 알려지지 않았다.

31번 환자는 입원 기간 동안 또 한번 외출했다. 15일 오전 10시 30분 동구 동촌로 퀸벨호텔 뷔페에서 점심식사를 한 것이다. 이 시기는 의무기록상 발열이 시작된 이후다. 새로난한방병원에서 퀸벨호텔까지 거리는 7km 정도다.

31번 환자는 16일 오전 7시 30분부터 9시 30분까지 신천지예수교회다대오지성전 예배에 참석했으며 이날 퇴원했다. 퇴원한 후 예배에 참석했는지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다.

퇴원 다음 날인 17일 오후 3시 30분 지인차를 이용해 수성구 보건소를 방문했으며 오후 5시 대구의료원 이송이 결정돼 보건소 선별진료소에서 코로나19 검사를 위한 검체를 채취했다. 이날 대구보건환경연구원에서 진행된 코로나19 검사 결과, 양성으로 나왔으며 질병관리본부에는 18일 오전 5시 결과가 통보됐다.

현재 31번 환자는 국가지정입원치료병상이 있는 대구의료원에 격리입원 중이다.

자동차손해배상보장법에 따르면 의료기관은 교통사고로 입원한 환자의 외출 또는 외박에 관한 사항을 기록·관리해야 한다.

외출·외박기록표에는 환자 이름과 생년월일, 주소, 외출이나 외박 사유와 허락기간, 귀원 일시를 적어야 한다. 또 기록에는 외출이나 외박을 허락한 의료인과 귀원을 확인한 의료인이 서명해야 한다.

한편, 새로난한방병원은 18일 안내문을 통해 "본(31번) 환자는 해외 여행력이나 확진자와 접촉력이 전혀 없는 단순 교통사고 입원환자로 발열, 기침 등 호흡기 증상이 없었으며 입원 3일째 감기증상이 발현돼 독감 검사를 시행했으나 음성으로 판명됐다"고 했다.

새로난한방병원은 "입원 치료 중 증상이 지속돼 CT 등 검사를 통해 폐렴으로 확진돼 즉시 코로나19 검사를 시행하기 위해 관할보건소를 경유해 대구의료원으로 이송했다"며 "본원에서 타의료기관 경유없이 신속한 대처로 지역내 전파를 최소화 할수 있었다고 여긴다"고 말했다.

새로난한방병원 관계자는 한 언론을 통해 폐렴 소견이 있어 31번 환자에게 대구의료원으로 가서 코로나19 검사를 받아보라고 권유했지만 환자가 거부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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