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오전 심근경색으로 유명 달리해…의료계‧정부 “깊은 애도”

외래 환자를 진료하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내과의사가 사망하는 일이 발생하자 의료계가 큰 충격에 휩싸였다. 국내에서 코로나19로 의료인이 사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대구시와 경북대병원에 따르면 3일 오전 9시 52분쯤 경북대병원에서 입원 치료를 받던 내과의사 허 모 원장이 사망했다.

경북대병원은 “평소 당뇨와 심장 관련 기저질환이 있던 환자가 코로나19로 인해 증세가 악화되면서 심근경색으로 사망했다”고 밝혔다.

경상북도 경산시에서 내과의원을 운영하던 허 모 원장은 지난달 19일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고 경북대병원에서 입원해 치료를 받아왔다. 그는 지난 2월 25일 외래 진료 중 코로나19 확진자와 접촉하며 감염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최근 에크모(체외막산소화장치)와 CRRT(체외 혈액 정화 요법)치료를 받았으며 지난 1일에는 심근경색으로 스텐트 삽입수술까지 받았지만 결국 숨졌다.

그의 사망 소식이 전해지자 의료계는 큰 충격에 빠졌다.

대한의사협회 박종혁 대변인은 본지와 통화에서 “코로나19 현장에서 국민 건강을 지키기 위해 최선을 다하던 회원이 돌아가셔서 너무 안타깝고 슬프다”면서 “13만 회원들을 대표해 작고하신 회원과 유족에 깊은 애도를 표한다”고 말했다.

박 대변인은 이어 “경북의사회와 협의해 유족이 원하는 부분을 최대한 지원할 방침”이라며 “앞으로도 13만 의사들은 코로나19 사태를 극복하고 국민 건강을 위해 최선을 다 하겠다”고 했다.

경상북도의사회 관계자도 “이런 일이 발생해 너무 안타깝다”면서 “가족들은 하늘이 무너져 내리는 심정일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중환자실이나 선별진료소도 그렇지만 의료기관 내 진료실도 항상 코로나19 감염 위험에 노출이 돼 있다”면서 “의사들이 말없이 환자들을 돌보고 있지만 일선에서 굉장히 고생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정부가 선제적으로 중국발 입국 금지 조치를 취하지 않은 점에 대해 아쉬움을 표했다.

그는 “한 가지 아쉬운 점은 처음부터 중국발 입국 제한을 했으면 국민들도 경제적으로 덜 힘들고 환자 발생도 줄었을 것”이라며 “이후에는 정부와 의료계가 잘 소통해 이번 사태를 해결하는 데 힘을 합쳤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회원들이 이번 일을 계기로 실의에 빠지지 말고 우리가 가지고 있는 의사로서의 본연의 자세를 되새겼으면 한다”면서 “국민들도 동요하지 마시고 환자 치료에 최선을 다하고 있는 의사들에게 위로와 격려를 보내주셨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정부도 허 모 원장의 사망을 애도했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3일 정례브리핑에서 “안타깝게도 의사 한 분이 사망하셨다”면서 “깊은 애도의 말씀을 드립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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