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협 “선별진료소만으론 발열‧호흡기증상 환자 감당 어려워…의료공백 발생 우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지역사회 감염이 곳곳에서 확인되자 의료계가 이에 대한 대응방안으로 전담진료기관 운영을 제안했다.

대한의사협회는 19일 성명을 통해 “정부는 더 이상 지체 말고 전 의료기관을 이원화해 코로나19에 전력 대응하는 한편, 코로나19 이외의 다른 질환에 대해서도 환자가 안심하고 의료기관을 이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현재 일반진료나 보건사업 위주로 운영되고 있는 일부 보건소들은 이를 중단하고, 코로나19 선별진료에 모든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의협은 “협회가 1차 방역의 실패를 선언하고 지역사회 감염 현실화에 따른 대정부 권고안을 발표한지 채 하루도 되지 않아 오늘만 10명이 넘는 추가 확진자가 발생했다”며 “대구·경북 지역의 추가 확진자 13명 가운데 11명이 31번 환자와 접촉한 신천지예수교 신도로 알려져 우려했던 지역사회에서의 슈퍼전파자 출현이 현실화됐고, 서울 성동구에서 확진된 환자 역시 여행력과 확진자 접촉력이 없는 전형적인 지역사회 감염 사례”라고 설명했다.

이어 “의심환자를 추적, 관리해 환자의 추가 발생을 차단하는 게 어려워진 만큼, 피해를 최소화 즉, 중증으로의 진행이나 사망을 최소화하는 전략으로 전환해야 한다”며 “이를 위해선 지역사회에서 코로나19 감염증에 취약한 나이가 많은 환자, 당뇨병과 같은 기저질환을 가지고 있는 만성질환자, 폐 기능의 저하가 있거나 급성 호흡기 감염증에 취약한 천식·만성폐쇄성 질환 등 호흡기질환자의 보호가 급선무”라고 강조했다.

여건상 선별진료가 어려운 의원이나 중소병원은 이들 고위험 환자가 내원했다가 코로나19에 감염된 환자와 접촉하면 감염될 우려가 높다는 게 의협의 지적이다.

의협은 “코로나19 감염을 의심할 수 있는 발열 또는 기침, 가래 등의 증상이 있는 환자는 우선적으로 선별진료가 가능한 보건소나 선별진료소를 설치하고 있는 의료기관에서 진료해 고위험군과 코로나19 의심증상이 있는 환자가 서로 접촉하지 않도록 분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현재의 선별진료소만으로는 발열 또는 호흡기증상이 있는 많은 환자들을 다 감당하기 어려운 만큼, 보건소를 포함해 지방의료원과 같은 국공립의료기관을 한시적으로 ‘코로나19 의심증상 전담진료기관’으로 지정해 전체 의료기관을 코로나19 전담의료기관과 일반진료 의료기관으로 이원화할 것을 제안한다”면서 “중앙정부와 지자체는 확보하고 있는 의료진, 시설, 병상 등 모든 진료역량을 코로나19 대응을 위해 100% 활용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와 함께 의협은 위험지역, 특히 중국으로부터의 입국제한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중국에서 확진자와 사망자가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는 한, 국내의 대응만으로 사태 진정이 어렵다는 게 그 이유다.

의협은 “오늘 여러 명의 환자가 발생한 대구의 경우, 5개의 대형병원 중 경북대, 영남대, 계명대 3개 병원 응급실이 폐쇄됐다”면서 “서울에서도 오늘 한양대병원 응급실이 폐쇄된 상태고 부산에서는 해운대백병원 응급실이 폐쇄됐다. 불과 10여명의 추가 환자가 발생하는 사이에 국내 대표적 병원의 응급실들이 연달아 폐쇄된 것이다. 이는 심각한 의료 공백이 발생하고 있고 국민 건강에 대한 매우 큰 위협”이라고 우려했다.

이어 “정부는 더 이상 지체 말고 전 의료기관을 이원화해 코로나19에 전력 대응하는 한편, 코로나19 이외의 다른 질환에 대해서도 환자가 안심하고 의료기관을 이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재차 강조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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