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환자가 급증하는 가운데 개원의 단체가 전국 제약사 영업사원들의 병의원 방문을 자제해달라고 공식 요청했다.

대한개원의협의회는 지난 20일 밤 한국제약바이오협회와 한국글로벌의약산업협회에 '영업사원 방문 자제'에 대한 공문을 발송했다.

대개협은 공문에서 "코로나19의 전파 경로는 비말, 접촉을 통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어 본 협의회 소속 개원 의사들은 영업사원 방문에 우려를 표명하고 있는 실정"이라며 "회원사들에게 의료기관의 별도 방문 요청이 없는 경우 영업사원 방문을 자제토록 안내해달라"고 요청했다.

코로나19로 경희중앙병원, 인하대병원 등 상급종합병원이 자체적으로 제약사에 직원 원내 방문 금지 공문을 보낸 적은 있지만 개원의들이 단체 차원에서 방문 자제를 요청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대구·경북 지역을 중심으로 코로나19 환자가 급증하면서 지역사회 감염이 시작된 것이 원인으로 꼽힌다. 방문 제한 기한은 따로 정해두지 않아 사실상 무기한이다.

대개협 김동석 회장은 본지와의 통화에서 "코로나19 확산으로 제약사도 자체 지침 등으로 병원 방문이 줄었을 테지만 여전히 영업사원들의 원내방문으로 개원가 우려가 크다"며 "병원은 확진자가 잠깐 발만 들여도 폐쇄되는 터라 만약 영업 활동으로 여러 병원을 방문한 제약사 직원 중 코로나19 환자가 나온다면 관련 병원이 줄줄이 문을 닫아야 하는 실정이어서 협조를 요청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병원에는 영업사원뿐만 아니라 기기 관련 등으로 여러 제약사 직원들이 수없이 오간다. 수금 등 꼭 방문이 필요한 경우에는 방문 요청을 하되 브로셔 전달 등으로 병원을 방문하는 일은 자제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며 "기간을 따로 두지 않았고 추후 사태를 지켜보며 결정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 회장은 오늘 한국글로벌의약산업협회 관계자를 만나 이번 협조 요청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한국제약바이오협회는 내부 논의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